[척]기다리셨나요?... MB 검찰출두 1면보기

in #kr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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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1면에 또 장이 섰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가 검찰에 출두한 다음날이기 때문이다. 더 말 해 뭣하랴. 1면감이다. 주변에 MB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꼴 가까이서 보겠다고 법조기자 지원했다가 박근혜 대통령되고 직싸게 고생만 하고 나온 선배가 있다. 온라인뉴스부에 있는 그 선배, 현장취재 나갔다.

신문은 가나다순으로 10대 일간지 1면 편집만 다뤘다. 저작권 문제를 걱정하시는 분들의 조언에 따라 기사는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편집기자 경력 고작 3년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을 내 블로그에 쏟아내는 것일 뿐이니, 특히 요즘 부쩍 늘어난 관련업계 종사자 분들은 자기네 공장 조진다고 너무 노여워 하거나 다운보팅을 하진 마시길 바라는 바다.


경향신문_법 앞에 선 이명박 국민에 죄송 혐의는 부인_2018-03-15.jpg
경향 톱제목의 특징은 "법 앞에 선 이명박"이라고 실명 석자를 두꺼운 고딕 제목에 꽝꽝 박은 것이 첫번째고, 죄송하다 했는데 혐의는 부인했다는 다소 모순적인 상황을 찔렀다는 것. 조금 길지만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은 MB라고 줄이거나 아예 톱제목에 이름을 안 올린 경우가 많았다. MB가 검찰에 불려간 건 담날 아침 독자들이라면 다 알고 있다. 굳이 스트레이트를 톱제목에 안 올려도 된다는 판단에서 이름을 생략했을 수 있다. 하지만 경향은 이름을 꽝꽝 박아 넣었다. 준엄하다. 그러면서 국민에 죄송/혐의는 부인 이라고 운율 딱딱 맞춰서 뒤에 달았다. MB가 집에 와서 신문 보면 조낸 약오를 것 같다.


국민일보_“죄송…”퇴임 1844일 만에 檢 앞에 선 MB_2018-03-15.jpg
참 애정하는 사람이 많은 매체인데 개인적으로 퇴임 몇일 만에 검찰에 왔다는 게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 경험 상 옛날 기자분들이 날짜 꼽는 걸 좋아한다. 근데 그거 정말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다. 퇴임 1844일 만이면 1845일 째다. ~만인지 ~째인지, 그에 따라서 숫자 어떻게 달라지는지... 네이버 없을 때 기자들 고생 깨나 했을 것 같다.
이런 제목이 왜 싫으냐면 1844일?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 아무런 가치판단 없이 날짜만 꼽아 놓으면 길다는 건지 짧다는 건지... 퇴임 직후 와야 되는데 독자의 판단에 맡긴 건가보다. 1844일이나 걸렸다는 취지로 해석하겠다.
사진 선택은 일반인 입장에서 조금 독특하게 느껴질 수 있다. 다른 곳은 다 퍼런 넥타이 하고 미리 준비한 입장문 들고 서 있는 앞모습을 넣었다. 사실 이런 구도 사진은 처음 실렸을 때 정말 신선했는데 여러번 써먹긴 했다. MB는 등짝만 보여주고 앞에 몰려 있는 기자와 플래시에 주목한 구도. 다른 신문들은 이 사진을 안쪽면에 넣었다. 위에 '부끄러운 역사, 부끄러운 뒷모습, 더 이상 되풀이 말아야'라고 썼다. 이제야 편집자가 메인 제목을 저렇게 달면서 느꼈던 감정을 알겠다. 나랑 비슷한 것 같다. 'MB 너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정치공세로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게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국민은 당신처럼 부끄러운 대통령이 마지막이길 바란다'는 얘기... 로 읽겠다. 독자의 판단에 맡겼으니까. 그래도 여전히 달력 제목은 싫다.


동아일보_“참담,죄송”10여개 혐의는 모두 부인_2018-03-15.jpg
법조보도의 강자 동아일보는 혐의 개수와 마감 전까지 취재한 결과를 톱제목에 반영했다. 팩트에 충실하고 가치판단을 최대한 배제한 제목. 평소 언론사 성향으로 미뤄보아 최대한 드라이하게 제목을 달아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문화일보_모르쇠 MB … 檢, 내주 영장여부 결정_2018-03-15.jpg

문화일보_비내리는 귀갓길_2018-03-15.jpg
유일 석간 종합지인 문화일보는 MB가 집에 간 뒤에 마감을 하다 보니 취재한 내용이 풍부하게 들어갈 수 있다. 문화일보는 이런 장점과 이점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온라인뉴스를 더 강화하지 않고 종이신문 중심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단다. 조금 부럽다. 무튼, 문화일보 역시 평소 논조와 조금 다르게 제목에서 MB를 모르쇠라고 조졌다. 검찰이 담주에 영장 여부를 결정한단다. 조간엔 못 실은 새로운 내용을 앞세웠다. 사진도 집에 가는 모습을 실었다. 영장 여부는?


서울신문_모른다, 아니다… MB 발뺌 14시간_2018-03-15.jpg
서울신문은 다른 공장과 달리 14시간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른 곳처럼 조사 받은 뒤 조서를 검토하는 등 대기하는 시간까지 포함해 약 21시간이라고 하지 않고 순수하게 조사를 받은 시간을 취재해서 쓴 것으로 보인다. 근데 좀 헷갈린다. 순수하게 조사 받은 시간이 그렇게 의미가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든 조사 종료 시간 밤 11시 55분을 딱 박아서 썼으니 훌륭하다. 우리공장이라서 칭찬하는 거 아니다. 어제 ICT면 때문에 그 시간 쯤까지 일한 것 같은데 검찰 조사 너무 널럴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세계일보_MB “국민께 죄송… 역사에 마지막이 되길”_2018-03-15.jpg
세계는 일부러 드라이하게 가려고 제목을 저렇게 단 걸까. 1면보기 포스팅을 몇 번 하지는 않았지만 할 때마다 제목이 이렇다.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한 그대로 적었다. 머 그렇다.


조선일보_1년새 전직 대통령 2명 구속되나_2018-03-15.jpg
오늘 제목은 조선이 압권이다. 그래 당신들이 1등이다. 제목을 보니 '야덜아 박근혜 구속한 지 1년 밖에 안 됐다. 이럴 거냐'는 소리가 들리는데 안 들리시는지? 부제목도 다른 팩트는 빼고 전직 대통령 중 5번째와 MB멘트 중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목적에 충실한 제목.


중앙일보_MB “역사에서 이번이 마지막 되길”_2018-03-15.jpg
중앙도 MB 멘트를 드라이하게 담았다. 사실 멘트가 호불호를 떠나 섹시하긴 했다. 굳이 담담하게 제목을 단 것 같은 느낌이다. 기사를 꼼꼼하게 읽어보진 않았지만 부제 두번째 줄에는 단독성으로 보이는 팩트를 넣은 것 같다.


한겨레신문_MB, 모조리 잡아뗐다_2018-03-15.jpg
여기 또 목적에 충실한 제목 추가요. 짧고 강하다. 모르쇠, 혐의 부인 이런 말 안 쓰고 잡아뗐다고 했다. 주제목을 짧고 쎄게 때린 뒤 중요한 내용을 부제로 충실히 담았다. 상수의 기운이 느껴진다.


한국일보_“ 죄송...역사에서 마지막 되길” 檢 출두 MB ‘ 가시 돋친 사과’_2018-03-15.jpg

한국일보는 이 기사를 톱으로 다루지 않았다. 1면 사이드인데 지면 보면 또 우겨 넣은 듯한 답답한 레이아웃이다. 전에도 그랬는데 편집자 성향인 것 같다. 하지만 제목은 갠찮다. '가시 돋친 사과'라고 읇고 조졌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진은 제목을 읽고 다시 보면 등 뒤에 칼 들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만 그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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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시호님 ^.^
개인적으로 저는 한겨례 가 마음에 드네요 ㅎㅎㅎ 사진도 글코 모조리 잡아뗐다라는 제목이 깔끔하면서 좋은거같아요.
요렇게 1면만 보는것도 재미있어요 !!!

고맙습니다ㅋ

다양한 신문들의 헤드라인과 사진, 부제목들이 정말 각양각색이에요- 사건 자체도 어마어마한 이슈지만 그 표현의 차이를 살펴보는 것 자체도 무척 재미있네요! 기사를 '보는 법' 을 배워갈 수 있을 것 같아요-

ㅋㅋㅋ 제가 올린 포스팅을 통해 뭔가를 배우시면 안 됩니다. 잘못 배워요. ㅋㅋㅋㅋㅋ

사진의 의미와 헤드라인에서 각 신문사의 성향을 설명해 주시니 엄청 흥미롭네요. 요즘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기사를 접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나하나 접근하기가 어려운데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뭔가 정말 예전처럼 종이로 신문을 훑어본 기분!

이렇게 장이 선 날은 어김없이 돌아오는 1면 보기입니다. ㅋㅋ

모조리 잡아뗐다!

이미 돈세탁 끝낸것 같습니다.

조선과 한겨레 제목 대결 볼만하네요. ㅎㅎ
그냥 궁금해서 그러는건데요.
MB 포토라인 설때 배경으로 셀카 찍으면 욕먹겠죠?
일반인은 가능하려나...예우 차원에서 브이는 안하는걸로.

셀카 많이 찍었을 걸요?

안녕하세요
보팅하고가요

감사합니다

와~~ 신문을 쭈욱 훑은 기분이에요.. 신문에선 이렇게 1면을 장식했군요... 앞으로 더 지켜봐야할 사안이지만.. 예상했던 일들이라 그리 놀랍지도 않아요... 전직대통령도 죄졌으면 2명이든 3명이든 4명이든 구속되야죠.

맞습니다. 전직 대통령이 죄를 짓는 게 창피한 거지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식의 접근은 안되죠.

하나의 사건으로도 이렇게 제목이 가지각색이군요~! 저 중에 사람들은 어떻한 제목을 선택할까요 ㅎ 정말 역사에 마지막이 되길 바래보지만 과연 마지막이 될까요..ㅠ

음.. 일단 당분간은 없길 바라봅니다.

기다렸습니다!
지난 번 이 부회장 때 보다는 담담하게 읽히네요...담담해지면 안되는데...

ㅋㅋㅋ 기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very good post, and use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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