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녀가 입었던 바로 그 망토인 것이다.
에바 일루즈는 그의 책, 사랑은 왜 불안한가, 를 통해 BDSM(구속과 속박) 사랑을 분석합니다. 그녀의 기본적인 전제는 두가지입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라고 해도 사회적인 배경이 있다. 둘째 정치적 평등은 섹시하지 않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릅니다. '현대사회는 불안하다. 구속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구속을 찾게 된다.' 구속하는 자와 구속당하는자는 모두 불안한 현대사회의 침대 위에 있는 사회적 존재들인 것입니다..
마르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 마르셀은 알베르틴과 그런 구속적인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는 그녀를 자기것으로 하고 싶어 합니다. 알베르틴은 마르셀이 부자인 것을 알고 그녀의 비밀스런 일을 숨기고 그와 동거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완전히 알베르틴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쉽기 때문에 그녀의 모든 것에 관여하기 시작합니다. 작은 아파트 안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고 나가더라도 사람을 붙임입니다. 그녀는 그의 집착에 점점 침묵을 합니다. 그들은 이미 전통적 가치가 지배하지 못하는 탈전통의 근대인입니다. 어떤 가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불안합니다. 불안한 그들은 서로에게 구속당하고 구속합니다. 그것은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나에게 절대로 다시 하지 않을 한 가지 일이 있었다. 내가 전혀 괘념치 않았던 시절에는 그녀가 하던 일, 그것은 바로 고백이었다. 그려서 나는 늘 재판관처럼 피고의 신중하지 못한 말이나 죄의 문제와 관계없이 해석될 수 있었던 말투로부터 불확실한 결론을 끄집아낼 수 밖에 없었다. 때문에 언제나 그녀는 나를 질투심 가득 찬 사나이, 그녀를 심판하는 사나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우리의 약혼 생활은 거의 재판이나 다름없어서 알베르틴은 범죄자처럼 겁먹고 있었다." - M, 프루스트
한명은 애인을 추궁하는 사디스트, 한명은 자신의 양성애를 숨겨야 되는 마조히스트가 될 수 밖에 없는 구조. 본래 알베르틴을 마르셀이 처음 봤을 때, 알베르틴은 생기가 가득찬 젊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젊음은 마치 수집해 놓은 골동품처럼 생명력을 상실해 버렸습니다.
"아득한 세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나와 함께 있고 나와 똑같이 되기만을 바라는 알베르틴, 바로 나의 소유물로서의 영상인 알베르틴" 을 마르셀은 원했다.
그러나 이런 가학과 피학의 사랑은 지속되지 못합니다. 서로에 대한 소유와 피소유의 관계는 신비를 상실하게 합니다. 그들은 세계를 잃어버리고 사랑에 갇혀 버렸습니다. 불안한 그들의 마음을 서로에 대한 구속으로 묶어놓으려는 작은 아파트 안에서 시도는 실패하고 맙니다.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는 거라 구속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사랑으로 말이죠. 결국 알베르틴은 떠나고 다시 돌아오지 못합니다. 안타깝게도 그에게 돌아오기 전에 말에서 떨어져 죽고 말기 때문입니다.
글의 앞부분에 올린 그림을 보시면, 왼쪽에 어떤 청년이 서 있습니다. 흑적색의 벨벳 모자를 쓰고 금박 무늬와 진주로 장식된 소매가 있는 옷을 등에 걸친 청년. 이 청년이 입은 망토는 그들의 마지막 여행때 알베르틴이 입었던 망토였습니다. "앞으로 15시간 후면 나를 두고 떠날 알베르틴과 함께 베르사유로 자동차 여행을 즐기던 날, 그녀가 입었던 그 망토' 입니다.
마르셀은 그림에서 그 망토를 발견하고 '갑자기 가슴 한쪽에서 무엇인가에 물린 듯한 날카로운 아픔을 느꼈다"고 합니다.
불안을 집착이 숨겨진 사랑으로 덮으려고 했던 그의 시도는 실연과 상처를 남겨두었습니다. 그 사랑이 지나고 그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사랑을 하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런 사랑을 하게 될까요. 궁금합니다.
'그녀의 걸친 그 천의 색깔 또한 내 시선의 각도에 따라 바다의 푸른색처럼 부드러운 황금색으로 보이는 것이었다'
망상, 집착, 강박...
불안은 망상과 집착도 낳고, 불안은 강박적 사고와 강박적 집착도 낳는 것 같더군요. 그나마 제 불안은 아직은 경계에 머무르고 있어 그것들을 바라보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오후 서너시가 되면 귀가 먹먹해지고 제 몸이 널린 빨래가 되는 것을 보면 그 일에 지쳐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역시 두려움이 문제고 그 두려움이 뭔가를 잉태하는 그 찰나가 문제인 것 같기는 한데...
사족)
소재로 삼으신 원작이나 그림을 본 적도 없고 안목도 없으니 헛말만 주절거리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혹 주실 말씀이 있으시면 제가 얼마나 좋아할지 모르겠습니다.
^ 화가를 안 썼군요. 마침 쓰려는 참입니다. Vittore Carpaccio라는 이탈리아 화가이십니다.
오후 서너시는 양未의 시간이라고 합니다. 화기운이 정점에 달했다가 금 기운으로 바뀌는 시간입니다. 묘하게도 경계에 머물고 계시는 선생님의 심리시간과 어울리는 듯 합니다.^^;(제가 사실 어제 이 미시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반가워서 글 남깁니다).
구속과 속박이 없는 사랑은 재미가 없지요. 단 적절히 팽팽한 긴장감이 필요하지요. 어찌보면 연인간의 사랑이죠.
가정을 이룬다면 종교적인 사랑으로 승화되야겠지요. 구속과 속박에서 자비심과 신뢰로
네, 사랑에도 여백이 필요합니다.
ps. 잃시찾이 완역된거 맞나요? 얼핏보니 7편까지인거 같던데요. 민음사본이 전6권이네요.
여러 판본이 있는데, 국일미디어판은 전권 나와 있네요.
처음에는 만화본을 추천드립니다.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5407
감사합니다. 만화부터 시작해볼께요. 그런데 민음사껀 별로인가요? 국일미디어판은 오래된것 같은데 번역이 괜찮은가요? 님께서는 원서로 보시는가 보지요?
아닙니다. 그 정도 실력은 없습니다. ^^ 저도 만화를 즐겨 봅니다. 완판이라고 해서 국일미디어판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음~ 일단 만화부터 시작하시면서 알아가 보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어렸을 때 철없는 사랑으로 마음 앓이를 한 후로는
온 힘을 다해서, 절절한 마음으로,
내가 줄 수 있는 힘의 절반만 쥘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나머지 절반은 상대방의 선택인 거죠.
그런데 상대방에게 집착이 덜한 사랑을 하다보니
그쪽에서 서운한 감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관심과 집착, 한끝 차이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
예전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다가 제 시간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 책을 덮었는데 아주아주 넉넉한 시간을 마련하고서 한 번 정독해보고 싶은 책이에요 ㅎㅎㅎㅎ
^^ 그렇셨군요. 저도 항상 중간에서 흔들립니다. 그렇게 중심이 잡히는 거 같습니다.
저도 스팀잇 때문에 요즘 다시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한번에 읽기 보다는 원형회귀하면서 읽어야 할 거 같아요. 작가 자체가 그렇게 쓰기도 했고요.
구속당하고 구속하는 확실한 관계를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시절이 있었죠.
네~ 저도 그랬습니다.
너무 세게 쥐려하면 오히려 잡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사랑이든 무엇이든..
네~ 손실회피에 따른 편향에 사로잡히면, 중심을 잃기 쉽상이죠.
안녕하세요^^
댓글 10000개 달기 프로젝트 진행중입니다^^
맞팔 맞보 신청해요^^
함께 윈윈 하길 소망 합니다~~
왠지 마르셀은 그녀를 잃은 원인을 알지 못하고 자기가 더 잘 구속하지 못한 탓이라 여기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드네요..
^^ 맞습니다. 많이 괴로워합니다. 그러면서 주변의 친구들과 자신만의 깨달음으로 일종의 예술적 구원에 이릅니다.
스팀 가즈아!
^^ 가즈아~ 스팀~
생각해보니 전 제가 어떤지 잘 모르겠네요.
사랑이나 사람에 대해서 집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알수가 없네요. 늘 사랑 받아서 사랑에 집착할 이유가 없는건지, 습관적인 집착이라 알아채지 못하는 건지, 사랑을 깊게 안하는 건지, 사랑하는 걸 잘 모르는건지..어쩜 이리 생각이 없이 사는지 모르겟네요.
맘속으로 싫으면 관둬. 흥이닷 이러면서 그려러니 하는 건지.. 살다보면 알게될까요?
네 살다보면 알게될 거예요. 고민하지 않았던 것들이 떠오르는 때가 있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