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 나는 모르겠다.

in #kr6 years ago (edited)

결혼

[명사] 남녀가 정식으로 부부 관계를 맺음.
[유의어] 가약2, 가취4, 혼례

오늘 결혼식을 다녀왔다.

어제, 아니 오늘 새벽 4시의 귀가. 9시 기상이라는 '살인' 적인 토요일을 맞이 했어요.

그래도, 오랜만에 "나" 다운 아침.

2주연속, 아침인지 저녘인지 모르게, 주말을 맞이한 31세 남자.

아재화 되고 있는 비천한 몸뚱아리를 느낄 수 있었던, 지난 2주간의 토요일.

그래도, 22시간의 활동후 4시간 가량의 수면, 그리고 기상

이라는 20대 적인 체력을 보이며, 완벽한 컨디션(은 사실 아니지만)을 보이며, 기상

나의 꽃다운 체력에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맞이 하는 샤워를...

평소에 내 시간(?) 내 생활에 부탁을 하지 않았던 형의 부탁이 있었어요.

2/9일 토요일, 결혼식 같이 갈래?

나: 그래, 근데 누구?

형: 회사 동료 너도 알고 있는 xxx

나: 아! 결혼 하셔? 가야지~! 그래 가자!

내 결혼식도 아닌데, 아침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정장을 한 벌 꺼내 놓고 머리를 말리고 오늘은 어떤 양말을 신을지 오타구 스러운 고민을 하고 맞이하는 아침.

" 아, 내 결혼도 아닌데, 아침부터 아침같은 아침을 맞이한다..."

무언가 잘 못 됐다.

나의 토요일 하나가 힘들어진다. 그래도 준비를 한다. 평일보다 더 힘들다. 머리에 무언가 바르는 ... 귀찮은 행동+1이다. 구두를 꺼낸다. 귀찮음 +2 유지비 +3 이 되었다.

벌써 지친다... 내 결혼식도 아닌데, 라는 생각이 미친듯이 든다.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간다.

(글을 쓰는데, 이거 무슨 투덜이 스머프 같다. 아 그리고, 진중한 모습이 나의 본 모습인거 같아. 멋있다ㅋㅋㅋ 한번 더 강조 하지만, 난 진지충ㅋㅋㅋ멋진 남자다 ㅋㅋㅋㅋ)

심층 깊은 곳에서 부터 사실 감사한 마음이 있는 분의 결혼식이다. 한국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형, 그래서인지 나는 형과 지내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외로울까 걱정이 많이 되었었는데...^^

형 여자친구 분이 더 힘들게! 차를 끌고 동네로 픽업을 오셨다. 그리고, 같이 출발, 가는 길 아아3잔 을 사고, 결혼식으로 간다.

어느 결혼식과 똑같은 기계적인 움직임, 봉투를 꺼낸다 - 봉투에 이름 석자 적는다 - 돈을 넣는다 - 알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피같은 동봉투를 거내며 인사를 드린다.

이거 완전 미친짓 아닌가?

신랑 측 과 인사한다.

다른 예기는 다 기억이 안난다. 다섯시에 일어났다는 말 이외에는 다 형식적인 인사였던거 같다
'무척 피곤해 보인다. 아 측은함 마져 든다...아...이건 아니다...'

신랑의 피곤하고 칙칙한 표정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나이도 +5는 된거 같다. 핏감도 좋지 않고, 밖에서 입지도 못하는 턱시도도 마음에 안든다.

이른 시간 도착으로 밥을 먼저 먹기로 한다. 뷔페가 아닌게, 더 마음에 든다. 음식의 질이 훨씬 좋았다. 맛있다.

오늘의 코너속의 코너 <먹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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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몰? 에 위치한 서울웨딩타워 소재의 식당이다. 예식장은 2층, 18층에는 식당이다? 뷔폐는 아니다. 상당히 음식이 괜찮다! 라는 생각이 든다! 보통 예식장의 뷔폐의 먹을 게 없어 이것저것 먹다보니 배가 차는 것과는 다른 맛이다^^

주소 : 서울특별시 송파구 양재대로 932 가락몰 SAFF타워 (업무동) 18층

다시 식장으로...

결혼식을 본다. 아 정말 못 볼 광경들이다...이건 진짜 아닌 광경을 본다... 식이 끝나고 제발 사진 한 장만 찍자고 간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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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돌프 형 친구(좌측, 우정출연) 루돌프 형(우측, 강제출연)

두 남자가 옆에 있었다. 두 남자가 가방을 들었다. 여자 가방이다...

이 두남자도 이른 아침에 피곤함을 뒤로하고, 정장을 꺼내고 불편한 아침을 맞이하며 힘들게 준비를 하고 나온게 분명하다. 그런데 결국 여자 가방을 들었다.

이건 아닌거 같다. 엄마한테 카톡으로 사진 보내려다가 뒷목 잡고 쓰러질까 걱정되어 미루었다.

결혼하신 분들은 신혼여행을 몰디브로 간다고 하신다.

몰디브, 中에 특사파견 지지요청…中 vs 인도·미국 대리전 양상
대만 지진·몰디브 비상사태, 여행객 발 동동…100% 환불도

죽으러 가는건가????이게 사랑의 힘으로 극복할 여행인가???

이건 아닌거 같다.

식이 끝나고, 형 커플과 차를 한 잔 마시고, 우린 헤어진다. 나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한다.

3시에 집에 도착, 평일에 미루어졌던 각종 안부 전화들을 돌린다.
피곤함에 잠도 잔다.... 눈을 뜬다...해외 축구도 보고, 업비트에서 스팀이 왔다리 갔다리 하는걸 보며, 신기해 하며 차트를 계속 본다. 나는 하루에 20% 변동이 있는 코인 시장이 무척이나 무섭고, 재미난다.

형은 형여자친구와 데이트 후 조금 전에 귀가를 하였다. 지친 몸을 가누고, 여자친구와 또 통화를 하고있다.(현재진행중)

오늘 결혼식을 올린 신랑 신부는 몰디브에 도착했을것이다. 아마 설레임 가득 실은 캐리어를 내리고 있을거다.

지금 나는 6년정도 된 무릎나오고 밑단이 해진 파란색 아베크롬비 츄리닝(이건 트레이닝 복이라고 하기엔 너무 츄리닝 스럽다)바지를 입고, 5년은 더 된 아디다스 후디를 입고 있다.
못말리는 신짱을 먹으면서 홀로 포스팅을 쓴다....
XX 진중하다...시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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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감사합니다~치얼업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사라지거나 변해야 된다고 봅니다.
인류의 생물학적, 정신적, 문화적, 그리고 사회적 진화 속도가 각각 너무 달라서.
너무 앞서나간 것들이 있는 반면
결혼처럼 너무 뒤쳐진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다크핑거님!ㅋㅋ보잘것 없는 저의 포스팅을 읽고 이런 심도있는 댓글을 달아주셔서 ㅋㅋ 몸둘빠를 모르겠습니다. 결혼 참 쉽지않은것 같습니다 ㅋㅋ우선 배우자를 찾는것부터 정말 어려운게 결혼인거 같습니다.ㅋㅋㅋ

리스팀도 했습니다만?
ㅋㅋㅋㅋ
짚신도 다 짝이 있다고 하는데...

짚신조차 되지 못하는 사람은 어쩌라고...ㅠㅠ

다크핑거님 화이팅! 보잘것 없는 제 글 리스팀 감사합니다...핑거님은 짚신보다 더 고귀한 존재이십니다. 그러니 짚신과 비교는 안되요.!
더 고귀한 분이시라....고귀하셔서..그러신거에요.....

주변에 축하해 줄(?) 사람만 초대하여 간단하게 파티한다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성공한 케이스도 있고, 실패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결혼식에 대한 의미부여가 각기 다르고, 이제는 부부의 인연을 맺는 사람들의 결혼식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변했지만 아직까지는 결혼식에 대한 어른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양측 부모님들은 지금까지 뿌린 축의금을 걷어야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저는 필요한 사람만 불러서 파티하는 걸로 이미 생각중입니다만...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가능..하실거라 믿습니다 ㅎㅎ 스몰웨딩이 대세이긴 하지만..ㅋㅋ 그 초대의 애매한 경계도 ㅋㅋ 어떻게 조절할까여 ㅋㅋㅋㅋ 수학적으로도 ㅋㅋ 쉽지 않네여

저도 그 방법을 연구해야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생에 결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기 때문에 막상 상황에 닥쳐봐야 알 것 같고 지금은 이 정도 생각으로만 충분한 것 같습니다. ^^

상황이 닥치면 그 때 가까운 일본 사례와 해외 사례, 국내 성공 사례를 찾아보고 분석하고 해결책 모색해봐야지요. 지금 생각하기에는 너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 같아서요. ㅎㅎㅎ

가장 한 가지 확실한 방법이 있긴 합니다! 이거...비밀인데요...배우자 되실 분 말에 동의를 하신다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죄송합니다
루돌프의 한계입니다. 사실 제 포스팅은 이렇답니다 ㅋㅋ

ㅋㅋㅋ 왠지 루돌프의 화법에 대해서 오늘 배운 것 같습니다. ^^

루돌프님은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계신것같아요

저는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 사람이라 사실 고민은 안합니다. 단지...제가 이시간 츄리닝에 후디를 입고 신짱을 입고 있습니다... 타나마님은 국가를 위해 일을 하고...쉬고 계시지요.....그냥...그런거 같습니다..

내 결혼도 아닌데 아침일찍... 열일하고 오신듯^^
저도 예식에 관한 가치관이 부정적이라 공감가네요
남자분들의 여자가방 들어주신 모습도... 웃프고 ^^;
루돌프님 오늘 하루 일상의 느낀점들이
다른분들도 남일같지 않을듯 !^^ ㅎ

이 시간의 앤블리님의 댓글이시라면, 이번 주는 밋업이 없으셨나요?ㅎㅎ
앤블리님 우리사이에 이런 긴 댓글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너도 댓글을 길게 작성해야 하는 압박감 마져 드는군요. 조용히 보팅만 부탁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주말 잘 보내고 계시죠?

뭐니뭐니 해도 보팅이 최고? ㅋㅋㅋ
뭐니뭐니 해도 현금이 최고? ㅎㅎㅎ
갑자기 부모님 생각이 드네요 ㅠㅠㅋㅋㅋㅋ

헉. 앤블리 누나 혹시 저 아재라거 언어유희????
누나????ㅋㅋㅋ 앤블리 누나!!!

허허 아침부터 부지런한 일상을 보내셨네요 루돌프님-
사람고민 다 비슷한거 매한가지 아니겠슴니까!

저는 저를 사랑합니다 주히님. 지금 저를 사랑합니다. 댓글 다는 제가 멋있습니다. 전혀 행복합니다.
주히님도 행복하시죠?

앜ㅋㅋㅋ자기를 사랑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타인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아!!(절규..)
행..행복한 밤입니다 헤헿

따뜻하고 행복한 스팀잇의 밤입니다^^

결혼 하는게 고민되실거에요 저도 정말 지칠땐 내가 결혼 왜 했나 싶더라도 아이들과 신랑님 보면 행복합니다 꼭 좋은분 만나세요

저는 가정을 꾸리시고 자녀분을 케어하시는 분들을 보며 정말 존경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저는 그래서 이제는 그냥 정장 안 입어요. 그냥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정도로 차려 입기는 하지만 정장을 입으면 이상하게 피곤함을 느껴서. ㅠ
사실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결혼식도 별로 없지만요. ㅠㅠ

지금 결혼식을 다니는 제가 축복이군요.

사실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결혼식도 별로 없지만요.ㅠㅠ

초콜렛1빠 형님은..아니 아재님. 저는 아직 오빠인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위로가 되는 댓글입니다. 역시 글 쓰시는 분들은 멋지십니다!

네, 저는 루돌프님이 진지하고 멋지신 분이란걸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정말입니다. 진짜로요.

멋지신 분을 붙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ㅋㅋㅋ 진지한거 맞습니다. 네 믿어요 서울님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는게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서울님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연애의 끝은 결혼아니면 헤어짐이라고 제 친구가 그러던데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0^

연애의 끝은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끝!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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