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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Untitled

in #kr6 years ago

새벽에 나루님 연주 반복해서 듣다가 잠들었는데 눈 뜨자마자 몇 년 전에 인상 깊게 봤던 영상이 생각났어요. 보여주고 싶어서 까먹기 전에 찾아두려고 했는데, 어디서 봤는지 도저히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결국 뒤지고 뒤져서 찾아냈어요. 루도비코 에이나우디의 팬인 스웨덴의 한 애니메이터가 Prima라는 곡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 짧은 애니메이션이에요. 기괴하고 무섭기도 해요. 내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을 텐데!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봐요. 글을 쓸까... 나루님 곡 듣고 무슨 생각 했는지 남기고 싶은데. 음. 나루님의 두 번째 곡, 세 번째 곡 더 많이 듣게 되면 꼭 해볼게요.

물속에 가라앉는 공처럼 감정의 바닥 그 끝까지 닿아봐야 다시 퐁 하고 떠오를 수 있다고, 옛날에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이 친구 별점이었나, 사주였나 봐주다가 그런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그때 옆에서 그걸 심드렁하게 듣고 있었거든요. 나중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어요. 뭐 기분전환을 위해, 우울을 극복하기 위해 이것도 해 봐라, 저것도 해 봐라 그러잖아요. 예쁜 거 보고, 맛난 거 먹고 그런 것들. 그런데 그런 건 방법이 아니더라고요. 제게는 내 마음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나루님도 바닥을 치고 퐁 떠올랐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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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달린 순서대로 대댓글을 다는데요. 라운디님의 댓글이 제일 마지막에 있어서 좋았어요. '차분히 댓글을 달고, 마지막으로 이 영상을 보면 딱이겠다'라고 생각했거든요.

새벽에 이걸 반복해서 들으셨다니, 또 듣다가 잠드셨다니 '좀 더 잘할 걸'하는 후회가 듭니다. 좋은 꿈은 못 꾸셨을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고요. 뒤지고 뒤지고 또 뒤져서 찾아낸 영상.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영상들도 찾아보았어요.

기분 탓인지 영상을 보다 보니 서늘해져서 에어컨을 껐습니다. 어제 제가 저 마지막 장면과 비슷했어요. 저렇게 몸을 웅크리고 싶었어요. 저 영상을 보니 어렵사리 끌어올린 기분이 다시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은데, 그것도 나쁘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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