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무. 꼬맹이에게 자신감을 준다는 것이 울려버렸네 ㅠㅠ;

in #kr6 years ago

울 꼬맹이는 학교에서 준 수학 문제를 하루에 하나씩 푼다.
어제 밤에 가서 숙제를 확인하려고 하는데 문제를 풀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꼬맹이는 왠만하면 숙제를 해놓는 편이고 수학은 더 더구나 그러했는데..

오늘 아침 꼬맹이의 부시럭대는 소리에 깨어서 보니 자기 방 침대에서 쪽잠을 자듯 누워 있다가 일어난다. 어제 못한 숙제를 하려는 거 같아 물어봤더니 ..

꼬맹이:
이거 숙제 모르겠어. 그래서 못 풀었어요.

나:
네가 이미 알고 있는 문제인 것 같은데 아는 부분부터 풀어봐봐~
내 기준으로 쉬운 문제는 아니었으나 뭐 풀어야 하니까 설명을 해줬다.
일의 자리를 풀어서 ★의 숫자를 알아내고 그 다음 ★에다 숫자를 넣어서 다시 계산해봐. 그럼 ㉠이 어떤 숫자인지도 알아낼 수 있을꺼야.

꼬맹이:
(눈만 꿈벅이며) 모르겠어요.

나는 다시 한번 연습장에 다른 도형으로 치환해서 설명해주고 풀어보라고 했다. 그제서야 꼬맹이는 풀기 시작했다. 난 꼬맹이가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라는 걸 확실히 해두고 싶어서 몇 마디를 보태기 시작했다. 꼬맹이 입장에서 잔소릴일 수도 있는..

나:
어떤 문제는 어려울 수도 있고 모를 수 있는데 풀려고 해봐야지.
넌 이미 알고 있어.
이런 문제는 네가 6살때도 이미 풀었어.
(자신감 고양차원에서 한 말이었다. )
그러니까 모르는 건 없고 생각을 더 해보면 되는 거야.

말을 마치고 보니..
꼬맹이 공책에 눈물이 뚝뚝!!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나는 너무 놀라 왜 우는 건지 물었지만 아니라고만 했다.
눈물을 보는 순간 내가 딱딱하게 말을 했나? 그 정도 아닌데 라고 생각하며 다시 물었다.

'엄마가 말을 너무 세게 했니? 네 기분을 이해하면 다음부터는 조심할 수 있는데 알려줄래?' 했더니 꼬맹이가 입을 열였다.

꼬맹이:
난 지금 6살때보다 더 못하는 거네요..

나:
... (말문이 막혀서 한참 쳐다 봤다. 나와 뇌 구조가 다른가?)...
아니야~ 생각 안날 때도 있어.
네가 노느라고 생각을 덜 한것 같은데..



난 꼬맹이에게 자신감을 주려고 넌 이미 다 알고 있고, 생각해보면 어렵지 않아 라는 걸 말하려고 했다가 정말 아침부터 꼬맹이 눈에 눈물을 쏙 뺐다.
난 나의 국어와 공감 능력 부족을 실감하며 씁쓸한 기분으로 출근을 했다.

식사 후에 같은 또래 동료와 아침에 있었던 꼬맹이 얘기를 하는데 ..
그 동료는 꼬맹이가 눈물 흘린 이유를 딱 알아 맞추는 거다. 뜨아~

뭐지? 어떻게 알았을까? 헐~

나는 왜 몰랐지?
나의 국어가 문제일까?
상황 파악이 문제인걸까?
공감 능력이 문제인껄까?


아휴~ 꼬맹이는.. 꼬맹이는나를 똑똑한 사람으로 만들려 하나보다.
어렵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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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힘들었나봐요. 저도 가끔 저렇게 말한 것 같은데 힘을 내게 하는 다른 방법을 좀 찾아야겠어요. 부모는 어렵네요. ㅠㅠ

평소 자기가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아닌 것 같아서 그랬나봐요.
아침 시간이 여유가 없어서 제가 좀 배려가 부족했나봐요. 에궁 어려워요~

자리에 대해 알아가네요. 안녕하세요~

그 입장이 아니면 알수 없다는 말이 맞나봐요.
꼬맹이를 더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조금씩 더 노력해야겟어요.
말씀 감사합니다.

사람을 알기에는 단기적인 방법은 없는거 같아요 계속 더 보고 노력하는게 답이죠 ㅎㅎㅎ

맞아요. 공을 들여야겠어요~

아이가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정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ㅠ_ㅠ 작은 성공 경험들로 얼른 자신감이 회복되었으면 좋겠어요! ㅎㅎㅎㅎ

이미 잘 알고 있는 문제라는걸 알려주려고 한건데 .. 6살 멘트가 꼬맹이한테는 더 충격이었나봐요. 내 기준에 꼬맹이는 정말 잘하거든요. 핑계된다고 생각해서 말을 했는데 꾹 참은 눈물을 흘리는 것 같아서 저 완전 멘붕이 왔었어요 ㅎㅎ. 평소 잘난척 장이인데 말이죠~
오늘 얼굴보면 한껏 웃어주며 자신감 북돋아줘야 겠어요.
말씀 감사합니다.

맞아요 아이들 마음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죠 ㅠㅠㅠ

제 인생에 꼬맹이가 생기고 나서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저를 일깨우기 위해서 존재하는 현인같기도 하고 계시같기도 하고 손님같기도 해요. 그래도 늘 귀엽고 행복하고 감사함을 알려주네요^^

좋은 선생님이시네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 내 마음같지 않죠. 나중에 자라서 아이가 그 마음 알아줄거에요.

아이가 문제를 풀고나서 씽긋~ 웃어서 마음이 놓이긴 했지만..
잘 울지 않는 아이가 눈물을 흘리니 정말 난감하더라구요. 시간만큼 대화만큼 서로 서로 눈높이가 맞춰지겠죠. 휴우..전 갈길이 먼 것 같아요~

저 같으면 이렇게 말했을 거예요.

"어이구, 차분하게 잘 푸네. 역시 넌 한다고 마음 먹으면 차분히 꼭 풀어낸다니까.
아빠는 6살때도 이거 못 풀었는데...아빠도 너처럼 차분하게 하는 습관을 들여야 겠다."

상대의 기를 살려주려면 나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보다 잘하는 대상을 세우면 반드시 비교하게 되고 그것은 아이를 죽이는 지름길입니다. 그리고 사실과 상관없이 긍정적인 언어를 들려주는게 중요하죠. 아이는 그 말을 받아들이고 흡수하니까요. ^^
주제 넘게 끼어 들었습니다.

제가 조금 더 아이 입장에서 생각했어야 했나봅니다.
아이는 스스로 자기가 잘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리 말한건데 제가 부족했네요. 조금 더 시간을 주고 기다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씀 감사합니다.

끼어든게 죄송해서..다시 왔습니다. 좋게 받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꼬마가 너무 착하고 귀엽습니다. ^^ 좋은 저녁 되세요

장난꾸러기 꼬맹인데 엄마보다 속이 깊은가 봅니다.
제가 철 좀 들어야겠어요.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자주 하는 실수죠. 하다보면 또 그러구있네 싶을 때가 많죠.

'난 지금 6살때보다 더 못하는 거네요..' 이 마음을 알기가 그렇게 어려우니...

그러게요. 전 그 말을 듣고 정말 머리가 하얗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울 줄은.. 마냥 장난치고 웃는 아이라서 잘 울지도 않고..그래서 더 놀랐나봐요.
꼬맹이 입장에서 시간과 관심을 더 줘야겟어요. 함께 한 시간이 커지면서 배려와 이해가 커지길 바래봅니다. 에효..

저라면 그냥 생각도 안하고 넘어갈 일이었을 것 같은데
잘 캐치하셔서 글보고 저도 고민해 보게되었네요...
그런데 어렵다는 ㅎㅎㅎ

아이가 앞에 있으면 실제로는 그러기 힘드실꺼예요.
아침시간 부족한 시간에 제가 너무 요점만 말했나봐요. 아이는 시간의 흐름이 틀린데...게다가 자신감 뿜뿜 해줄라고 이미 넌 다 알고 있어 걱정마 이런 생각을 알려주려고 한건데 ㅠ.ㅠ..
부족함을 사랑만으로 채우는 건 아닌가 봅니다. 현명할 수 있도록 저 스스로 단속을 해야하나봐요 ㅠ.

아이궁! 어쩌나~~~~~~~~ ! 어려워요 어려워, 정말!

그러게요. 꼬맹이는 자꾸 저를 성장하게 하려고 해요. 어려워요~

헉.. 그런 의미가 아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다르게 들릴수가 있군요.. ㅠㅠ 저도 배워갑니다!

그러게요. 아이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말인가봐요.
잘 울지도 않고 24시간 거의 늘 즐거운 아이를 오늘 아침 눈물 흘리게 했답니다. 정말 전 재주가 좋아요 ㅠ.ㅠ~
그래도 엄마 오늘 일찍오냐고 메세지 오는 걸 보니 제가 기다려지나 봐요. 후딱 정리하고 빛나는 얼굴 보러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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