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제3장 대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는 것일까-2
(진주 남강 촉석루 근처 야경)
“복되고 평안하라!
온 생명 부디 행복할지라!!!”
어쨌든 물이란 단어를 듣고 무언가를 연상한다는 것은, 일종의 ‘반사’입니다. 뇌를 연구해 보면 우리 행동 대부분이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래서 어떤 단어를 듣고 어떤 반사를 하는지를 조사하면, 그 사람의 생각 습관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에서 이야기 한 설문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아무리 일주일 동안 뉴스나 토론을 보면서 찬반을 결정한다 해도, 같은 뉴스를 보고도 “그러니까 난 찬성이야.” 하는 사람과 “그러니까 난 반대야,”하는 사람이 나오겠지요. 이 모든 게 거의 반사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지요. 이런 선택은 평소에 어떤 생각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에 좌우되기 때문에 거의 자유롭지 못하다고 볼 수 있죠. 따라서 일주일 전 그 사람의 반사 패턴을 조사하면, 일주일 수 그 사람의 투표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이봐, 자네는 찬성표를 찍을 것 같아.’라고 추측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재미있는 것은 투표를 마친 뒤, 설문 조사를 통해 ‘당신은 왜 찬성했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모두 그럴듯한 이유를 대더라는 것입니다. ‘그냥 반사적으로’ 찬성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지요. 사실은 반사였는데 말이죠.(웃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그런 반사의 패턴이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하는 것이죠. 보통은 그 사람이 어떤 일생 경험을 쌓으며 살아왔는가. 즉 어떤 이력을 가졌는가에 따릅니다. 경험에 따라 이력이 바뀌니 물에 대해 조사하는 경험을 쌓으면, 이제 물이라고 하면 얼음이 연상될지도 모릅니다. 반사의 패턴이 바뀐 셈이지요.
스님이 말씀하신대로 좋은 명령만 선택하는 경험을 쌓아가면, 좋은 반사 패턴이 나올 확률이 많아지는 것이지요. 물론, 이것이 과학적으로는 증명되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가치관이나 도덕의 형성이라든가 의사결정의 근거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즉 스님이 말씀하신대로 일거라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웃음)
코이케 : 또 인격을 변화시키는 훈련의 근거도 없게 되지요.
이케가야 : 맞습니다. 결국, 좋은 경험을 하든가, 좋은 환경에 둘러 싸이든가, 혹은 주위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해 주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뇌는 강화학습(强化學習)을 받는 셈입니다. 사람의 행동이 거의 뇌의 반사에 의한 것으로 자유의지는 별로 없다고 하면 슬퍼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오히려 제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반사만 단련시키면 되니까, 오히려 뇌를 통제하기 위해 할 일이 더 적어진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