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버리기(자아를 지나치게 자극하는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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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되고 평안하라!
온 생명 부디 행복할지라!!!”

불교에서 말하는 ‘보시’도 결국은 버리는 행위이다. 즉, 자신이 집착하고 있는 것을 가장 뜻있는 일을 위해 버리는 것이다. 돈이란 아주 강하게 자아를 자극한다. 나는 이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더 많은 돈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토록 돈을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돈만 있으면 대부분의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돈이 많으면 잠재적으로 자신이 가질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그만큼 자신의 지배 영역안에 들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 돈은 자기가 지배하는 영역의 촉수를 키울 수 있는 수단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돈만큼 자아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도 드물다. 그래서인지 현대인들 중에는 모은 돈을 자신을 위한 일 이외에는 사용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서구의 대부호들 중에는 교회에 거액을 기부하거나, 자선사업을 하거나, 공공사업을 벌이거나, 대학에 장학금을 내놓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자선 활동을 하는 한편,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일도 벌이기 때문에 아주 위선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업을 쌓으며 키워놓은 촉수를 의미 있는 일을 향해 버림으로써, 자신의 괴로움이 더 이상 커지지 않게 막을 수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사람은 100억 달러를 가지고 있는 상태보다, 그것을 이미 버린 상태가 근본적으로는 더 바람직하다. 그리고 당연히 100억 달러를 그냥 버리기 보다는 바람직한 일에 쓰는 게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가지고 있으므로 생기는 만의 번뇌와 업은 괴로움을 계속 증가시킬 뿐이다.

이제 소유하는 일이 마음을 괴롭게 만든다는 것을 알았으니, 버리는 행위를 통해 좋은 방향으로 업을 다시 쌓아갈 수 있다. 단,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자선사업을 하거나 기부를 하면 ‘난 이 세상에 도움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내게 감사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자아를 강하게 자극하기 쉽다는 점이다. 그리고 정말로 사람들에게 감사를 받으면, ‘내 주가가 올랐다!’라고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며 교만해지기 쉽다. 이런 현상은 자기 평가의 내부 거래 규칙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쓰는 위대한 나,’ ‘돈을 받지 않고도 일을 해주는 나’라는 만의 번뇌로 인해 돈을 받지 않는 대신 높은 자기 평가를 받아들이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고 싶은 생각은 아주 조금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아주 조금이라도 베풀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위선도 적절히 행할 경우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운동 방법이 잘못되면 오히려 몸이 망가지는 것처럼, 자기 평가에만 계속 신경을 쓰면 번뇌만 더욱 커질 뿐이다. 가능하면 늘 만의 번뇌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순수하게 베풀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나쁜 업을 쌓지 않고 자비심을 키우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버리는 일을 계속 연습하면 성격이 차츰 좋아진다. 물론 세속적인 차원에서 성격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번뇌로부터 멀어져간다는 불교적인 의미에서 그렇다. 물건을 처분하고 버리는 행위는 무언가를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 할 때 자기 안에서 생기는 안개를 거두어 마음의 평정심을 찾게 해 준다. 무슨 일이 생겨도 담담하고 용기 있게 대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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