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먹기(생각하지 않는 식사법 후편–혀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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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되고 평안하라!
온 생명 부디 행복할지라!!!”

음식물이 입 안으로 들어오면, 씹는 느낌, 맛, 촉감에 집중하기 위해 눈을 감아 보는 걸 차단한다.

씹기 시작하면 입 속의 음식물이 잘게 쪼개져 혀 위에서 돌아다닌다. 보통 때에는 거의 신경 쓰지 않았던 혀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여 보면 혀가 계속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혀는 입 속을 돌아다니며 음식물을 섞고 맛보고 촉감을 느낀다. 이처럼 혀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하지만 보통 때에는 생각을 한다든가 다른 일에 신경 쓰면서 먹기 때문에 그런 정보들을 모두 버리고 만다. 혀가 느끼는 식감과 맛을 통해, 어떤 음식인지,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어떤 영양소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하지만 보통 이런 정보들은 잡음과도 같은 다른 생각들 때문에 제대로 인지되지 못하고 사라진다.

이제 여러 생각들을 내려놓고, 혀의 감각을 집중적으로 쫓아가고, 닿는다. 음식물이 입 속을 돌아다니는 동안 그것을 씹고 부수어 독처럼 만든다. 죽은 점점 더 촉촉하고 걸쭉해진다. 맛이 변한다. 식감이 변한다. 맛이 변한다… 무언가를 마실 때에도 지금 마시고 있다. 지금 다 마셨다… 하는 식으로 의식을 집중해 본다. 한 발 늦어도 상관없다. ‘아, 하고 깨닫는 순간 벌써 다 마셔버렸구나!’ 하고 그 순간을 느끼면 된다. 순간순간 변하는 정보들을 집중해서 받아들이다 보면,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어진다.

이런 식으로 먹는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지금까지는 인지되지 못한 채 버려졌던 사소한 현실이 있는 그대로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먹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충실한 만족감을 얻게 되는데, 이것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 가와 거의 상관이 없다. 그보다는 먹는 일에 완전히 마음을 기울였나 안 했나에 좌우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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