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이번 사태가 화가 나는 이유

in #kr6 years ago (edited)



#1. 예전에 김작가님께서 (이번 사태로 인해 눈초리를 받을까봐 아이디 태그도 마음대로 못한다) "메타 콘텐츠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글을 올려주신 뒤 스팀잇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페북에서 페북 얘기하고 트위터에서 트위터 얘기하고 인스타에서 인스타 얘기하고..." 이렇게 되면 그 플랫폼들이 발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100% 동의한다. 그렇기에 이번 일에 대해 올리는 나의 첫 번째 글이자 마지막 글이 될 것이다.


#2. 당신은 '사회적 약자'들을 도구로 삼아 돈벌이를 했다. 미혼모, 청각 장애인, 사회적으로 소외된 분들 중 오늘도 힘겹게 하루를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다. 이 분들에게 관심과 용기를 드려도 모자랄 판국에 당신은 이들을 모욕했다. 당신의 쾌락을 위해 이들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 이건 트렌딩 도배 따위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엄청난 어뷰징이다. 그리고 준범죄다. 양심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회적 약자 분들에게 평생 죄송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길 바란다.


#3. 당신은 스팀잇 커뮤니티에 계신 많은 분들을 속였다. 당신이 재미 삼아 올린 글들로 마음의 울림을 받고, 용기를 얻고, 또 보팅과 댓글로 응원을 하고 기도를 해주신 많은 분들이 계신다. 심지어 본인도 미혼모인데 지금은 잘 살고 있고, 글을 통해 용기를 많이 얻었다는 댓글을 본 기억도 난다. 당신이 올렸던 수많은 글들이 거짓으로 판명되었을 때, 그 많은 아이디가 한 사람의 농락이었다는 것이 폭로되었을 때, 이 많은 분들이 느꼈던 연민과 감정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분들이 느끼게 될 배신감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해 봤는지 모르겠다.


#4. 당신은 KR 커뮤니티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앞으로는 누군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 누구든지 한 번쯤은 의심을 해보게 될 것이다. 주위에 있는 '사회적 약자'에게 스팀잇을 소개하려던 분이 있었더라도 이제는 주저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가 생겼을 때 그것이 당신의 새로운 분신일지 아닐지 우리는 의심을 해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블록체인은 신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체제다. 당신은 이 시스템의 가장 근본을 공격한 것이다.


#5. 예전 월가에 거짓으로 작성한 이력서로 투자은행에 지원한 학생이 하나 있었다. 그는 이력서에 모건스탠리에서 여름 인턴을 했다고 적은 다음 골드만삭스에 보내고,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보낸 이력서에는 골드만삭스에서 인턴을 했다고 적는 등 '경력 돌려막기'를 했다. 인터뷰 준비를 나름 열심히 했는지 승승장구해서 결국 한 투자은행에서 오퍼를 받게 된다. 하지만 월가 인사과 사람들은 서로 다 친하기에 경력을 확인할 겸 다른 은행에 전화를 했던 모양이다. 결국 모든 것이 거짓임이 밝혀졌고 이 학생은 오퍼를 취소받은 것은 물론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월가와 관련된 모든 금융기관에 취업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스팀잇에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당신은 그 명부에 올라가야 마땅하다.


#6. 당신은 스팀 블록체인의 핵심인 'proof of brain'을 어뷰징 했다. 거짓된 이야기들을 통해 다른 곳에 배분되어야 할 소중한 자원을 가로챈 것이다. 그리고 이는 백서에도 명시된 명백한 어뷰징이다. 클옵님께서 오늘 올린 에 말씀하셨듯 "스팀을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스팀에서 나눠지는 가치에 대해 검증하고 또 검증할 수 있다".


#7. 물론 이런 '합리적 의심'들이 잘못되었을 확률이 희미하지만 조금은 존재한다. 르캉님께서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에 제시하셨다. 사실이 아니라면 부디 이메일로 연락을 해서 의혹을 해결해주길 바란다. 만약 동일 인물이 아니라면 나 또한 사죄하고 르캉님께서 기부하실 동일한 금액을 함께 기부하겠다. 이 약속을 블록체인에 영원히 남긴다. 부디 내가 사죄글을 올리게 되길 바란다. 내 동심을 위해서도.


#8. 아 그리고 내가 며칠 전에 스팀잇인지 스티밋인지 묻는 뻘글을 올렸었다. 이번 사태로 결론에 도달했다. 스팀잇이다. 반 농담 반 진담으로 스티밋이라는 단어를 보면 당분간 경기를 일으킬 것 같다.


#9. 이번 일로 한 가지 뿌듯한 점이 있다면 KR 커뮤니티가 생각보다 견고하고 자정능력이 뛰어난, 건강한 생태계임을 확인한 것이다. 나쁜 사람도 있지만 좋은 분들이 더 많은 듯하다. 그리고 커뮤니티를 위해 본인의 시간을 할애하고 열정을 쏟아주시는 분들이 많은 듯하다. 영어 단어 Avenge누군가 피해를 입었을 때 다시 되돌려준다는 뜻을 갖고 있다. 우리는 계속해서 이 커뮤니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커뮤니티가 피해를 입는다면 마땅히 Avenge를 할 것이다.


#10. The Avengers will re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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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아니 이걸 기억하고 계시다니 ㄷㄷ

이번 사태와 관련된 글은 꼭 필요했다고 봅니다. 저는 이 일을 좀 일찍 파악했음에도 신경 못 쓴 터라 관련 글 올려 주시는 분들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 명문을 어찌 잊겠습니까 ㅎㅎ 아마 그 글을 계기로 김작가님을 더 열심히 팔로 했던 것 같습니다. 김작가님을 비롯한 큐레이터 분들도 많이 고생하셨습니다.

부끄럽네요ㅋㅋ 많은 분의 목소리가 보태져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되도록 좋은 쪽으로 해결이 나면 좋겠습니다.

너무 멋진 글이라 저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을 쓸 때의 책임감이 좀 더 늘어날 듯합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저도 똑똑히 기억한답니다 ㅎ

저두요~~ㅋ

저도 그 글 기억해요- 사실 지나친 메타 콘텐츠 들 때문에 당시에 좀 지쳐있었는데 김작가님이 짚어주셔서 사이다같았지요 :)

사이다도 잘못 마시면 사래 들리는데 ㅋㅋ 감사합니다 :)

암 생각없이 스티밋이라 칭하다가, 미네르바님 답글에 @jamieinthedark 님이 ㅋㅋㅋ 하신 이후로... 저는 스팀잇이라 합니다. 흑흑흑. 저는그분이 참 딱합니다. 현실세계에서 얼마나 어려웠으면 ㅉㅉ 그리고 우리 김작가님이 여기 소환되시니 세상 반갑습니다. ㅎㅎ @kimthewriter 안녕히 주무세요 ㅎㅎ

고래분들 함부로 소환하는거 아니에요!ㅋㅋㅋ (농담입니다)

저도 왠만하면 이런 사태에 있어 딱한 생각이 먼저 드는데 이상하게 저 분은 여기 사람들을 기만하려고 본인의 쾌락을 위해 저지른 행동같아 화가 났습니다.

아... 딱하긴 합니다. 저런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요.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그때 S님의 스파임대를 정중히 거절합니다 라는 글이 제일 괘씸합니다.ㅠㅠ 그 글에 보팅하고 글 남기고... 참 대단하신 분이다.. 이랬는데 말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정신구조와 상태를 가진 사람인지 이해가 안됩니다ㅠㅠ

저도 그 글 읽고 이 사람은 진국이다 싶었는데 제가 너무 순진했나봅니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의심이 틀렸다는 증거가 나오기를 바랍니다만 그럴 일은 없겠죠.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럴 확률이 높겠죠...

정말 우리가 생사람 잡은 거였다면 뭐라도 반응이 좀 나왔을겐데 아무런 대응도 없다는게 더 슬프네요

아직까지 무반응이네요.

스벤저스 감사합니다!

스벤저스! ㅋㅋ 센스 만점이십니다.

멋집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ㅠㅠ

요호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말에 바깥 세상에서 기분전환좀 하시지요 ^^

요호님도 글도 다 읽었어요. 아직도, 저를 포함한 우리 스티미언들은 믿고싶지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스티밋이라는 단어는
앞으로는 금기어와 동일할 만큼 어마무시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네요..

이런식으로 나열되어지는걸 보니...
어마무시하구나 싶네요..

그러면서..

우리가 사랑하는 커뮤니티가 피해를 입는다면 마땅히 Avenge를 할 것이다.

우리에 포함하시어
애쓰시려고 하는 모습 응원합니다.

저야 뭐 스파도 없고 정말 부담없이 다른 분들께서 만들어놓은 바다에서 재미있게 노는 플랑크톤이죠. 신도자 님 같은 돌고래급 분들이 노력이 참 많으십니다. 우리 모두 애쓰고 있습니다 ^^

스티밋... 제가 애정하며 쓰던 표현인데 이제는 안 쓰려구요ㅠㅠ

좋은 글 많이 써 오셨네요. 많은 분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글인것같네요

예전 글들까지 읽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꽤 씁쓸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다시 글을 올리면 응원하고 보팅하고 지지할 사람들이 있지 모른다는 겁니다.

정명석이 출소한지 꽤 됐더군요.
그 동네에는 여전히 여대생들을 실어나르는 버스가
빼곡하다고 합니다.

처음듣는 이름이라 검색을 해봤는데 검색한 것을 후회할 정도로 어이가 없네요... 에휴

어..! 전 블록체인이 불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반대의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블록체인의 이점이기도 하죠. 하하.

오 ㅎㅎ 재미있는 관점이네요. 저는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 신뢰를 바탕으로 만든 기술이라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좋은 말 하고 싶지 않네요.
개쓰레기들인거죠.
사회 약자들을 팔아서 지 배떼지를 채우려고 드는 XX 들은요.

자정 능력을 믿습니다.
아니 자정 해야 합니다.

발전하는 스팀잇이 되기위해서라도...

저도 하고 싶은 말이 더 있지만 일단은 아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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