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의 욕구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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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도 벌써 흐지부지 많이 살았다.
살면 살수록 시간은 빨리 지나가고
한달은 물론이고 일년도 금방이다.

자꾸 자꾸 나이만 먹어가는 나를 보며
정말 이제부터는 행복하게 살리라
다짐해보지만 이것은 다짐만으로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추락의 욕구..

나는 가끔 내가 불행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길이 행복의 길인지 알면서 그저 익숙하다는 이유로 불행했던 과거의 일상을 다시금 반복하려는 것이다.

이 정도면 나도 이제 많이 행복해졌지 암~ 하고
뿌듯해 하다가도 불현듯 찾아오는 무거움, 우울감.

그럴 때면 이제는 그 무거움을 그대로 온몸으로 느껴본다.

예전엔 나의 친구와도 같았던 그 감정은 나를 또 찾아온 것이며, 나는 그 감정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그는 내 안에서 머물다가,
내가 그를 충분히 맞아주면 그는 때가 되면
자연히 돌아갈 것이다.

그에 대한 나의 거부는 그를 더 화나게 할 뿐이며,
거부하는 나의 마음은 더더욱 무거워진다.

오래된 친구가 나를 찾아 왔다 가면,
나는 다시 내가 원하는 새 친구를 만날 수 있다.

인생에서 많은 것들,
여러 가지 사건들, 나의 감정들.

어느 것 하나 내 마음대로 쉽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온전히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그것에서 해방될 수 있으며
그것은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못 한다.

나를 찾아오는 그리 반갑지 않은 친구들조차

'너가 오랜만에 또 찾아 왔구나.'

라는 마음으로 받아주면

이제는 그가 아닌 내가 주인이다.

내 인생의 주인이 내가 되면
세상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 흥미로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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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많은 것들,
여러 가지 사건들, 나의 감정들.

어느 것 하나 내 마음대로 쉽게 되지 않는다.

하지만 온전히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그것에서 해방될 수 있으며
그것은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못 한다.

살아가는데 지표를 남겨주시는 것 같아서 늘 감사합니다.

맞아요. 안 좋은 감정들을 배척하려고하면 이상하게 저를 더 꼭 안고 놔주지를 않더라고요. 메가스포어님 말씀처럼 올테면 와라. 갈테면 가라.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니까 마음이 더 편해요

송이님 안녕하세요!!
맞아요 배척하면 할수록 더 꽉 붙잡히는 것 같더라구요..><
올테면 와라 갈 때 되면 가겠지! 란 생각을 하니 오히려 그 불현듯 찾아오는 무거운 감정들이 덜 두렵더라구요~~~^^

megaspore님의 글을 보니 어렴풋이 떠오르는 노래 가사가 있어서 올려요.

슬픔이여, 이젠 안녕.
다신 나를 찾지 말아 줘.
어떤 추운 밤에도, 어떤 궂은 날에도.
저녁 어스름이 진 내 작은 창가에
어느새 별들이 내린다.

너를 떠나 살 수 있을까
나의 가장 오랜 벗이여
나는 네가 없이는 내가 아닐 것 같아.
차가운 너의 품 안에서 눈 감으면
어느새 꿈속을 걷는다.

저기 먼 숲에서 짙은 어둠이
끝없이 속삭이는 너의 이름.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아,
다시 너에게로 간다면.

슬픔이여, 그러니 안녕.
이젠 나를 그만 놓아 줘.
어떤 추운 밤에도, 어떤 궂은 날에도
너에게 건네려는 마지막 인사에
어느새 눈물이 내린다.

흐흐흑...
slay님 이건 누구의 노래가사인가요??
정말 제가 쓴 것 같습니다 ㅜㅜ

다 마음에 와닿지만 특히 이 부분

'너를 떠나 살 수 있을까
나의 가장 오랜 벗이여.
나는 네가 없이는 내가 아닐 것 같아.
' 차가운' 너의 품 안에서 눈 감으면
어느새 꿈 속을 걷는다. '

'영원히 돌아오지 못 할 것만 같아.
다시 너에게로 간다면'

'너에게 건네려는 마지막 인사에
어느새 눈물이 내린다.'

이 구절들이 특히 마음을 울리네요 ㅠㅡㅠ
으앙~~~ㅜㅡㅜ

megaspore님 제가 좋아하는 가수인 김윤아 노래예요.
내 속마음을 대변해서 얘기해주는 가수를 좋아해서요.
저도 이 가사를 보면서 내 얘기같아서 좋아해요.
제 노래취향은 제 속을 들키는 것 같아 잘 말 안하고 혼자 감상하지만..^^
megaspore님의 글을 보며 딱 이 노래가 떠올랐어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해요..^^

안녕하세요 megaspore님~~ 자신이 주인이 되는 인생을 사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간이 지나면서 느껴지게 됩니다. 아직 저도 늦지 않았으니
이제는 남이 중심이 아니라 제가 중심으로 생활을 하고 싶네요..
megaspore님의 마음의 글 잘 보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네~ 김성민님~
자신이 주인이 되어 살 수 있다는 것 조차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아요~ 그저 사회가 원하는 대로 그것이 정답인줄 알았는데~~ 눈 떠보니 벌써 인생을 이만큼 살았고 무엇을 위해 산거지? 싶더라구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네 맞습니다 저도 이제는 저를 위한 시간을 좀 가져봐야겠네요 너무 쉼없이 온 듯 합니다.

사람의 감정 컨트롤이 참 쉽지가 않죠...
유명한 말중에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계속계속 반복되는 감정의 굴레를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은' 합니다 ㅎㅎ

저도 생각'은' 합니다 ㅎㅎㅎ

안정을 추구하고 리스크가 작은 행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안정된 생활이 지속되면 거기서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데
지루하다, 재미없다 라고 생각되는 경우도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이란 완벽하지 못한 존재이기 때문일까요?

오늘도 좋은 글 보고 갑니다 ;-)

맞습니다 라이언님~~
저도 리스크가 작은 행동을 하며
평화로운 이 생활에서 작은 보석을 찾는 행동을 계속 하고 있으나 지루하기 짝이 없는(??)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인생이란,인간이란 참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이래도 불만~ 저래도 불만~ ㅎㅎ

노희경 작가의 말이 갑자기 생각 나네요~

"우리는 이래도 '지랄', 저래도 '지랄' 한다."

ㅎㅎㅎㅎ

저희 애들도 그렇고 조카녀석을 봐도 그런데요..
외부적인 지식(?)이 아직 학습이 안된 유아들에게도
우리가 행동하는 패턴(?) 들이 보이면 참 재미납니다.

그런 것을 보면 인간이 타고난 성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들을 나중에 학습을 통해서 갈고 닦고 멋지고 이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우리는 그 노력의 선상에 있는 것이겠죠?

노작가님 말씀 참 재미있네요...(그것 또한 지랄같네요 ㅋㅋㅋ)

그것 또한 지랄같다는 말씀이 더 재밌습니다 ㅋㅋㅋㅋ

제가 좀 지랄맞죠? ㅋㅋㅋ

네 이래도 지랄 저래도 지랄입니다~~

I'm Jirarius. ;-) LOL

Jirarius <- 왠지 멋있어 보이는 단어인데 알고보면 ㅋㅋㅋ

'너가 오랫만에 또 찾아 왔구나'라는 말이 와 닿네요.
어느 것 하나 마음데로 되는게 없는 요즘이어서 우울함이 생기는 요즘인데 위의 말처럼 생각 해버리면 마음속이 한결 가벼워 질 것 같아요~

블루스카이81님~^^

맞아요.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도 심하게 우울감이 찾아올 때는 그게 맘처럼 안 되더라구요~~
나를 가끔 찾아오는 그 녀석은 반갑지도 않은데도 자꾸 나 좋다고 찾아오는 그런 불편한 친구같은 존재 같아요.

‘너가 한동안 안 오더니 또 왔구나.. 흠..
기왕 왔으니 잠시 차라도 마시고 빨리 가주렴..’

이란 마음가짐으로 대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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