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이 순간

in #kr6 years ago

지나간 나날들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어렴풋하다.

‘난 이랬었지.’ 생각하다가도 그것도 내가 현재의 기분에 맞춰 과거의 기억을 가공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어느 때는 좋았어.’라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때가 그렇게 좋았었는지도 아리송하다.

사진도 믿을 수 없다.
현재 남아있는 과거의 사진을 보면 대부분 웃고 있는 사진이 많이 있는데 보통 사진 찍을 때는 일부러라도 웃지 울고 있을 때 찍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 사진을 보고 ‘그래. 이때는 참 좋았어.’라고 떠올리기도 애매하다.

그저 어렴풋한 기억의 끈을 붙잡고 ‘그때는 좋았던거 같아..’ 하고 막연히 추측할 뿐이다.

우리 모두는 죽음을 두려워 한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겪어본 적이 없기에 두렵고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두렵다.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사람이 있다면 삶이 더 두렵기 때문이지 죽음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은 죽기 전에 ‘드디어 이 순간이 왔군. 그래. 그래도 난 후회없는 인생을 살았어.’라고 충만함을 느끼며 미소 지으며 죽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후회없는 인생을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할까.

일분 일초라도 아끼며 부지런하게 사는 것?
아니면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다 가고 사는 것? 아니면 의미 있는 인생을 위해 남을 도와주며 사는 것?

모두 좋지만 이것을 다 한다고 해서 과연 죽기 전에 ‘그래. 난 후회없는 인생을 살았어.’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난 후회없어’ 라고 생각할 수 있기까지는 후회없다고 생각할만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에 정말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가고 싶은 곳 다 가며 살았다고 해서 그 본인은 또 무언가 공허했다고 자신은 남을 도우며 살아야 했다고 여길수도 있고,

또 한평생 남을 도우며 산 사람도 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는 ‘그냥 내 하고 싶은거나 하고 살걸..’ 라고 후회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걸 입밖에 자신있게 내놓지는 못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러니 “후회없는 인생을 위해서 이렇게 살아라!” 라고 말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저 죽기 전에 ‘난 후회없어.’ 라고 생각하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단단히 키우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다.

‘내 모든 인생의 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지금은 거의 기억나질 않아. 그렇지만 난 날 믿어. 난 매순간 그 순간에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거야.

난 매순간 내가 즐길 수 있는 한 최대한 즐기며 살았을거야. 그래. 난 인생을 그렇게 살았을거야. 난 날 믿어. 난 후회없는 인생을 살았을거라고.’

이렇게 우리 자신의 스스로에 대한 믿음에 근거해 후회없는 인생을 살았는지 본인이 결정하기에 다른 것보다 자신을 믿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내 자신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키운다면 남들이 보기에 별볼일 없는 인생을 살았더라도 그 자신은 ‘난 후회없어.’하고 충만함을 느끼며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자신을 자꾸 의심하는 사람들, 오늘부터, 아니 지금 이 순간부터 나 자신의 선택에 대해 확신을 갖자.

법륜 스님은 선택할 때 망설이는 이유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내 일은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결정한 것에 좋든 나쁘든 그 결과를 내가 책임지려고,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가진다면 우리도 점점 우리 자신에 대해 믿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날이 하루하루 지나, 우리가 머리가 희끗해져 드디어 두려워했던 그 날이 왔을 때, ‘드디어 그 날이 왔군. 난 날 믿어. 난 최선의 인생을 살았을거야. 난 후회없어.’ 라고 미소를 지으며 후대 사람들에게 자리를 뿌듯하게 물려주고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아름다운 죽음을 위해서 바로 이 순간부터 내가 나를 믿어주는 연습을 해보자.

선택을 하고 책임을 지자.

나부터 나를 믿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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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단편 영화를 봤는데..
암에 걸리신 분이 자기의 죽음을 선탣하셔서..
딸 4명과 3일 동안 즐겁게 밥먹고 산책하시다가..
돌아 가시는...
많은걸 생각하게 하더군요

어린 시절 마냥 좋았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자세히 생각해보면....
왕따도 당해봤던 기억도 있네요.
무의식적으로 안좋은 일은 축소시키려는 성향이 있나봅니다.

반면에 울 신랑은 안좋은 기억이 주를 이루는 듯... 늘 예전 생각을 하며 부끄러워합니다. 후회하는 거겠죠?

선택을 하고 책임을 지자.

전 선택을 하고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죽을때까지 잘 책임져야할텐데 말입니다..)
군대도 안간 어린 신랑을 선택해... 미우나 고우나 군대도 보내며 잘 키우고 있습니다. 버리지 않고... ㅋ
셋째를 가질 때 부터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시는 시어머니도 계셨고, 넷째를 가졌을땐 엄마로부터 시댁어른들이 어떻게 할래? 란 한마딜 하셨단 이유로 넷째를 지우라고 말을 들었고, 더이상 낳지 않겠다고 신랑에게 조치를 취했지만... 자궁이 얇아 더 임신하면 안된다는 의사의 경고가 있었지만 오호가 생겨서 내가 죽더라도 생긴 아이는 낳아야겠단 심정으로 낳았고... 정말 애들 키우는게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을때도 있지만 내가 낳겠다고 선택했으니 책임을 져야지... 다 내 업보다 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후회보다는 그 가운데서 오는 소소한 즐거움을 맛보고 일상이 시트콤이 되는 경험을 하네요.

나부터 나를 믿어줘야 한다.

제가 절 믿는지 안믿는진 잘 모르겠으나 일단 제가 선택한거에 대해선 후회를 잘 안하는 성격이라그런지 결과가 좋든 안좋든.. 후횐 안하네요. 후회를 하는 순간 내가 더 괴로워서 그냥 안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하지만 집안일에 대해선 아... 좀더 부지런하게 움직였어야 끝낼수 있었는데... 오늘은 매력치를 조금밖에 못쌓았군...이라는 후회는 합니다. ㅋㅋㅋ

제목을 보고 털알이 무슨 일 있는건 아닌가 염려했는데.. 아름다운 죽음을 위한 순간, 지난 세월은 정말 따로 없는 것 같네요. 나 스스로를 믿어주는 것, 무엇보다 내게 필요한 것 같아요. 나를 믿지 않고서 우리가 온전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며, 과연 온전히 우리 자신으로, 내 힘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우리가 지나온 시간, 몸짓 하나에도 의미 없었던 적 없다... 고 믿어요. 그게 무엇인지 그때는, 혹은 아직 모를 지언정. 알고보면 늘 최선을 다하고 살아왔을 거예요. 그래야 살 수 있었을테니까요. 하지만 지금부터는 우리가 더욱 적극적이고 책임있는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두려움이란 없는 것처럼.

글에는 영혼이 비춰질 수 밖에 없고, 메가님께 느껴지는 진실한 기운에서 꿈틀대는 태양을 느끼고 있답니다. (누가 밟은 듯...) 그러니 자신을 믿으셔도 됩니다. 제가 감이 좀 있거든요. (곶감 아님..)

오늘따라 글이 참 빛이 납니다. 메가님이 자랑스러울 정도로. 이 털알이 내 반쪽이다!! 외치고 싶을 정도로...the love

독립해서 직장생활을 할 때까지의 모든 인생이 힘들었기 때문에 그때까지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함 고민은 커녕, 내 인생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중간점검조차도 할 수 없을만큼 부산했습니다. 어느날 눈을 떠보니 나는 그렇게 살고 있었고, 지나간 시절을 돌아보고 아 내가 그만큼 불행했구나(불행할 때는 내가 붏ㅇ하다는 것을 모릅니다, 행복해 봐야 내가 줄행했던 때가 보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지금 현재를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항상 그 반대급부의 것이 들이닥치면 그제서야 그 전의 것이 오롯이 보입니다.) 하며 행복한 지금 이 순간을 움켜지려 했습니다. 다시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다니요. 도대체 메가님의 사유의 깊이와 넓이는 어디서 온 것인가요?

얼마전에 큰아이 반 학생의 아버지가 돌연사 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다른 학부모랑 wake 에 갔는데 그 엄마는 너무 평안한 얼굴로 우리를 맞더니, He had a happy life, no more regret.. 하더군요. 그때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가슴이 무너질것 같았겠지만 우리들에게 한 이야기... 후회는 없어...

‘내 모든 인생의 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지금은 거의 기억나질 않아. 그렇지만 난 날 믿어. 난 매순간 그 순간에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거야.

결국에는 나에개 다가올 죽음도 현재의 내가 생각하는 현실 속에서 상상하고 예견되어지므로 저는 메가님의 저 말에 동의해요.

갑자기 찾아온 죽음이라면, 그 분처럼, 그 당혹스러움은 어찌할까... 두려워요.
이 세상을 살며 모든 단계를 거치고 늙어가고 아이들이 다 자라서 본인의 삶을 살 수 있을 때, 그때 다시 죽음을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오늘도, 지금 이순간도 후회없이 나를 믿으며 살아갈 수 있게요...

법륜 스님은 선택할 때 망설이는 이유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는말...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저부터도 점심메뉴를 고를때 의견을 내지 못하는 이유가 제가 가자고 했다가 맛없으면 저에게 책임이 올까봐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늘 점심메뉴를 고르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고 저는 먹고싶지 않은 음식을 먹을때도 많습니다.
이런 작은 일에서도 선택을 못하는데, 하물며 인생에 있어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최고의 인생은 아니더라도 최선의 인생을 살기 위해 책임지고 스스로 결정하는 인생을 살아야 겠습니다.
저의 선택이 아닌일(장애인으로 태어난 일)도 즐겁게 받아들이는데 성공했는데, 저의 선택도 제대로 컨트롤 못해서는 안되겠죠.

언제나 좋은 주제로 이야기를 잘 풀어주시네요.
'자신에 대한 믿음'
좋은 말씀입니다.

저 역시 죽음에 대한 '준비'를 가끔 생각해요.
가장 인상 깊은 죽음은
스코트 니어링.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죽기 전에 곡기를 끊음으로써 삶을 완성했거든요.

그리고 우리 외할머니.
97세를 살았는데
마지막에 몸이 안 좋아
기저귀를 채우자
이를 거부하면서 황달이 오고
3일만에 돌아가셨거든요.
자신에 대한 존엄함이 돋보이는 죽임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의지가 잘 발현되자면
몸 관리 건강 관리가 첫째구나 싶더라고요.

건강해야
건강하게 죽을 수 있겠다^^

제가 요즘 시한부 인생을 머릿속에 상상하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거든요.

저는 세상에 미련도 없는 것 같고 후회도 없는 것 같은데... 그리던 미래를 맞이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가장 크게 마음에 자리 잡는 생각은 가족 걱정이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그래도 가장인가보다 생각했답니다.

시한부 인생 상상하지 마세요..
그럼 제 팬클럽 누가 관리해요...ㅜㅜ

오래 오래 사실겁니다!!!

정밀 검사는 꼭 받으시구요!!!

동의합니다.

5월엔 꼭 받습니다~ 시간 조율 빨리해서 검사해야죠... <문득 두려워서 내가 덜 적극적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

워낙 제가 혼자서 이런 저런 상상을 잘 한답니다..
그래서 더 아무렇지도 않을 속이 계속 이러는지도 몰라요. ^^

아니면 제 속에서도 별일 없겠지라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어서 일지도 몰라요 ^^

홍콩 점점 더워질 때죠?? 별님도 건강관리 손목 관리 잘하시고 요가로 회복한 목도 잘 유지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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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지속되지 않을 죽음 이후에는 전혀 무서워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에게는 삶 또한 무서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서한, 에피쿠로스>

『철학의 위안: 불안한 존재들을 위하여』(알랭 드 보통, 정명진 옮김, 청미래, 2012)

죽음의 면전에서라면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

『生은 다른 곳에』(밀란 쿤데라, 안정효 옮김, 까치, 2011)

아무리 반복 학습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실은, 우리는 아주 잠깐 지구 위를 걷는 동물일 뿐이고, 언젠가 사라질 껍찔에 둘러싸인 벌거벗은 육신일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데이비드 실즈, 김명남 옮김, 문학동네, 2012)

뒤집어 생각하면, 죽는다는 사실은 든든한 빽 같습니다. 어차피 우리 모두가 소멸할 존재인데 크게 두려워할 게 뭐가 있겠느냐는 것이죠. 그러나 저를 포함한 보통 사람은 이 명백한 사실을 망각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합니다. 저는 어제도 그렇게 살았네요, 흑. 재차 상기해야 할 듯합니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요. “선택에 대한 책임, 스스로에 대한 믿음” 후회 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데 필요한 것들 같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막연히 두려워지는데, 메가스포어님 말씀처럼 그 두려움이 지금 제 자신에 대한 신뢰 정도에 기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자신을 온전히 믿으면 마지막 눈 감는 그 순간에도 내가 한 모든 결정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이 들텐데 말이에요. 나부터 나를 믿으려면 내면이 좀 더 단단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면이 쿠크다스 + 두부 수준인 저는 많은 단련이 필요할듯 합니당....크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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