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이야기] 복직 (덧글 有)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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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s to @carrotcake & @crowsaint

스팀이던 뭐던 암호화폐가 바닥을 기고 있는 바람에 나의 복직이 원래보다 당겨질 듯하다.
작년 후반까지만 해도 일하러 가지 말고 스팀잇에서 글이나 쓰라고 했던 신랑의 호기는 어디에??

그동안 3,4호가 다니던 어린이 집에서 5호는 돌 지나고 오라고 하는 탓에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집근처 사립 어린이집이 공립으로 바뀌면서 5호를 받아줄 수 있는 상황이 생겼다. 듣자하니 국공립이면 영아라도 요청이 들어오면 꼭 받아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어제 어린이집 면담을 갔다가 4월 중순쯤에 입소하기로 하고 단유와 분유로 갈아타는 연습을 시작했다. 코를 찔찔 흐리는 5호를 보면 좀 안된 마음도 있지만 다 같이 굶을 순 없으니...

어제 간호 부장과 약속을 잡고 오늘 오전에 면담을 하러 갔다. 육아휴직 들어가기 전에는 왠만하면 그냥 복귀하지말고 집에서 애기나 좀더 키울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더 키우긴 커녕 복직을 앞당기려 가다니...

우리병원은 5층 6층 밖에 병동이 없었는데, 7층을 오픈 하면서 기존에 있던 간호사들이 많이 그만두고, 나를 포함해 다섯명은 육아휴직 중에 있으며, 새로운 경력 간호사들과 신규 간호사들이 다 일을 하고 있었다. 작년에는 그렇게 신규라도 뽑으려고 해도 안됐었는데 올해는 남자간호사도 4명이나 들어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점점 "간호사는 여자." 란 고정관념이 많이 깨져 가는가 보다.

조기 복직 의사를 밝혔더니... 내 생각과 달리 환영하기 보단...(두달 전까지만해도 빨리 복귀할 생각없냐고 나에게 물었었는데....) 지금 신규들이 많이 들어왔고, 환자수는 적어서 당장은 복직하기 힘들것이다 란 대답을 들었다.
나 일할땐 그렇게 사람 뽑아달라고 외치고 오프 반납하며 일했는데... 8개월만에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의사들도 새로 들어오고 나가고 하고 해서 저번 이번달만 인건비로 1억이 들었다나... 뭐라나... 들을 땐 그런가? 그렇게 많이 들까 생각했는데 집에와서 계산해 보니, 간호사 45명 평균해서 220을 잡으면 9천9백만원이니 그럴만도 하겠다.
간호사만 1억이니...
의사들까지 하면...
간호사의 배는 받으니깐...
머리가 아프니 계산은 안하는 걸로..

그래서 나의 복직 여부는 총무팀이랑 넘치는(?) 인력 관리에 대해 의논해보고 연락을 준다고 했다. 쉬울 줄 알았던 나의 복직 상담은 이렇게 끝나 버렸다. 병원이 이 병원 밖에 없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익숙한 곳이 좋고 그만두지 않은 다른 간호사쌤들하고도 정이 들어 이사를 가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계속 다니려고 했었는데 참 애매하게 되었다.
하지만 신규 간호사들이 또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상황이라(이미 2명 그만뒀다는 이야길 다른 간호사에게서 들었기에...) 아직 조기 복직에 대한 낙담을 하긴 이르다. 사람일은 모르는 일이니깐.

병원이 잘 되서 인력 좀 넉넉하게 쓰고 돈도 잘 벌고 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엄청 속물같다.
병원이 돈을 잘 벌다니...
@afinesword님의 글 기레기가 떠오른다. (또, 본인이름이 나와서 깜짝 놀라시는건 아닌지... 놀라지 마셔요~ 욕하지 않습니다.)

지사형 기자와 직업형 기자.

기자도 사람인데 돈을 벌어야 살텐데 무조건 지사형만 할 순 없지 않은가라고 생각했던...

병원도 사람이 일하는 곳인데 돈을 벌어야 직원들 월급도 주고 하는데... 무조건 봉사만 할 수 없지 않은가? 라고 생각해본다.

덧글
이글을 쓰고 그냥 취업사이트를 찾아보았다.
우리 병원은 간호사 모집 취업광고를 내고 있는 중이었다.
간호사가 더 필요 없으면 내리던가..
나랑 뭐하자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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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참... 제 맘 같지가 않아요. 가끔은 저의 이 대수롭지 않은 일상이 모래 위에 쌓은 성 같아서, 운명의 장난 한 번이면 무너지고 마는 개 아닌지 두렵습니다.

아무쪼록 가장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알 수 없어서 신나는거 아니겠습니까?
우린 반석 위에 집을 지어야죠. 전사님 일상도 반석위에 쌓은 성일 겁니다. 돈 비 어프레이드, 맨~!!

당연한 말씀. 병원이 돈을 잘 벌어 피고용인들에게도 급여가 넉넉하면 좋겠는데 이 얘긴 사정이 복잡할 거 같이 이만 줄이고 갑니다...

그죠? 많이 복잡합니다.
어느 기사를 봤는데 중소병원이 돈을 그렇게 못버는것도 아니랍니다. 의사 월급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지.... 역시 재수를 해서라도 의대를 갔어야했나 란 생각이 들게끔만드는 기사더군요..

아무렴요.. 돈을 벌어야지요. 돈을 번다는 것은 일을 한다는 뜻이죠..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복직이 어서 되시길 바랍니다..^^

양가감정입니다.
복직이 되었으면 싶기도하고, 일하러 안가고 싶기도 하고.. ㅎㅎ

스팀이 얼른 올라서
리자님께 효자노릇 좀 톡톡히 하면 좋겠어요
5호 어린이집 보낼 생각,
막상 복귀가 바로 되지 않는다니 그것도 또 걱정..

스팀아 너 쫌!!!

걱정을 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는것 같아요. ㅠㅠ

스팀아... 너 쫌... 어떻게 안되겠니?????? ㅎㅎㅎ

복귀 하시려는데는 또 다른가보네요.
제 사촌동생은 논다고 쉬었을때 괜찮냐고 했더니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맘 편안하게 놀러다녔었는데...
버는걸 원장이 다가져가지 않고 나누면 간호사가 풍족한 병원을 볼 수 있을거 같은데 ... 쉽지 않네요...

저도 어디든 갈수 있을 줄 알았는데 타이밍이 좀 안맞았나 봅니다.
저희 병원은 버는걸 원장님이 다 가져가시진 않는것 같고...(돈 빌리러 다니신다는 말씀을 하셔서...) 어디로 다 나가는지 모르겠어요. ㅎㅎ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복직에 대한 맘이 없을때는 연락이 오고 복직하고 싶을때는 기다리라는. 사는게 참 내 맘같지 않은거 같아요 그죠?
그리고 병원도 분명한 일터이니 그런생각하시는거 당연하신거 같아요~ 그나저나 스팀잇에도 다시 봄날이 얼른오면 좋겠어요~

타이밍이 안맞았네요...
스팀잇도 봄날이 얼른 오길~

막내 벌써 어린이집 갈수 있어요? 와우!!!! 복직이 계획하셨던 대로 안되셨군요. 기왕 이렇게 된거 스달 가즈아를 외칠수 밖에요. ㅎㅎㅎㅎㅎ 저도 요즘 일거리 없어서 백수인데,,, 스달 떨어져서 고민고민이랍니다.

복직이 5월에 계획이라...
아직 좀더 두고봐야할것 같아요.
5호는... 맘이 좀 짠하긴 하지만... 이미 집도 어린이집 같아서...
스팀이던 스달이던 좀 갑시다!!!!

무엇보다 한 명만 벌어도 가족이 먹고 살 수 있는 사회 구조가 되었으면 합니다^^

옳소~!!
아님 아이를 키우면서도 다 같이 일할 수 있는 구조가 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돈도 돈이지만 일하길 원해서 일하는것도 있으니깐요.

저는 육아휴직은 아예 생각도 못했고 출산휴가 마치고 출근할 때도 괜히 마음이 그랬어요. 쟤 왜 나와? 이럴까봐ㅜ 아이낳고 키우고 일 좀 해 보겠다는데도 꼭 죄지은 느낌 들어서 상당히 슬펐던 기억이 나요. 아무쪼록 복직이 잘 되고 아이들 맡기는 일도 순탄하게 정리되길 바래요.

예전에도 지금도 육아휴직하면 불이익이 많이 오는것 같습니다.
제 친구들을 보니 대학병원에 일하나 참... 별로더라구요..

스팀이 많이 떨어져서 불편해지는 사람들이 많네요..ㅜㅠ 부디 복직이 잘 되시기 바래요!ㅜㅠ

잘 될거예요.
안되면 뭐.. 딴 데 가죠 뭐. ㅎㅎ

ㅎㅎㅎ그나마 익숙한데 가고 싶어서 그런것 뿐이지 사실 가고자하면 갈데야 많겠죠?ㅋㅋㅋ그래도 leeja님에게 제일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나면 좋겠어요! 스팀이 갑자기 팍 오르거나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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