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일지] 09112018

in kr •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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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살다보면, 인생의 그래프의 어떤일은 꾸준한 상승세로 오르기도 하고 어떤일은 들쑥날쑥 하기도, 또는 어떤일은 계단식처럼 오르고는 하는데 ‘연습’ 이란 훈련에 대해서 생각해보자면 늘 후자이다. 아무리 연습실에 몇일이고 박혀서 애를쓴들 내 기준에 안차는 성과밖에 얻지 못할지언정, 풍부한 결과를 창출해 냈다고 만족해 본적은 기억에 없다. 그저 될때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노력하다보면 내가 모르는새 어느날 갑자기, 계단을 오르듯이 탁 하고 단계별로 이루어지는것.

    연습실에 박혀서만이 이루어지는것 또한 아니다. 물론 기본적인 테크닉을 절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는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꼭 피아노 앞에 앉아야만 곡의 영감이 떠오르는게 아니듯이 콘서트도 가보고, 친구들과 음악에 대해 열띤 토론도 해보고, 말하는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도 보고, 이건 언제 들어도 이상하다.. 늘 끊임없이 음악에 대해 생각하고 빠져있을때, 단계별로 성장할수 있는것. 귀와 코, 목은 다 연결이 되어있기에 어떠한 소리든 내 성대가 같이 듣는다. 간혹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의 재미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내는 억지로 목을 쥐어짜는 괴로운 소리를 듣고 있자면 내 목이 같이 아픈것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좋은 발성의 노래를 계속 들어주고, 그들의 딕션과 호흡을 같이 느끼는것도 연습에 포함된다. 일종의 세뇌(?) 훈련인셈.

02

    모 음악가 부부가 있다. 이 중 남편은 소위 말하는 대형 기획사에서 꾸준히 앨범을 내고 단독 콘서트를 하는 알만한 뮤지션이고, 아내또한 독자적인 음악색깔로 매니아 팬베이스를 가지고있는 데뷔 8년차인 뮤지션이다. 모 프로그램의 인터뷰중, 그녀에게 물었다. 남편이 부럽지는 않나요? 여기서 밴드 활동성의 크기를 수익면에서 계산했을때 보여지는 차이에서 느낄수 있는 부러움인가 라고 멋대로 해석했다. 질문에 그녀는 부럽다고 대답했다. 그래, 암만 부부라도 경제적인 부분과 대중의 인기에 노출되는 부분을 비교했을때 부러울수 있지 생각했었지만 그녀가 말하는 부러움이란 내가 생각했던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녀 왈, ㅇㅇ는 정말 하루종일 음악에 빠져있어요. 저도 음악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빠져있다고 생각했는데, ㅇㅇ는 정말 음악을 정말 많이 생각해요. 그 점이 부러워요. 다른 것 다 필요 없이, 오로지 ‘음악’ 만 생각할 수 있다는것. 인터뷰중 내가 공감했던 부분이다. 꾸준히 ‘음악’만 생각할수만 있다는거. 이건 정말 쉽지 않다.

    이 100% 음악에 빠져있는 삶을 영위하는데는 여러 다른 일들을 내 음악세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까지 잘 조절하고 해내는 능력이 필요한데 나는 이 생활인인 나, 음악인인 나를 분리하는 과정이 늘 어렵다. 요리사 였다가, 한순간엔 청소부로 바뀌고, 또 글쓰는 사람으로, 연주자로, 종종 선생님으로 마치 카메라의 필터를 씌우듯이 내 안의 모든 필터를 휙휙 바꾸는것이 쉽지 않은것. 이 모든것이 ‘내’가 되는 과정이고 케잌 파티션 나누듯이 자를수 없는 것이라 해도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분명 내 생활에는 어느 정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 있는데 사진에 필터가 마구잡이로 겹쳐져 있으면 색이 망가지듯이 이런 부분에선 ‘음악인’ 인 나일때의 충분한 완성도의 결과물을 기대할 수 없다. 모든것을 갈아 넣어도 결과의 완성도가 100% 끌어올려지길 기대하기 어려운데, 이런 저런 생각과 잡음이 들어가니 아웃풋이 제대로 나올리가. 이 부분을 잘 조절하는 현명한 방법은 대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03

    어제 우연히 포카혼타스의 OST 를 듣게 되었는데, 문득 대학 입시준비때 각 음정의 인터벌을 발성에 붙이는 연습을 하던때가 생각이 났다. 각 인터벌마다 올바른 위치에서의 발성이 나오느냐를 놓고 매일같이 연습했었는데, '에' 발음이 너무 안붙어서 고생했던 기억이다. 이 포카혼타스의 'Colors of the wind' 곡중에는 Have you ever heard a wolf cry to the blue corn moon 이라는 가사가 있는데, 여기서 Have you EVER heard- 할때 you 와 ever 의 인터벌이 완4도인데 이부분이 발성에 붙지 않아 며칠을 고생했다.

    이러한 훈련 또한 단계별로 이루어진다. 노래에 활용하기 위한 모음 발성은 기초가 탄탄해야 하는데 그 시절 일주일의 50분 레슨으로 그 많은 곡과 공연을 온전하게 소화 하기엔 나의 기초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이 단계에서 내 단점이나 장점을 극복하거나 강조하게 되는데 누구든 도움이 필요하다. 내가 여태 레슨을 했던 많은 학생들에게 화려한 곡의 테마를 부르는것보다 기초를 중요시 했던것은 이런 이유. 내 목소리의 색깔에 맞춰 노래를 선택하고 계속적으로 연습해 나아가는 과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호흡이 끌어 올려지고, 기둥이 세워진후 발성이 알맞은 자리에서 돌아야 제대로된 소리가 나오는데 그땐 너무 말라서 몸에 힘을 빼고 부르자니 발성이 붙지 않아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긴 합주시간이 끝나고 매끼 탕수육, 짜장면 같은 고열량 중국음식을 들이 부었으나 이상하게 체중이 늘지 않았다. 오히려 먹을수록 빠지는 느낌이 들어서 무서웠을정도. 원치 않게 내 몸무게를 조절하지 못할땐 엄청난 좌절감이 든다.

    레슨 일지를 공유하는건 어떻냐는 아이디어를 받았는데 이것 또한 오랫동안 기록하고 정리 해놓은 부분이라 스팀잇에 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것 같다. 다만 늘상 1:1로 학생의 상태와 레벨을 고려하여 이루어지는 레슨과는 달리 불특정 다수에게 강연하는 식의 지식은 좀 부담스러울 뿐더러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에게 장비가 갖추어진 녹음실에서 다듬어진 노래를 들려주며 보세요 이렇게 따라 하는 거에요 라며 피드백 없이 벽에 대고 얘기하는것과 같은 맥락의 괴리감이 있다고 할까. 실제 나는 유투브같은 곳 올라와있는 보컬 동영상-이렇게 따라하면 나도 가수처럼 부를수 있다- 식의 영상은 보지 않는 편이다. 온 몸을 울리며 소리를 내는 여러 과정을 배우는 보컬레슨은 내 몸을 이해하는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어떻게 하면 소리가 나고 어떻게 다르게 나는지, 나는 어떻게 호흡을 하고 있는지 등을 선생님과 같이 이해하고 필요에 따라 흉부를 만지기도 하며 눈으로 보고 직접 느끼는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이해를 건너뛰고 그냥 노래를 잘 부르고 싶은 '편법' 만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9월이 되면서 슬슬 거리에 차가 많아지고 출퇴근 시간에 집 앞 교통이 혼잡해졌음을 볼수 있었다. 학교로 돌아갈 시기가 곧 온다. 안그래도 이것저것 할 일이 넘쳐나는데 점심시간때마다 먹을 도시락을 싸가야 한다. 처음 수업을 들으면서 어쩔수 없이 몇달간은 인스턴트 파스타, 피자, 바게트 등으로 때웠지만 난 딱 몸안에 넣는 음식의 질 만큼만 에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정성을 들여 요리한 따듯한 집밥을 먹으면 하루 한끼만 먹어도 왠만한 일들을 해치우는데 큰 무리가 없지만 빵이나 라면 등을 먹거나 또는 길거리에서 대충 때우는 식의 끼니는 도저히 기운이 나질 않는다. 이런걸 보면 내 삶의 가장 큰 비중은 음악이 아닌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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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집밥은 한끼만 제대로 먹어도 애너지 충전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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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리틀 포레스트 같은 음식영화 보면서 입맛만 다시고 있답니다. 식용꽃을 파스타에 얹어 먹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예뻐 보였어요.

먹고 사는데 걱정이 없다면 음악에 100%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요 😉
하지만 결론은 우리 삶의 가장 큰 비중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있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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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문제가 크게 개입한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에는 꾸준한 창작성이 제일 중요한것 같아요. 뭐든 꾸준한게 어려운듯..🤗

" 내 삶의 가장 큰 비중은 OO이 아닌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있을지도.. "

OO을 바꿔도 아무 무리가 없는 이유는 OO과 상관없이 신체의 건강은 맛있는 음식을 섭취하면서 시작되는듯 합니다. 신체의 건강이 정신의 건강과 직결되고, 하고자 하는 OO의 몰입에 직결되므로 맛난거부터 열심히 잘 먹자고 하는 이야기 입니다. 쓰다보니 뭔소리인지 저도 잘 모르겠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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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라는 말씀이지요. 새겨듣고 있습니다 🐹

헤이 시스터 ~~
음악 일지. ...넘 맘에 든다...

조만간 맛난거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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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먹는 밥은 뭐든 맛있죠..💏

예전에 같이 살던 룸메가 음악을 만드는 것에 가장큰 비중을 두었던 놈이라 같이 살면서 진짜 밥먹고 음악이야기 음악에 대한 생각만 했던 적이 한 일년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천국이었는데... ㅋㅋ 글을 쭉 읽고 저를 돌아보니 정말 비중이 많이 줄었다 싶네요. 좀 올려봐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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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귀한 인연이 옆에 딱 붙어있어주면 놓치지 않을텐데.. ㅋㅋ 천국이였네요. 좋은 동료를 얻는것도 참 중요한 부분인것 같아요. 음악일지 많이 올려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음악의 음자도 모르는 제가 읽어도 뭔가 엄청나게 심도있는 글 같습니다. 뭔가 이해할 수 있을것만 같기도 하면서도 아닌거 같기도 하면서 나름 공감대를 형성하며 글 잘읽었습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제가 하고 있는일에 접목시켜서 충분히 이해가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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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없는 글이니 편히 읽어주시면 됩니다. 열두달 님은 다방면으로 재능이 많으신것 같아 부럽네요. 특히 요리와 화장실 청소 전문가시니...!

일상과 연습, 훈련에 관한 이야기 공감합니다. ^^ 생활인으로, 그때그때 온전한 몰입을 하는 걸 배우는 것도 훈련의 중요한 부분인거 같아요.
레일라님 목소리 정말 매력적입니다. 오늘도 레일라님 노래 들으며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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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함께했네요. 오늘도 힘내세요!

모든게 사람이 즐기면서 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요 ^^?

연습하고 생각하는 삶은 아티스트에게 절대적인거 같아요. 그럴려면 맛나고 좋은 음식먹고 힘을 내야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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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잘하신다니 부럽습니다.

열정적인 삶을 사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생각하다가 그 뮤지션 부부는 누구일까 궁금하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따듯한 밥 한끼 해주고 싶은 글입니다. 요리사 청소부 음악가 선생님으로ㅜ자유롭게 넘나드는 레일라님이 그저 부럽고 감동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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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북키퍼님. 일상을 훈련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데 글을 쓰다보니 늘 그런 생각만 하는것처럼 되어버렸네요. ㅎㅎ 좋은하루 되세요!

이오스 계정이 없다면 마나마인에서 만든 계정생성툴을 사용해보는건 어떨까요?
https://steemit.com/kr/@virus707/2uepul

음익일지 잘 읽었습니다. ^^

지난번 제안했던 9월 중순 이후 파리 밋업 날짜 서로 맞춰 보려고 합니다. 래일라님도 바쁘시겠지만 9월15일 이후 30일까지 괜찮은 날짜 3날짜만 주실수 있나요? 전 15일, 22일, 28일 저녁 괜찮습니다.

음악가 아내의 말이 특히 공감되네요.^^
단순히 좋아하는 일에 100% 빠져있는 삶이
제가 바라는 이상에 가까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