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Cui bono"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는가?

in #kr6 years ago (edited)

(코인비평) 스팀 하드포크 20을 겪고 느낀 당황스러움...



1년 전쯤인가 호기심에 스팀잇이라는 것에 가입해 봤습니다. 암호화폐관련 수준높은 글을 찾아보면 희한하게 steemit이라는 곳과 연결이 되었거든요. 이렇게 저렇게 눈팅을 하다가 용기내어서 글도 써 보고 스파업도 하게 되었습니다.

뜬금없이 내 이야기를 왜 하냐 하면 대부분이 스팀잇에 입문하고 스팀을 구입하여 스파업을 하는 과정이 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스팀잇은 스팀이라는 블록체인에 입문하고 애정을 갖게 하는 입구입니다. 블록체인이 실생활에 이렇게 가까이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능성입니다.

스팀 장기투자하는 사람은 제가 볼 때, 상당수가 스팀잇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들입니다. 조금씩 활동해 보다가 익숙해지고 마음에 들면 조금씩 스파업을 하게 되는 과정을 밟게 되는거죠.

이번 하드포크의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저같은 사람과 여러 돌고래들이 나타나기 훨씬 힘들어질겁니다. 아무것도 없이 처음 들어와서 할 수 있는게 거의 없거든요. 저같아도 이번 하드포크 이후에 들어왔다면 바로 떠났을것 같습니다.



스팀잇이 없다면 스팀은 그냥 가격이 이상하게 움직이는 잡코인일 뿐입니다. 거래하기도 불편하고, 거버넌스도 불투명하며 토큰분배도 이상하게 되어있는 그냥 그런 잡코인 말입니다. 스팀잇의 가능성과 기능을 훼손하더라도 SMT라는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교만한 행동입니다. 스팀이 뭔 계획을 세우던 스팀잇의 가능성과 기능은 훼손하면 안되었습니다...

사실 이오스 흉내내기 전에 스팀잇부터 제대로 성장시켜야 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면에서 이번 하드포크의 결과는 참담합니다. 원활하지 못한 하드포크과정의 문제점을 말하려고 하는것이 아닙니다. 하드포크의 방향성에 관한 것입니다. 이 점은 제가 볼 때,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개선이 될 때 까지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할 생각입니다.



이번 하드포크로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 있습니다. 스팀잇의 접근성입니다.


이점을 개발자들이 계산에 넣지 못한것인지 의도적으로 무시한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결과는 똑같습니다. 가뜩이나 접근하기 힘든 스팀잇에 튼튼한 장벽을 하나 더 세웠습니다.

https://steemit.com/kr/@ukk/resource-credits

@ukk 님이 쓰신 글입니다. 처음 가입한 사람이 매일 활동할 수 있는 한계는 글 하나에 댓글 3개 정도입니다. 여기에는 글을 수정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원활하게 활동하려면 100sp 정도가 필요합니다. 대략 현재 시세로 10만원 정도는 투자해야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습니다.

10만원정도 예치해야 원활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SNS라...... 듣도 보도 못한 아이디어입니다.



예를 들어서 EOS 기반 SNS인 EOSteemit 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SNS를 원활이 이용하려면 150 EOS를 staking 해야 한다면 이 서비스를 이용하겠습니까?

그게 너무 심하면 15 EOS를 staking 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둘 다 결과는 똑같습니다. 누구도 돈을 쓰지 않으면 원할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SNS를 쓰지 않습니다. 더러워서 안하고 맙니다. 이건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관한 것이기 보다는 인간 감정에 관한 것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최소한 글을 쓰고 댓글을 달고 친구를 맺는데 필요한 EOS는 0 이어야 합니다. 돈을 쓰지 않으면 원활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SNS는 웃음거리가 될 뿐입니다.



그렇다면 EOSteemit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자원비용은 누가 지불해야 할까요? 상식적으로 EOSteemit 운영자나 재단에서 지불해야합니다. 최소한 글쓰기, 댓글달기, 친구맺기 같은 기능은 기본적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보상을 더 받기 위해서 EOS를 staking하던 자체발행한 토큰을 구매하던 그건 자유이지만 최소한의 활동을 하는 것까지 제약을 받는 SNS가 성공할리 만무합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가 서버비용과 관리비를 사용자에게 징수하지 않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SNS를 이용하려면 돈을 내라"는 SNS는 나오지 않습니다. 인류 문명이 퇴보하지 않는한은요.

스팀잇도 기본적인 활동에 필요한 15SP 는 스팀잇재단이 보장했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번 하드포크는 기본적인 활용을 위해 필요한 자원을 마련해야 할 주체를 steemit 재단에서 개인 사용자로 바꿔버린 것입니다. 스팀잇 재단이나 책임있는 관리자는 최소한의 활동도 보장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결국 대량의 스파를 충전하고 사업을 하는 써드파티를 대비하는 목적의 하드포크였던 겁니다. 이 과정에서 피래미들은 스파업을 하던지, 불편함을 참던지, 떠나던지 셋 중에 하나를 강요받게 되었습니다. 이게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인가요?



기가 막힌 것은 스팀잇 내의 반응입니다.


스팸 메세지가 줄었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줄어든건 스팸메세지뿐이 아닙니다. 모든 글이 줄어들고 있지요. 글 쓰기 힘들어진 것은 스패머 뿐만 아니라 신입유저와 스파업 하지 않고 활동하던 모든 유저입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 계획이나 생각의 흐름을 과신하고 명백한 사실관계를 무시할때가 있습니다. 이런 결함때문에 많은 인지부조화와 사고의 편향이 생기지요.

  • 스팀잇에서 스파없이 활동하기 힘들어졌다(팩트)--->기존의 유저가 이탈하고 신규유저의 진입도 줄어들것이다.---> 스팀잇이 스팀에서 갖고 있는 위상으로 볼 때, 스팀의 미래에도 악영향을 미칠것이다.

  • 스팀잇에서 스파없이 활동하기 힘들어졌다(팩트)---> 책임감있는 커뮤니티 맴버가 기존 유저를 위해 희생하거나 돕고, 기존 유저들도 무리없이 활동하기 위해 스파업에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기존 스팀잇은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추후 SMT가 활발해질 것이다. ----> 스팀잇의 미래는 밝다.

어떤게 더 현실적이고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지는 바보가 아니면 다 알 수 있습니다. 뒤에 것에 "~~ 할것이기 때문에" 라는 개인적이고 근거없는 희망이 몇개나 붙어 있나요?



이번 조치의 악영향은 아마 스파없는 유저의 활동제약 말고도 있을겁니다.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소규모로 여러 기회를 살피던 스팀의 영세 자영업자도 타격을 받을겁니다.

자원을 잡아먹었으니 비용을 내야지.... 하고 말할 수도 있지만 영세하지만 기회를 찾는 사람들이 위축되지 않고 활동할 수 있어야 스팀의 가치가 올라갑니다. 스파를 빵빵하게 체운 써드파티만 스팀의 가치를 올리는게 아닙니다..

이오스 흉내를 내는것은 좋습니다. 자원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비용을 내게 하는게 당연하지요. 하지만 SNS에 본질까지 훼손하는 하드포크의 문제점은 신속히 해결되야 합니다.

최소한 스파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는 보장되어야 하고 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스팀잇재단이던 스팀 개발자이던 스팀잇과 이번 하드포크에 책임이 있는 주체들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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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붙여서 저도 얼마 없는 SP이지만 정말 필요하신 분이 계시다면 100SP씩 임대 드리겠습니다 소수이지만..

저도 이번 HF20으로 신규 사용자 유입이 어려워진 것은 너무 안타깝지만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갈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제 RC가 거의 무제한으로 바뀌지 않았나요?

15SP로 하루 댓글 서너개 달수있습니다

스팀잇도 많이 떨어져서 그런가요?
HF20보고 좋아하는 존버방 행복회로를 보게될줄이야요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호화폐의 민낯이지요.
HF20 를 하고도 폭락이 없다는건
그만큼 아직 거품이 빠지지가 않고 투기심리가 충만해 있다는 증거가 아닌가 합니다.

이오스가 스팀 2.0 만든다고 했으니 비교해보면 되겠네요. 이오스 몇개 스테이킹 해야할지.

뉴비로써 이번 HF20을 거치며 생긴 의문과 부정적인 글
고민 끝에 새벽에 썼던 글과 완전히 같은 의견을 봐서 반갑습니다~

이전 글 보고 팔로우 했었는데 이런 글들이 많아져서
더 건장한 생태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팸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100스파 아니 1000스파도 넣고 할 수 있기때문에,
오히려 이번 RC가 생기고 신규유입을 막는게 훨 큰 것 같습니다ㅠㅠ 너무 아쉽습니다..

훗...네드가 댄이 부러웠나봅니다...ㅋㅋㅋㅋㅋ

다단계 사업모델이라도 불러도 크게 틀린게 없는 스팀잇이자만 그래도 유일하게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특별할 수 있었던 것은 실사용 중이고 실제 유저베이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는데 그런 장점들이 몽땅 다 사라지게 생겼습니다.

무료서비스가 자리잡은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마당에 사실상 유료화라니 그 시대착오적임이 신선할 정도입니다. 그것도 정액제 유료화도 아니고 글을 적고 싶은 만큼 돈을 내야 한다니... 이런 어이 없는 서비스 모델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리스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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