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일기] 내 생애 첫 룸메이트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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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nowkorea 입니다.

최근 저의 시리즈인 [유학 일기] 를 통하여 제가 만 15세에 겪은 영국 유학을 일기형식으로 작성해보고 있습니다.


전편을 가볍게 읽고 오시면, 오늘 포스팅을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1편 - 16살, 홀로 영국 유학길에 오르다.]
[2편 - 홈스테이를 시작하다]
[3편 - 영국학교, 첫 발을 내딛다]
[4편 - 한국인들과의 추억과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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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가 생기다


처음 홈스테이 호스트와 만나고, 제 방에 딱 들어갔을 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방의 크기는 대략 5평 정도에 조그마한 책상과 의자가 있었는데요. 침대는 이층침대였습니다. 방의 크기에 비례해서 침대가 지나치게 큰 부피를 자랑하고 있었죠. 사실 저는 이층침대를 실제로 사용해본 적이 없었기에,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1층 침대에서 잠을 청할지, 아니면 2층 침대에서 잠을 청할지. 혹시 잠을 자다 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평범하게 1층 침대에서 잠을 잤습니다만, 가끔 영화를 볼 때에 저만의 낭만을 위해서 2층으로 올라가 영화를 시청했지요. 아니면 옷장이 없었기에 제 옷을 2층에다가 걸어놓는 용도로 자주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호스트 아주머니께서 룸메이트가 온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1. 좁은 방에서
  2.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3. 함께 자며 함께 생활을..?
  4. 내 옷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

지금은 기숙사와 홈스테이 경험이 많아 생전 처음보는 사람과 함께 어울리고 같이 생활하는 것이 부담이 없지만, 그 당시 저에게는 큰 부담이었습니다.

드디어, 저의 룸메이트가 도착하고 문을 딱 열고 들어오는데..

중국에서 온 이 친구는 저의 3배가 넘는 덩치였고, 영어는 정말 할 줄 몰랐습니다. 그와의 첫 만남에서 저는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서 계속 소통하였습니다. 저의 1층 침대도 그 아이에게 넘겨주어야 했습니다. 호스트 아주머니께서 침대가 무너질까 걱정된다고 하시더군요.

그 친구는 오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 도타류의 게임을 계속 하면서, 그 친구는 중국어로 혼잣말을 정말 많이했고, 제가 중국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Wo chao (워 카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고, 나중에 물어보니 한국의 X발과 같은 맥락의 흔한 욕이라고 설명해주더라고요.

그의 이름은 Jamie였습니다. 만 16세였던 그는 담배를 종일 피는 꼴초 중에 꼴초였고, 담배 냄새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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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친해지다


2개월 정도 같이 생활하니 점점 친해졌고, 저와 그는 다른 중국인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기도 하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중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갑부였고, 중국 유명광산 10개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함께 영어로 생활하고, 함께 영어공부를 하면서 영어실력도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나중에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는 원래 당시 23살이었는데, 출생신고를 고의적으로 늦게하였고, 그는 23살보다 6~7년 어린 삶을 살고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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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열쇠를 잃어버리다


호스트 아주머니께서 저희에게 열쇠를 하나씩 주셨는데, 제 룸메는 열쇠를 하루 만에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어쩌다보니 저와 룸메이트는 항상 함께 집으로 향해야 했는데, 어느 날 그 친구가 저에게 집열쇠를 달라고 하더군요. 자신이 오늘 집에 일찍 들어가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요. 그래서 저는 열쇠를 주었고, 그 친구에게 밤 11시에 집 문을 열어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학교가 끝나고, 저는 한국인들과 함께 모여 스타크래프트를 하다가, 서로 헤어져서 집으로 귀가하였는데, 문을 딱 열려고하니 문이 잠겨있었습니다. 당시에 핸드폰도 없었기에, 집 앞에 앉아서 와이파이에 연결하고 그에게 계속 페이스북 메세지를 보냈으나 그는 읽지 않았고, 저는 다급해진 나머지 한국인들에게도 페이스북 메세지를 계속 돌렸습니다. 30분이 지나도 아무한테도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호스트 아주머니의 자동차가 없고, 집에 불빛이 하나도 없는것을 보아하니, 아무도 집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노트북 배터리는 점점 닳아가고,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를 피할 공간도 찾지 못하고, 저는 계속 비를 맞으며 집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시계는 자정을 가리키고...


가장 힘들었고, 저에게 많은 생각을 주었던 이 해프닝은 다음 포스팅에 계속 이어서 작성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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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감질맛나네요... ㅎㅎㅎ 어찌됐을까요?

다음편 포스팅했습니다! 보러와주세요 ㅎ

이벤트당첨자 풀봇드리고갑니다
앞으로
중국 갑부친구를 두게 되나요 ㅎㅎ

아니요 ㅠ 안타깝게도 그 친구와는 친해지지 못했네요

맙소사.. 그 중국인 친구는 참 첫 인상이 별로군요. 다음 이야기에서 이미지를 반전시킬 수 없다면 저에게는 out일지도

그 친구는 술마시다가 잠이 들었다네여 ;

재밌는 에피소드네요ㅎㅎ
그친구는 키를 어떻게 관리하는건지..

알고보니 술마시다 잠들었다는군요 ;

나눔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
보팅하고 갈게요^^

감사해요 ㅎ

노코님 글 기다렸어요! 타이밍 정말 기가막히게 끊으셨네요 ㅎㅎ
그래서인지 다음이야기도 빨리 보고 싶네요 ^^

방금 작성완료했습니다! 항상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앗....!!! 궁금할때 끝나다니...무슨일이 있었을지 너무 궁금해요 ㅋㅋㅋ 그나저나 그 룸메는 6-7년이나 어리게 살고 있다니...부럽다가도 너무 많은 나이줄임(?)이 부담스러울것 같기도 하네요 ㅋㅋㅋ

진짜 처음에 봤을때 비주얼부터 10대가 아니었어요 ㅋㅋ 그런데 중국정부의 인구감소 정책때문에 출생신고를 늦게하거나, 아예 안하는 가정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늦게한것을 보니.. 신기하고 무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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