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일기] 한국인들과의 추억과 우정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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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nowkorea 입니다. 오늘은 타지인 영국에서 한국인들과의 추억과 그리고 6년이 넘어가는 우정에 대해서 포스팅해볼게요.

이전 포스팅을 보시면, 오늘의 영국 유학일기를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1편 - 16살, 홀로 영국 유학길에 오르다.]
[2편 - 홈스테이를 시작하다]
[3편 - 영국학교, 첫 발을 내딛다]

글을 작성하면서


아직 내공과 능력이 부족하여, 감정 컨트롤이 힘든가봅니다. 어제 스팀잇은 저에게 깊은 회의감을 주었고, 이는 저의 바쁜 업무와 맞물려, 스팀잇 활동을 그만둘가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지금은 이 해프닝도 저를 성장시키는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행동과 말에는 항상 책임감이 따릅니다. 그 책임감이 부담스럽고 감당이 안된다면 애초에 행동과 말을 자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아직 스팀잇을 좋아하고, 금전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좋은 임팩트를 많이 받았기에, 이번 일은 과감하게 Let it go 하여 바쁜 업무 중에도 많은 분들과 좋은 소통 이어가기를 기대해보며, 영국 유학일기를 다시 작성해봅니다.


한국인들과 만나다


학교에 처음으로 등교한 날, Peter 선생님께서는 저를 어떤 교실로 안내해주셨습니다. 교실에는 많은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고, 그 한국분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그 분을 깨웠고, 저를 한국인이라고 소개시켜주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영국에서 처음으로 한국어로 한국인이라고 대화를 하게되었는데, 타지에서 본인의 모국어로 모국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것은 얼마나 감동적인지 모릅니다.

그 분과 저는 짤막하게 자기소개를 하였고, 저를 다른 한국인들에게 소개시켜주었습니다.

영국 고등학교 A-LEVEL 을 수강중이었던 한국인은 대략 5명
영국 중학교 GCSE 를 수강중었던 한국인은 1명
저와 같은 영어 프렙을 수강하는 한국인은 저를 포함하여 3명

이렇게 총 9명의 한국인이 타지에서 서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저는 제일 나이가 어렸고, 9명 중 8명이 만 19세 미만이었죠. 핸드폰이 없던 저는 그 분들과 페이스북 메신저로 계속 소통하였고, 다른 한국인분들은 막내였던 저를 정말 잘 챙겨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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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4시간정도 걸립니다)


지리를 외우자


학교는 언덕 아래쪽에 위치하였고, 대부분의 홈스테이집들은 언덕 위쪽에 위치하였습니다. 언덕 아래를 내려가면 항구가 나오고, 항구를 중심으로 번화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번화가 지리는 어렵지않았습니다. 대형마트도 존재하였고, 비교적 큰 레스토랑 및 패스트푸드 음식점들이 있었고, 이들만 외우면 되었지만 거리이름, Street 을 외우는것이 정말 힘들었어요.

예를 들어, 재성이형은 Charlotte Street 에 살았고, 형섭이형은 Lyons Street, 세헌이형은 Kardwise Street 이렇게 한국인들 모두 각기 다른 Street 에 홈스테이가 위치하였기에, 그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Torquay (토베이)의 지리를 빠르게 외워야했습니다.

몇 번 길을 헤메고, 계속 형들이 도와주다보니 지리는 다행스럽게도 한 달만에 외웠습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지 모르겠으나, 지금 Torquay 에 가도 왠만한 Street 은 기억하여 찾아갈 수 있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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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e 와 St.Marychurch 에서 주로 생활하였습니다)


함께 모여 먹다


학교 점심시간에 한국인들은 자주 모입니다. 주로 학교 근처에 위치하였던 Oriental's torch 라는 동양 음식 뷔페를 자주 찾아갔습니다. 한국음식은 전혀 없었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튀김 요리 및 국수 요리가 많았고, 자주 식사하러 갔습니다. 당시 가격은 6파운드 (12000원) 정도였고, 저는 용돈을 받아 생활하기에 부담이 되는 가격이었으나, 형들이 많이 사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김치를 구매할 수 있었는데, Torquay 근처에 Exeter 라는 큰 도시가 있었는데, 저희는 기차를 타고 주말마다 자주 놀러 갔습니다. 기차로 대략 1시간 정도 걸렸는데, 그 도시에는 대형 한국인 마트가 있었고, 햇반 및 김치 그리고 다양한 한국 라면들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다 놓은 김치는 한국인이 모두 모인 날, 김치찌개로 변신하였고, 삼겹살도 구워 먹고, 준비된 라면과 햇반으로 나름 푸짐한 한국식 만찬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즐겼던 추억이 있습니다.

참고로 해외 대형마트 (미국은 월마트, 영국은 테스코 등) 에서 김치는 절대 구매하지 마세요. 개인적으로 정말 맛없었습니다. 색다른 김치맛을 도전하고 싶으시면, 강력 추천드립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2년동안 생활하면서 삼겹살과 김치찌개는 어떻게 보면 쉽게 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바뀌었지만, 그 당시 삼겹살과 김치찌개는 저희에게 정말 소중했고, 함께 즐기면서 먹을 수 있었기에 더 가치가 높았습니다. 아직도 그 날들의 추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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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모여 놀다


9명의 한국인 중 7명이 남자였습니다. 한참 중학교 고등학교 나이고, 모두 게임을 좋아했으며, 노트북도 있기에 함께 모여 게임을 즐겨했습니다. 영국에서 한국게임을 하기에는 렉도 자주 걸리고, 속도도 느렸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모두 다 함께 플레이할 수 있었던 '스타크래프트 1' / '도타 1' 을 즐겨했습니다.

당시 재성이형은 Charlotte Street 에 살았고, 9명 중 가장 넓은 방에서 생활했기에, 모두의 부러움을 한눈에 받았습니다. 방이 넓었던만큼 한국인들은 자주 찾아가서 놀고 게임을 하였죠. 페이스북 메세지가 옵니다.


'오늘 7시에 스타하자'


7시에 노트북을 가지고 한두 명씩 모입니다. 그렇게 저희는 팀을 엮어서 몇 시간동안 게임을 하였습니다. 그 중 준혁이형은 스타크래프트를 제일 잘했습니다. '빠른 무한' 맵에서 [준혁이형 vs 저포함 4명 매치]를 가졌었는데, 게임을 시작하고 우연치않게 준혁이형 모니터를 보게되었고, 본진 위치를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채팅으로 조심스럽게 타이핑하였습니다.


'준혁이형 11시'


저의 정보(?)를 들은 4명은 미소가득한 얼굴로 초반에 집중하였고... 모두 함께 병력을 모아 11시로 들어갔으나, 텅 비어있더라고요...

알고보니 모니터에 반사된 빛때문에, 제가 잘못본거였고... 1 vs 4 를 지고말았습니다. 그 당시 저는 모두에게 책망의 대상이었고, 준혁이형에게는 Cheater (사기꾼) 라고 놀림을 받고, 남은 세 명의 형들에게는 온갖 욕을 다먹었습니다. 승패를 떠나서 모두 함께 놀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였고, 지금은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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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그와 프로토스 유저입니다. 테란은 너무 어려워요 ㅠ)


변치않는 우정


영국에서 함께 생활했던 형 / 누나들과는 아직도 연락을 꾸준하게 합니다. 그리고 저와 가장 친했던 형섭이형과 재성이형은 한국에서 함께 자취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1년의 시간동안 저희 3명은 복층포함 10평 조금 안되는 오피스텔에서 함께 살았는데요.

세 명 모두 홈스테이와 기숙사를 겪으면서, 자취생활을 하기에 최적화 되어있었습니다. 1년동안 살면서, 저희는 단 한번도 목소리를 높여 언쟁한 적이 없었습니다.

가끔 많이들 물어봅니다.


'그렇게 좁은 공간에서 남자 3명이 살면 안 불편해? 안 싸워?'


공간은 좁았지만, 3명 모두 생활패턴이 달랐기에 큰 마찰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활동시간과 수면시간이 다 달랐기에, 서로 공존하기 더 편했습니다. 함께 볼링에 미쳐서 매일 새벽에 볼링장도 가고, 피시방에서 밤을 새우기도 하였고, 삼겹살을 먹으러 다니는 등.. ㅎ 너무 좋은 추억들이라 생각만 하여도 입가에 미소가 생기네요.

영국에서 함께 지냈던 8명의 한국인들은 지금도 멋진 인생을 살고있습니다.


중국에서 대학교를 재학중인 J형
검사시험 준비중인 S형
미국 하와이에서 대학을 다니는 S누나
영국 Warwick 대학교 재학중인 준혁이형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준비중인 형섭이형과 재성이형 등


저도 저들처럼 멋진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유학을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막내 역할을 가장 많이 했네요. 다음 유학일기는 저의 새로운 룸메이트와 영국에서 가장 힘들었던 해프닝에 대해서 작성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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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유학가족이지만 김치는 그나마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네요ㅋㅋ 이름은 김치인데 이상한 피클쪼가리 만들어 놓은거 저도 여러번 당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영국에 계신가요?

영국에는 1년정도 있다가 미국으로 갔습니다. 지금은 휴학 중에 있고요

타지에서 같은 맘으로 지낸 분들이라 정말 돈독할것 같네요.^^ 끝까지 멋진 우정 만들어 가세요. 그나저나 스타는 참 진짜 역사적인 게임입니다^^

감사합니다! 끝까지 좋은 우정이어나갈게요! 스타는 어렵지만 가끔 플레이하면 재밌더라고요. 10년의 인기게임

좋은 사람들을 만난게 정말 다행이에요! 타지에서 같은 나라 사람만나면 이유도 모르게 너무 반갑고 한국어로 말하고싶고.. 의지하게 되고😂
지난 스티밋에서의 일은 잊고 가볍게 넘겨주세요! 스라밸 붕괴에 스트레스 까지 더하면 안됩니다ㅠㅠ

맞아요 정말 반가워요! 가볍게 넘기도록 노력할게요ㅎ

감정이입되엇는지 완소 김치지개가 그립네요 ㅎㅎ
[5일간 보팅이벤트 왔어요 ^^] 팔로하고 풀봇 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raah 님도 좋은 하루되세요 ㅎ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방문 감사드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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