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_ 9. 당신을 만나지 않는 시간 동안(5)

나는 선생님이랑 결혼했다 @kims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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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당신을 만나지 않는 시간 동안(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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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과학선생님이
내 마음을 뒤흔든 사건은
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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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한
나는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50%도 넘지 못했다.
낙담했고
좌절했지만
다행히도 단독 출마의 경우
선거하는 사람의
과반수가 아니라 30%만 넘으면
당선되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학생회장이 되었다.

문제는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
고3 선배들을 제외한
전교생의 60%가 넘는다는 사실이었다.
실은
학생회장 출마 후보로
단상 위에 앉았을 때부터
나를 쳐다보는
전교생의 시선이
따가웠다.
일부에서는
야유도 터져나왔다.
몇몇은
후보인 내가
학생이 아닌 선생님을 위하는
학생회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에게
모든
이목이 집중되는 것도
떨렸을 뿐더러
멘탈까지 흔들려
공약을 연설하기 위해
준비해 온 종이에
글자가
잘 보이지 않았다.
충분히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내 시선은
종이로 떨어졌다.
그래서
패널로부터 받은 질문에
뭐 하나 똑부러지게
대답하지 못했다.

그 날 하루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담임선생님은
내가 학생회장에 출마하는 것을
극구 말렸었다.
선거가 끝나고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역시나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나가더니
그 꼴 날 줄 알았다며
나무라셨다.
또한
기왕 학생회장이 된 만큼
잘해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담임선생님 앞에서
뚝뚝 눈물을 흘리다가
곧장
관리실로 갔다.

과학선생님 자리 옆으로
의자를 가져다가
털썩 앉아
주절 주절 내 슬픔에 대해
토해내다
눈물을 떨어뜨렸다.

출마를 고민할 때 밀어준 사람은
과학선생님이었다.
학생부 담당이었던 과학선생님은
내가 꼭
학생회장으로 출마하기를
권유했다.

우는 나에게 휴지를
쥐어주고 과학선생님은
위로를
늘어놓았다.
"우선 됐잖아,
병 뚜껑을 열었는데
비어있어서 실망했다면 채워가면 되지."

나는 훌쩍거리며 대답했다.
"그래도 애들이 저 싫어하면...어떡해요."
고개를 들어
과학선생님을
볼 수가 없었다.

과학선생님은
안타까운 듯 목소리를 냈다.
"2학년 1반 킴쑤랑은 다르겠지,
학생회장 킴쑤는.
새로운 길을 내어가는 과정에서 니가
처음에 서 있잖아.
학생회장을 먼저 해보고 시작하는 사람은 없어.
당연히 실수하지."

과학선생님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나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더이상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침묵 속에서
과학선생님은
한마디 더 보탰다.

"내가 결과 나오기 전에
진작 확인을 했는데
반대가 많이 나왔더라고...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니...
휴..."
선생님도 나를 보지 않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더니 곧
과학선생님 두 손이
내 머리에 갔다가
얼굴을 감쌌다가.
자꾸 울고 있는
나를 보고
안절부절 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으이구, 운다운다.
니가 문제야. 자신감을 많이 잃었어.
빨리 자신감 회복해야지."

나는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휴지로 닦아냈다.
얼굴을 숨기려고
고개를 더 숙였다.

"내가 자꾸 말하니까
기운이 더 빠지네.
나쁜 선생님 만들고 있어."
그러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가자."

하고는
관리실 불을 꺼버렸다.

깜짝 놀라서 선생님을 올려다 봤다.
"어딜요?"

"나와."

_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