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14]카일의 외국어 정복(?)기 - 중국어편1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5개 국어를 꿈꾸는 카일입니다.

인삿말대로,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저는 5개 국어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물론 한국어 포함해서요. ^^
세계여행을 꿈꾸면서였는지,
아니면 중국어, 영어 하나 둘 늘어가면서, 언어는 소통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강해졌기 때문인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현재는 한국어 포함(^^;;), 영어, 중국어 그리고 일어가 조금 가능합니다.
(가능이라는 말은 일상 또는 직장 생활하면서 소통에 큰 무리가 없는 정도를 말합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withyou님이 지금 중국어 공부하고 계시다는 말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서 글을 포스팅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하면 외국어 마스터 가능! 머 이런 글은 아니고, 순전히 제 개인적인 경험을 말해볼까 하니, 가볍게 읽어 주세요~

일단, 저는 초등학교에서 천자문을 배웠고, 한자 쓰는 걸 좋아 했어요. (물론 교장선생님의 특별 지시 하에, 일명 빽빽이 숙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냥 그림 그리는 느낌에, 그 의미나 유래 같은 것을 배우는것도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중학교에서도 한문 수업이 일주일에 한번씩 있었는데, 초등학교때보다는 큰 흥미는 없었고, 시험을 위한 공부만 했었네요.
그 이후로는 한자를 따로 공부하거나 접하진 않았어요.
(근데 이게 중국어 공부할 때 도움이 되더란거죠.)

그러다가 고 2때 "황제의 딸"이라는 드라마를 보게 됐고, 넘나 좋아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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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거기 나오는 "오왕자", 소유붕(蘇有朋)이라는 배우를 좋아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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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 이때까진 저도 제가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거나 배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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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와 띠아오만 공주로 같이 출연해 한국에서도 유명한걸로 알아요. 그리고 소호대 아이돌 그룹출신. 또다른 소호대 출신으로 얼마전 한국판 보보경심 달의 연인 원작에 출연한 배우도..아 얘기가 길어집니다.. )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북경으로 중국어 어학 연수를 가게 되었어요.
가게 된 스토리는...다음에 별도로.......좀 깁니다.
왜냐면 정말 우연히, 계획에 없던 휴학과 어학연수였거든요.

무튼, 북경에 가서 제일 기초반에서 Ni Hao(你好)부터 공부를 시작했지요.
그리고 10개월 후 한국 돌아올때 구HSK 8급을 따 왔습니다.
(구HSK는 초중급 1급~8급, 고급 9~11급으로 2개로 나뉘어져 시험을 봤어요. 당시 중국 대학 입학 요건이 구HSK 6급이었고, 그걸 따지 못한 학생들도 꽤 있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10개월만에 8급을 땄냐면...바로 소유붕~덕분이었습니다.
북경에 처음 도착해서 TV를 보는데, 중국말을 전혀 모르니 만만한 MTV를 틀었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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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럽죠?ㅋㅋ)

거기에 소유붕 등장~ 두둥!!!
드라마에서 보던 소유붕이 현대인 일반 복장으로 나오는데, 넘나 신기 감격!
그리고 그가 가수라는 사실을 알게 됐죠.
(알고 보니 중국/홍콩 배우들은 대부분 배우/가수를 겸하죠? 그러고 보니 예전 장국영이나 유덕화도 그랬었는데)

그래서 그 날 바로 기숙사 앞에 있는 음반 가게를 가서 카세트테잎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따라부르고 싶었는데...
얘기 드렸지만, Ni Hao 밖에 몰랐습니다.
거기다 소유붕이 대만 출신...인건 상관 없고, 대부분의 불법 복제 CD나 테잎이 대만산이 많아서 번체자였습니다.

별 수 없이 가사를 그대로 공책에 옮겨 적었습니다.
그리고 Wo(我 , 나), Hen(很, 매주), Ai(爱), Ni(你, 너) 외에는 아는 글자가 전혀 없었죠.
중국 오기 전 사온 사전을 처음으로 펴서 열심히 뒤졌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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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십니까? 이 빽빽함? 거의 모든 단어를 다 찾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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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시나요? 점점 찾는 단어가 줄어드는게?)

무튼, 이런 식으로 저는 학교 수업 외에, 드라마를 엄청~ 보고, 노래를 많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볼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중국은 다 한자 자막이 나옵니다.) 멈춰서 한자 받아 적고 찾아 보고,
물론 모든 걸 다 그렇게 하진 않았고, 가끔 궁금한 단어들만 찾았죠. 안 그럼 흐름 끊겨서 드라마 못 봅니다.
물론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황제의 딸도 다시 봤고,굳이 단어를 찾을 필요 없이, 아 저 단어가 저 의미구나 되짚어졌어요.

그렇게 했던 덕분인지, 4개월 만에 혹시나 하며 구HSK에 응시를 했는데, 6급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2학기때는 월반을 해서 중급반에 입성(?) 했고, (지금 생각해 보니, 그냥 초중급반에 들어 갔어도 되는데 자신이 없어 그냥 초중급반에 머물렀네요.)
귀국 전에 시험을 본 게 8급 점수가 나왔네요.

한국에 와서는 중국어전공이 아니어서 공부할 환경을 만들기위해 "부산학생통역협회"에 가입해서 주말에 공부를 계속했어요.

그리고 회사 취직해서 첫 프로젝트가 대만프로젝트.
(중국어 때문에 취업이 될 줄 몰랐어요. 당시 제 토익점수가 좋지 못 했는데, 중국어 가능자가 저 뿐이었다는)
그래서 꾸준히, 가끔이나마 중국어를 계속 사용하다보니 지금껏 잊어버리지 않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행이죠.
중문과 출신들도 사용하지 않음 금새 까먹더라구요.

무튼,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건 언어는 "꾸준함", "관심"이라고 밖에 얘기 드릴 수가 없네요.

취업후에도 한번씩 시험삼아 시험을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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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신HSK 6급.
(신HSK는 1급에서 6급으로 통합되면서 살짝 난이도가 내려간 것 같고, 대신 reading listening writing만 남고 speaking은 별도 시험으로 분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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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까먹지 않았나해서 다시 2014년에 다시 시험 응시.
자세히 보시면 6급이긴 하지만, 총점이 내려갔습니다.공부 덜 했지요.

이게 대단해 보일수도 있고, 제가 열심히 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아닙니다.
그냥 관심 입니다. 잊고 살다가, 아 잊으면 안돼~ 라며 1년에 한두번 경계심 가지는 거.
근데 직장생활하면서 진짜 필요치 않으면 이 관심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죠.

저는 간단히 얘기하려했는데, 글로 적으니 넘나 길어졌네요.
안물안궁 이시더라도 다음에 계속 해얄거 같습니다.
벌써 시간이...

무튼 혹시! 나도! 라면서 시간이 안돼..바빠..피곤해라며 미루고 계신 분이 있다면 가볍게 음악, 드라마 혹은 본인 관심분야로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cn커뮤니티도 많아서 자료는 다양할 듯...
다시 얘기가 길어지는데, 나이가 들었다고, 이제 어떻게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전 일어 회화 가능한데 10년 걸렸습니다.
늦지 않았어요~

늘 꿈꾸는 스티미안이 되길 바라며
진짜 자야겠어요. ^^;;;
언제든 궁금하신 거 있으심 질문 대환영~
안물안궁 카일의 언어 정복기는 계속됩니다~

Coming soon ~@khaiyoui

여담: 오늘 많이 친하지 않은 직원에게 인사를 건넸더니 기다렸다는듯이 질문을 하더군요. 어떻게 공부했냐고요. 며칠전엔 중국어로 그 다음날엔 영어로 통화하는 게 신기했답니다. 그래서 글에서와 비슷한 얘기를 해줬습니다. 그 친구는 이제 29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지않았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꾸준히 할 의지만 있다면~ 배움에 늦은 나이, 직급 이런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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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조미하테 반했었는데 옛기억떠리게해줘서 감사합니다

조미가 이뻤지요. 근데 지금은 판빙빙이 여신~ ㅋㅋ

저도 4개국어를 하기위해 노력하고있는데 5개국어라 대단하세요!

저도 아직은 4개국어 밖에...꿈이 5개국어~~~내년엔 꼭!!!! 제 5의 외국어 시작할래욧~~~

북경에서의 유학생활은 어떠셨나요?

엇! 다음 글이 북경 얘긴줄 어찌 아시고~(ㅋ 소재 제공 감사) 근데 그땐 거의 필름 사진만 있어 사진 첨부는 어렵겠네요ㅜㅜ 여행 마니 다니셨네요~ ㅋ

영어보다도 한문 알러지가 심해서 중국어를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ㅜㅜ
꾸준함과 관심이 키포인트군요. 영어 의사 소통이라도 도전해야겠네요. ㅎ

그림 그린다고 생각하심이...문과와 이과의 차이인가요?ㅋㅋ 네 관심이 무엇보다 중허고 그리고 그 관심을 유지시키는게...영드 미드 추천드릴까요?ㅋㅋ

언어의 장벽도 사랑의 힘으로 넘으셨군요!!^^ 찌야요~

아~ 그렇네요 이것도 사랑(?)이긴 했네요~ 역시 위대합니다~ 사랑이란~

황제의딸 사진보고 반가워 들렀습니다^^ 저도 학생때 너무나도 좋아했던 드라마에요~ 한때중국어공부도 열심히 했었지요 ㅎㅎ 5개국어 대단하세요~! 팔로하고 가겠습니다^^

황제의 딸 대단한 인기였지요? 중국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 글 쓰면서 검색해보니 신 황제의 딸 만들어졌더군요. 근데 인물들이..GG~
저..5개국어 목표~입니다~ 아직 4개...하하~^^;;;;;
시간이 허락되면 중국어 공부 계속하세용~

와.. 굉장하시네요. 그만큼 엄청나게 노력하셨다는게 느껴집니다.

사실 멀 집중해서 하는 편이 아니라,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그러니까 잊고 있다가 생각나면 드라마 한번 보고..1~2년에 한번씩 책보고..음..이것도 노력이라면 노력이겠지요~?

짱이십니다. 노력한 결과로 가셨군요

음...제가 워낙 장기간(?) 시간을 들여서 하다보니 제가 멀했는지도 모르고 어느순간 그 정도에 도달해 있어서 몰랐는데, 열심히 집중적으로는 안했어도 꾸준히(?)하긴 했더라구요. 문득 이런걸 느낄때면 스스로에게 칭찬이 부족했구나 싶고 그래요~

우아~! 카일님! 넘넘 멋져요! 치열하게 공부하셨군요. ㅜㅜ저는 하다말다 해서 지금은 워 아이니 밖에 기억이....

걍 계속 끈을 잡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언젠간 되려니 ...ㅋㅋ 전 신속 효율보다는...one day...one day...파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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