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it 블록체인 칼럼: ICO 흥망사 5편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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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it History


안녕하세요! Keepit입니다.
5주간의 'ICO 흥망사' 연재가 오늘 5부로 마무리됩니다. 그동안 연재한 내용이 독자 여러분이 ICO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5부에서는 ICO에 대한 '국가의 반격', 그리고 '화폐와 신뢰'의 문제에 대해 다루며 ICO 흥망사를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그간 연재한 내용 다시 복기할 수 있도록 아래에 링크 달아놓겠습니다.

Keepit 블록체인 칼럼: ICO 흥망사 1편
Keepit 블록체인 칼럼: ICO 흥망사 2편
Keepit 블록체인 칼럼: ICO 흥망사 3편
Keepit 블록체인 칼럼: ICO 흥망사 4편


1.2017년 ICO(Initial Coin Offering) 개괄

2017년 ICO는 그야말로 ICO의 대부흥기였고, 약 32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ICO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흥행 만큼 스캠(먹튀), 해킹, 사기와 같은 부작용들이 가장 많이 발생한 해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ICO의 흥행과 부작용은 자연히 암호화폐에 대한 국가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7 ICO STAT 2.png

2017 ICO STAT 1.png

그림 1, 2. 2017년 ICO 통계

Images from https://www.coinschedule.com/stats.php


2.국가의 반격

2017년 이전까지 암호 화폐는 기존 언론, 국가의 주목을 별로 받지 못했습니다. 2013년 비트코인이 1214 달러라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잠깐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중국 당국의 규제와 마운트 곡스 사태로 힘이 빠지기 시작했죠. 그러나 2015년 2세대 블록체인 이더리움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들고 나오며 암호화폐 생태계는 다시 한 번 재도약의 시기를 맞습니다. 그 후 2017년까지 약 1000여개 이상의 암호화폐들이 등장하며 암호화폐 생태계는 바야흐로 부흥기에 접어들게 됩니다.

이 시기에 등장한 암호화폐 개발을 위한 자금 조달 방법이 ICO였습니다. 이더리움도 바로 이 ICO를 통해 성공적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개발에 착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2017년 들어 ICO를 통해 모금되는 투자금의 액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다 보니, 이에 대한 반작용도 따르게 됩니다. 바로 국가의 규제입니다.

국가 입장에서는 자신의 통제권에서 벗어난 암호화폐를 그다지 탐탁지 않게 여길 것입니다. 이에 더해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 세탁, ICO로 발생하는 투자자들의 피해까지 감안한다면, 국가는 어떻게든 암호화폐를 통제하고 싶어할 테죠. 하지만 또한 국가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이 될 블록체인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과 암호화폐에 대한 통제. 여기서 암호화폐를 대하는 국가의 이중적 태도가 드러나게 됩니다.

ICO 흥망사 4부에서도 살펴봤듯이 일본과 같이 암호화폐 도입에 적극적인 나라가 있는 반면, 중국과 같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우선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후자에 속합니다. 무분별한 ICO에 대한 규제는 투자자의 피해 방지를 위해 물론 필요합니다. 그러나 4차산업혁명에 적극적인 주요 국가 중 ICO를 전면 금지하는 나라는 중국과 우리나라 밖에 없습니다. 아래 그림에 2017년 현 시점, ICO에 대한 국가의 규제 현황이 나와있습니다.

스크린샷 2017-11-07 오후 5.07.55.png

그림 3. 주요 국가의 ICO 규제 현황
Image from https://en.wikipedia.org/wiki/Initial_coin_offering#cite_note-38


3. 짤막한 화폐의 역사

3.1 화폐와 신뢰

먼 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물물 교환을 통해 필요한 것을 얻었습니다. 이는 최초의 시장 경제 활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물물 교환은 당사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거래하기에 신뢰의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시장 경제가 발달하면서 보다 편리한 거래의 매개물인 화폐의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거래 당사자 간에 신뢰가 담보된다면 어떠한 매개물이라도 상관 없었겠죠. 그래서 화폐의 형태는 시장 경제 초기, 돌과 같은 조잡한 형태부터 시작해서, 점차 금속 화폐, 종이 화폐, 신용 화폐(수표, 어음)와 같은 형태로 발전하게 됩니다. 화폐가 조약돌이면 어떻습니까? 시장 참여자들 모두가 조약돌을 사용하기로 동의하고, 조약돌의 가치가 쌀 한 바가지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면 말이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바로 거래 당사자 간의 신뢰입니다. 화폐의 형태가 돌이든, 금이든, 달러든, 형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경제 구성원들 간에 이 화폐를 사용하기로 합의를 했느냐는 점과, 이 화폐가 가치를 담보하고 있는 것이냐는 점입니다. 우리는 원화가 대한민국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화폐이기에 신뢰합니다. 대한민국 경제 구성원들이 사용하는 화폐이고, 한국은행이라는 발행 주체가 있기에 믿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는 중개자를 신뢰하는 것과 같습니다.


3.2. 우리는 왜 암호화폐를 신뢰하는가?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는 지금까지의 화폐에 대한 신뢰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물물 교환처럼 당사자 간에 필요한 물품을 같은 공간에서 직접 거래하는 것도 아니고, 한국은행과 같은 중개자가 보증하는 화폐도 아닙니다. 암호화폐는 전자화폐와도 다릅니다. 비트코인 이전에도 수많은 전자 화폐(사이버 머니)들이 존재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싸이월드 도토리도 전자 화폐의 일종이죠. 그리고 Digicash, Hashcash와 같은 암호화폐에 대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네트워크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지 못했습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분산 거래 원장)이라는 암호화 네트워크를 통해 신뢰를 구현한, 최초의 암호화폐입니다. 블록체인이 가진 익명성, 무결성, P2P 네트워크라는 강점을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신뢰했기에, 오늘날까지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 네트워크가 가진 힘이 암호화폐를 공간의 제약이 없는 물물 교환(P2P 거래), 중개자 없는 보증(상호 간의 신뢰)을 가능케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대한 신뢰가 기반이 되는 화폐라 할 수 있습니다.


4. 21세기 골드 러시, ICO

2013년 마스터코인으로부터 시작된 ICO는 원래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2세대 블록체인 개발을 위해 자신이 가진 비트코인을 기부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참여한 사람들이 암호화폐 생태계의 발전과 확장을 위해서 기꺼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은 것이죠. 암호화폐의 힘은 네트워크에서부터 나온다는 것을 초창기 투자자들은 잘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ICO의 원래 의의는 투자가 아니라 기부입니다. 지금도 ICO를 진행하는 대부분의 암호화폐 백서를 보면 ICO는 암호화폐 기부 행위로 나와있습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를 기부하는 대신 다른 암호화폐, 토큰을 받는 것이죠

허나 요즘은 이러한 ICO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ICO는 21세기판 골드 러시처럼 황금을 좇는 수많은 사람들의 투기판으로 변질되어버렸고, 수백 배, 수천 배의 수익률을 자랑하는 코인들은 이제 먼 옛날의 전설과 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뒤늦게 돈 냄새를 맡고 몰려든 광부들은 누군가가 다 캐 간 금광을 보고 허탈함에 잠기고, 이들을 노리는 사기꾼들은 스캠, 가짜 주소, 다단계 사기로 이들의 호주머니를 털어갑니다. 여기에 국가는 ICO를 규제하며, 울고 싶은 광부의 뺨을 때려줍니다. 정말 ICO의 시대는 이제 끝이 난 걸까요?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초창기 ICO에 기부했던 투자자들의 마음과 원래 ICO의 의의를 되새겨야할 것 같습니다. ICO를 통해 암호화폐 네트워크의 확장과 성장에 기여하려 했던 그들의 마음을요. 물론 그들도 무언가 보상을 바라고 ICO에 참여했을 겁니다. 하지만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아주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ICO의 수익률이 지금과 같은 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생태계가 숱한 위협에도 쓰러지지 않고 살아남았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초창기 ICO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겐 이런 선례가 없었습니다. 선례가 없는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초창기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네트워크를 신뢰했고 그 성장에 기여했습니다. 그 결과가 오늘날의 ICO 열풍을 불러온 것입니다.

대부분의 블록체인 암호화폐는 2000년대 초반 닷컴기업의 몰락처럼 실패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기서 살아남는 블록체인은 닷컴 버블 초기부터 살아남은 아마존, 구글과 같은 기업처럼 건실하게 성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잠재력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찾기 위해 우리는 위험을 무릅 쓰고 ICO에 투자하는 것일 테죠. 그러므로 이제는 ICO 광풍에서 한 발짝 물러나 냉정하게 옥석을 가려내야 할 때입니다. 닷컴 버블과 ICO 광풍. 그리고 수많은 알트코인의 실패를 딛고 살아남을 3세대 블록체인. 그러한 블록체인을 찾을 때까지 21세기 골드 러시는 계속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5주 간 ICO 흥망사를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시리즈에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blockchain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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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음~? 흥미로운 포스팅이군요.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몰랐던 히스토리에 대해서 공부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sweetpotato님^^

좋은 글 보고 미흡하지만 풀보팅하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또 다른 시리즈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규제 없는 ICO는 사실상 유사수신과 다를바가 없어 보입니다. 적당한 규제 속에 좋은 기술을 가진 코인들이 ICO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저 역시 지금의 단기 수익을 좇는 ICO 광풍이 아닌, 블록체인 기술을 보는 ICO 환경이 되기를 바랍니다.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ICO 강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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