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 하시겠오

in #kr8 years ago (edited)

봄이 온다고 하네요
하지만 오늘 날씨는 많이 쌀쌀 합니다

요즘 오랫동안 보이지 않으시던
이웃집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다 아프시다길래

오늘 요구르트 한봉
오렌지 한봉을 사들고 뵈러 다녀왔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일흔 중반의 나이에 경비일을 하셨고

계속되는 강추위에 일하시다가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퇴원하셨는데 다행히 후유증은 없어 보였습니다

세살 연상이신
할머니는 독감으로 3주째 힘드시다고...

젊은 사람들이야 강철같은 육신을 갖고있으니
감기쯤이야 회복이 빠르지만 병약한 노인은 사정이 다르겠지요

제가 어릴적엔
저는 아줌마가 안될것 같고
할머니는 먼나라 이야기 같았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중년 아줌마가 되어 버렸습니다

생노병사를 피할수 없는 인간사가
왠지 서글퍼지는 하루였습니다

지금은 돌아 가셨지만
아버지께서는 한평생 농사꾼으로 농사를 지으시고 산지기로 장뇌삼을 가꾸며 사셨던 분인데

몇해전 추운 겨울산에서 돌을 나르시다 뇌출혈로 한동안 고생하신 기억이 납니다

어려서
동네 할매 할배들이 하나둘 떠나실때마다 느꼈던 허전함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무당집 할머니
뒷집 할아버지
건너마을 할아버지
윗집 노부부

그 많던 마을 어르신들
지금은 온데간데 없이 떠나시고
자취를 찾을수가 없습니다

아랫동네
민석이 엄마는 집을 나가시고
민석이 아버지는 툇마루에서 저녁을 먹을 시간이면 온동네가 떠나가라하고

술에취해

뒈~~~~~~져 !
뒈~~~~~~져 !

그렇게 온 동네 방네 외치며 다니시더니

어느날 민석이 아버지도 떠나시고
민석이 할머니만 100세가 되도록 꼬부라진 허리로 살아계십니다

그렇게 소리치던 민석이 아버지도
그리워지는 밤입니다

무당할머니가 사시던 집엔
갓골 깊은 산골에 사시던 부부가
이사와 살더니

밤마다 담이 무너지는 소리가 나고
온갖 괴기한 소리가 들려
날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떨다가
아주먼 용인 신갈로
이사를 가셨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 어릴적
셋째 할머니와 사시며
아버지가 소를 키우시면 장에 내다 파시고

송아지를 사갖고와 다시 기르게 하시던
할아버지도 십수년전 떠나셨습니다

할아버지가 저희집에 출동하시고
엄마가 안계시면 귀하다는 설탕물을
제가 타서 드리곤 했지요

저희 엄마가 18세에 시집을 와보니
시어머니가 셋이더랍니다

그 시집살이가 오죽 하셨을까요

결혼 안한 시동생들이 열한명

게다가 첫째 부인이셨던 친할머니께서는

저의 큰오빠와 동갑인 막내딸이 다섯살이 되던해 돌아가셔서 엄마께서 그 둘을 같이 키우셨다고 합니다

12형제중 맏이셨던
아버지도 떠나시고 이젠 계시지 않습니다

효도를 하고 싶을때
부모님은 계시지 않나 봅니다

늙을거 같지 않던 저도
언젠가 그들처럼 떠날 날이 오겠지요
.
.
.

오늘같이
추운밤에 그리움이 쌓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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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석이 아버님
땅부자 정씨네 둘째딸 기억 하세요?
전 가끔 아저씨가 생각이 납니다

오늘 아저씨 좋아하는 소주한잔 준비했오
한잔 하시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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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당신 생전에 좋아하시던 홍시 ......

ㅡㅡㅡ 🍃 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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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얼굴을 가끔 유심히 들여다보면 ..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서서히 나이를 먹고 있다는것을 느껴서 슬픕니다 ㅠㅠㅠ

네 그러게 말입니다
나도 나이를 먹지만 부모님은 늙어 가시네요

민석 아버지~~~ 조금 왜 웃길까요~~ 뒈져~~
따뜻한 고향이야기네요~~
저는 그런 기억은 하나도 없네요~~ 동네분들이 저 중학생 되기전에 다들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가시고 저희 가족만 동네에 남아서~~
땅부자 정씨네 따님이셨군요~~ 저는 딸부자 이씨네 딸이었어요 ^^
아버지를 떠올릴대 저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나 고민을 해봅니다~

ㅎㅎㅎ
딸부자시라는 말에 빵 터졌습니다
저도 7형제중 자매가 다섯이니 저희집도 딸부자네요^^
그러셨군요
아주 산골셨나요?
고향에 많은 추억과 사연이 있습니다

산골은 아니고 사택에 살다가 동네가 점점 개발이 되어서 지금은 좋은 동네가 형성 되었어요 ^^

아 그런 케이스시군요

좋은 동네라 함은... 부자 동네가 아니고 살기좋은 동네입니다 ^^

ㅎㅎ 맞는 말씀이세요
살기 좋은곳~!
필리핀은 지금 기온이?

요즘 필리핀 쌀쌀해요 낮기온 26도. 밤에는 추버여

한 잔 두 잔, 저는 소주 안 맞아요 ㅠㅠ
홍시 엄청 맛있겠네요 ㅠㅠ
여기는 없는 홍시 ㅠㅠ

ㅎㅎ 그람 위스키~~~♬
근디 르바님 지금 어디 계시옵니까?

아!
글구 1스달의 은혜 감사탱큐 입니다 ㅎㅎ

흐미...
민석 아부지....

흠..
옛날 근대화 이전 소설...이상의 소설속 주인공들 같아요
무당 할매...도 나오고 ㅋㅋㅋㅋ

백퍼 논픽션입니다
이야기를
꺼내자면 12달이 모자라죠
옛날 시골 굿판을 많이 벌렸드랬어요 ㅎㅎ

한편의 소설같은 추억들이네요.
부모님께 정말 잘해야겠다고 다짐 한번 더 했어요.

감사합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것이 인생입니다
네 살아계실때 효도 해야지요^^

우리는 모두 불효자인가봐요

잘한다고 해도
늘 부족함을 느끼겠지요

님글 보고 아부지 보고 싶어서 약간 움... 눈물은 안나고 나올랑 말랑
하는거.... 우리 아버지도 홍시 좋아하셨어요 ㅜㅜ 오랜만에 아빠 보고싶어요...
엄머는 자주 보고싶고...휴....

ㅎㅎ 나올랑 말랑한 눈물에
제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자주 찾아가뵈세요
저도 엄마는 살아 계시는데 그러질 못합니다 ㅠㅠ

두분다 돌아 가셨어요ㅜㅜ... 솔직히 말해서 아버지 돌아가실때는 지구만큼 슬프고 엄마 돌아가실때는
우주만큼 슬퍼요... 또봐요~

아 .. 그러셨군요 ㅠㅠ

날씨는 춥지만 아침부터 따듯한 포스팅을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당..

추운데 건강 조심하시고요

저는 돌아가신 친할머니가 생각이 나네요. 할머니댁이 걸어서 15분 거리라 자주 놀러가서 몇몇 할머님들 어디사시는지 알고 있었거든요. 거기 살고있는 아이들하고도 가끔씩 놀기도 했구요. 그러다 시간 지나고 할머니 친구분들이 한분씩 떠나가시니 할머니가 많이 울적해 하셨어요. 할머니 동네 친구분중에 자식분들은 어찌됐는지 모르지만 손녀 둘을 돌보던 할머님이 계셨어요. 그러다 일본에 살던 며느리가 와서 첫째 딸만 데리고 가는바람에 자매가 한동안 헤어져 살았거든요. 할머니도 의지할 사람이라곤 손녀 하나밖에 없어서 참 안쓰러웠던 분이셨는데... 그리움속에 돌아가셨어요.

특히 시골엔 사연들이 많습니디ㅡ
어쩌면 숟가락이 몇개인지 알만큼 가깝게 지내다 보니 그런듯 합니다
고향을 늘 애뜻하고 그립습니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소소한 작은 이야기 많나봅나더.
누구네 집 제사까지도 기억 하니까요,
즐거운 사간 보내세요.

네 속속들이 다 알고 지내지요
그래서 정겨운 이웃 사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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