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영자와 일본 아오모리현 사과농장 이야기 그리고 스타일난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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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이지만 개그우먼 이영자씨가 다이어트 관련 사업을 한건 유명합니다. 물론 그 사업은 여러가지 스캔들을 내면서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최근에는 발상을 전환해서 아예 자신의 전문 분야인 '먹는 정보'를 통해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래 이거지!" 싶었습니다. 굳이 체질에도 안 맞는 다이어트에 열올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먹는게 즐거우면 실컷 먹으면 됩니다. 그리고 그쪽이 내 전문 분야라면 그걸로 멋진일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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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자씨의 이야기를 듣고 모두가 다 아는 1991년 아오모리현 사과 농장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태풍으로 사과가 죄다 떨어져서 그해 농사를 망치게 생겼는데, 나무에 매달린 사과만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타이틀을 붙여서 고가에 팔아 태풍 피해를 입기전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는 전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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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난다 지분 70%가 4,000억에 매각됐습니다. 매수자는 프랑스의 유명 브랜드 로레알입니다. 대단한 쾌거입니다.

10여년전 쇼핑몰 창업 열풍이 불었습니다. 제 주변만 해도 인터넷 의류 쇼핑몰 창업을 보는 시선은 따가웠습니다. "공부 못하는 애들이 하는거 아니냐?" 그리고, 쇼핑몰들 이름도 하나같이 촌스러웠습니다. 스타일난다도 마찬가지였죠.

그리고 10년 후, 그 학벌 안 좋고, 아이템 틀별할 것 없고, 이름도 촌스러운 스타일난다는 로레알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35살 젊은 창업자는 단숨에 억만장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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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을 따라가려 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편적인 정서를 따라가려고 하면 나의 강점이 약점이 돼 버릴 수 있습니다.

발상을 전환하고 남들과 같은 길을 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남들이 약점이라고 말하는 내 기질도 완전히 장점으로 바꿔 버릴 수 있습니다.

'먹는 걸 좋아한다', '뚱뚱하다'라는 이미지는 다이어트 산업 열풍을 바라만 봐야했던 이영자씨에게 힘든 낙인이었을겁니다. 그러나 그녀는 최근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을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만들었습니다. 다이어트 산업에서 보면 그건 단점입니다. 그러나, 숨은 맛집을 찾거나 음식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장점입니다.

태풍으로 떨어진 사과는 과감하게 버린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안 떨어지고 나무에 매달려있는 몇개의 사과에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스토리텔링을 부여하여 비싼값이 팔아 이문을 남긴 사례. 이것 역시 남들이 생각하는 보편적인 정서를 거스른데서 시작한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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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

스타일난다는 별다른 기술이 없었습니다. 누구나 하는 단순 쇼핑몰이었습니다. 창업자의 스펙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초기 투자를 전혀 못 받았습니다. 창업자는 단지 옷과 화장품을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쇼핑몰을 '꾸준히' 운영했습니다.

2010년쯤부터 한류에 힘입은 K뷰티산업이 대박났습니다. 스타일난다는 이런 시대의 변화에 올라탔습니다. 그녀의 사업도 대박을 냈습니다. 회사를 성공적으로 수천억 원에 매각했습니다. 김소희 대표의 지분이 전부이기 때문에 대박은 오롯이 그녀의 몫이었습니다.

만약, 그녀의 스펙과 아이템이 좋았다면 어땠을까요? 그녀는 여기저기의 투자를 받았을겁니다. 그녀의 지분율은 아마 지금보다 훨씬 희석 됐을것입니다. 따라서, 그녀가 이번 매각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도 훨씬 적어졌을테지요. 이걸 바로 전화위복이라고 부르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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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재차 언급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집중력 있게', '꾸준히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는 걸 새삼스레 느낍니다.

요즘엔, '이것저것 할 줄 아는게 많아서 꽤 어려운 여러가지 일을 하는 것 보다, 핫도그 만드는 것 밖에 몰라서 핫도그 장사 하나에 집중하고, 그 장사를 꾸준히 해내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부쩍하고 있었던터라 생각이 더욱 많아집니다.

핫도그는 예로 든거지만, 세상에 어떤 사소한 일이라도 집중적으로 꾸준히하면 시간이 갈수록 위대한 일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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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할 필요는 없겠네요. 곰곰히 저를 생각해보게 되네요.

좋아하는 일을해도 밥을 먹고 사는 수준을 넘어서 일가를 이룰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

안녕하세요, 종식님..~ 참 좋은 글이네요... 그리고 어쩌면 글도 이렇게 쏙쏙 들어오게 잘 쓰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하는 걸 꾸준히... 그렇죠.. 처음엔 다들 몰라주겠지만 좋아서 꾸준히 할 정도면 일정 수준 보상이 다 있는 것이겠지요..~ 물론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대단한 분이시네요... 4,000억이라니...
저도 다시 재기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인데... 제가 10년 간 사업했던 과정을 더 잘 되돌아 보아야 하겠습니다..

생각할 기회를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사업을 10년 하셨으면 완전 베테랑이시네요. 돌아보시고 그 과정을 글로 풀어주시면 후배 사업가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여건이 되시면요^^

아... 네.. 알겠습니다.. 생각을 못 해 보았네요.. ^^;
나름 큰 꿈을 꾸고 시작했었고.. 50명 규모까지 만들어 보면서 고생도 많이 했었는데..
좀 제대로 커 본다.. 라고 가려던 참에 폭탄을 맞고 쓰러져서.. (^^;) .. 아픈 기억이니 미천한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는 생각을 크게 못 해 보았던 것 같아요...
탈 직장, 창업을 고민 중이신 분들이 많으실텐데... 좋은 일이든, 나빴던 일이든 경험을 나누면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겠네요... 곰곰히 생각해 보고 꼭 한 번 시도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스타일난다가 포털 실검을 장악했더군요. 이영자 씨 덕에 요즘 많이 웃게 됩니다. ㅎㅎ 식도락가의 전형입니다. 공감하며 글 읽었습니다!

정말 대단한 쾌거인 것 같습니다^^

ㅎㅎ 댓글에서도 스타일난다를 대부분 말씀하시는걸보니 얼마나 대단한 뉴스인지 알 수 있네요. 스타일난다는 지분이 100%였다는것도 정말 신기한것 같습니다. 나름 글로벌 진출하면서도 지분100%를 유지하면서 확장했다는 것인데, 어마어마하네요..

단연 스타일난다가 최고 이슈였던 하루였네요. 초반에 외부 투자 유치에 실패한게 결론적으로 창업자 지분 100%라는 어마어마한 꿀단지로 돌아온 것 같아요^^

회사에 앉아 있으면 오전이 다 가기 전에... 집에 가고 싶다... 커피나 마시러 슬쩍 일어나볼까... 재미없다... 별의 별 생각이 다 듭니다... 오후가 되면 머리가 땅에 닿기만 하면 당장이라도 잘 수 있을 정도로 피로감이 몰려오죠.
그런데 집에 와서 레고를 하는건 말할 것도 없고 똑같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하는 행위인데 레고나 여행에 대한 스티밋 글을 쓰는 것도 그렇게 즐거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이 성공하는게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거겠죠?

김계란님은 아마도 레고와 여행쪽으로 멋진일을 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이미 스팀잇에 올려주시는 포스팅만 봐도 포스가 물씬~ 좋아하는게 업이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응원할게요!

잘 읽고 갑니다.
꾸준히 하는 사람들을 이기지는 못하나 봅니다.

정말 난 사람이네요.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엉덩이와 끈기만 있다면 누구나 난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스타일난다에 대해서 좀 찾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작은 개인 쇼핑몰이었는데, 대단히 크게 성장했죠. 대표의 성공욕구와 시대(한류)정신이 맞아떨어졌습니다.

와...스타일난다 대단하네요... 이영자&스타일 난다로 묶어 얘기하시다니!! 눈에 쏙쏙 들어오네요 ㅋㅋㅋ

스타일난다가 몇년전부터 급부상하던데 마케팅의 힘이 대단한거 같아요.

전문분야를 잘 살리는 것.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신 이슈들을 놓치지 않으시는군요. ㅎㅎ

호떡을 굽더라도 호떡굽기에서 달인이 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인이슈는 살짝 늦은데 낸드님께서 올려주시는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저는 번역을..정말 좋아합니다. 길게 말할 필요가 없군요.

그렇죠. 그럼 번역으로 일가를 이루시면 됩니다! 답은 심플하네요~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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