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 단풍 같은 노후를 꿈꾸며

in #kr8 years ago

단풍 같은 노후를 꿈꾸며 @jjy

작년까지 우리 집을 자주 찾으시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언제나 홈드레스처럼 긴 원피스나 아래위 한 벌로 된 블라우스에
치마를 입으셨다. 꽃무늬가 화사한 옷에 모자에 양산까지 쓰신
할머니는 서양의 귀부인처럼 하고 다니셨다.

언제나 화사하고 예쁘게 차리고 다니시는 할머니께서 나타나시면
동네가 환해진다고 말씀드리면 소녀같이 웃으셨다. 몇 해를 그렇게
고운 모습으로 다니시던 할머니께서 어느 날부터 무겁다고 양산을
안 쓰고 다니셨다.

그러시더니 차츰 예쁜 모자가 아닌 썬캡이나 작업모를 정 뜨거운
날에만 쓰셨다. 나중에는 긴 치마에서 바지를 입으시고 옷차림에
무신한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드디어 핸드백도 안 들고 동전지갑
하나 주머니에 넣고 다니셨다.

점점 마주치는 횟수가 드물어지시면서 참담한 소식이 들렸다.
할머니께서 무엇 때문인지 밭에 들어가셨다 고라니를 막기 위해
둘러친 망에 걸려 넘어지시는 사고로 크게 다치셔서 응급실로
가셨는데 치료가 끝나도 회복하실지 의문이라는 말을 전했다.

사람에게 외모가 전부는 아니라 해도 몇 해를 두고 뵙던 할머니께서
자신에게 소홀해 지는 모습은 남의 일 같지 않았고 한 동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요즘은 은행잎은 다 떨어졌지만 다른 나무들은 아직 고운 단풍을
달고 가을의 표정을 그리고 있다. 만연한 가을 풍경을 볼 때마다
마지막까지 아름다움을 잃지 않으려는 본능에 감탄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점점 추하게 변하다 마침내 죽음에 이르는 사람에게
생각이 닿자 마음이 무겁다.

사람의 일생 가운데 중요하지 않은 순간은 없겠지만 단풍처럼
아름다운 마지막을 맞고 싶다면 그것도 욕심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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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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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아닙니다~

저랑 경쟁자는 아니겠죠? ㅎㅎ 아름답게 늙어야지요

와 리스팀해주시다니 감사해요

아직 그런 생각은 고이 접어 두시고,
할일이 많잖아요! 이쁜 단풍과 가을을 바라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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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할머니가 안되셨네요~
쾌차하시길 바래봅니다~

단풍처럼 노후를 보낼 수 있기를... 저도 욕심을 부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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