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봄맞이 대청소

in #kr6 years ago

봄맞이 대청소 @jjy

요 며칠 사이 바쁘게 지내면서 피로가 겹쳤는지
새벽에 알람이 몇 번을 소리쳐 울어도 눈도 뜨지 않은 채
핸드폰의 입을 막고 이불을 끌어 덮는다.

이렇게 피곤 할 때는 단 오 분이라도 더 누워있고 싶다는
간절함이 오 분을 십 분을 만들고 삼십 분을 훌렁 넘기기도
한다.

그럴 때면 놀고먹는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다. 물론 사람은 일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때로는 강한 부정을 부른다.

누구나 성인이 되면 일이 자아실현이라는 거창한 목표까지는
아니어도 가족들의 생계 꾸려나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싫어질
때가 있다.

주위를 보면 대부분 성실하게 일하며 하루하루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그러나 개중에 두 부부가 일하지 않고
놀기만 하면서 남들보다 잘 먹고 잘 쓰고 큰소리치며 사는
특이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물론 그 사람들에게 대한 평가는 결코 좋을 수 없다. 막상
얼굴 마주 보고 욕은 못 하지만 돌아서면 서슴없이 한자로
변(便)기계라고 부른다. 그 사람의 호칭은 우리 동네에서는
이미 공개 된 비밀이다.

힘들다는 이유로 미루던 숙제는 오늘 아침까지 서둘러도
완성하지 못했다. 결국 숙제를 못하고 빈손으로 창작교실에
들어서려니 떳떳치 못하다. 수업 시작 전에 다른 사람들은
과제를 나누고 있는데 우두커니 있어야 하는 자신이 한 없이
초라했다.

옛날처럼 숙제검사 하면서 손바닥 맞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부끄러울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숙제 한 번 못 해 가는 것도
얼굴이 뜨거울 지경인데 평생을 놀고먹는 사람은 얼마나 심장이
튼튼한 사람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백수건달이니 똥기계니 욕은 했지만 그것도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고치지도 못 하면서 쓸데없이 남에게 욕 할 것
없이 내가 그렇게 살지 않고 있다는데 감사하는 편이 훨씬 더
자아실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3.1절을 앞두고 마음 청소라도 하고 살아야겠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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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 걱정 없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고 싶은게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 아닐까요? ㅎㅎ

저도 놀고 먹는 삶은 아니더라도 여유롭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기는 합니다..^^

답이 늦었습니다.
사람에게 일 할 수 있음도
크나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하루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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