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약을 얼굴에도 바르는 거야? @jjy

오늘 낮에 잠깐 밖에 나가보니 화려하던 단풍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많이 떨어졌고 서리도 맞고 마르면서 색깔도 곱지 않고 어딘가
모르게 칙칙하고 어두워 보인다.

여자에게 있어 피부는 권력이라고 한다. 다행스럽게 나는 엄마로부터
좋은 피부를 물려받아 피부 좋다는 말을 들으며 권력 아닌 권력을
누리며 살았다.

권불십년이라는 말처럼 십년이 몇 번을 지나도록 무신경하게 지난
탓인지 남들보다 주름이 많다. 아직도 피부톤은 맑다고 하지만 주름은
숨길 수가 없다.

평소에 얼굴 손질에 별 관심이 없는 나는 아침에 세수하고 기초제품
두어 가지 대충 바르며 하루 종일 그대로 지낸다. 그것도 봄이 다
가기도 전에 스킨도 잘 안 바르고 살았다.

화장품 바르는 순서도 잘 모르고 웬만한 제품은 이름도 모를 정도로
외출 할 때 눈썹에 립스틱 바르는 걸로 끝이었다.

그런 내가 우연한 기회에 화장품 셋트를 선물 받고 하나씩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좀 더 좋은 화장품을 쓰게 되었다. 앰플까지 있는
화장품을 사용하고 저녁에는 팩까지 하게 되었다.

아직 뚜렷한 효과를 느끼지는 못하고 있으나 가족들의 반응이 재미
있다. 팩을 붙이면 복면 쓴 거 같다고 놀리기도 하고 왜 기껏 바르고
닦아내고 또 바르느냐 붙였다 떼고 또 바른다고 놀린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그런가 보다 하는데 정말 어이없는 말을 한다.
앰플을 바르는데 옆에서 보고 있던 사또가 한 마디 한다.

얼굴에도 안약을 바르는 거야?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