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in #kr6 years ago

기형도문학관 기행 @jjy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드디어 기다리던 날이 왔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기형도 시인의 문학세계를 산책하는 날입니다.
그는 연평도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부터 시흥군(현재 광명시 소하동)에서 자랐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그의 시 '엄마 걱정'은 바로 소하동에 살던 그의 유년 시절을 회상한 작품이다. 어머니가 야채 행상에 나섰던 유년기의 가난에 담긴 슬픔은 읽는 이들에게도 애틋함을 느끼게 하는 시다. 그래서 소리꾼 장사익 씨가 그 시를 읽고 노래로 만들어 불렀고, 언젠가 그의 공연장에 그를 찾아온 기 시인의 어머니와 껴안고 울음을 나눈 사연도 가진 작품이다.

'영원한 청춘' 시인으로 불리는 고(故) 기형도 시인은 요절한 다른 시인들에 비해 지금까지도 그의 문학을 기리는 사람들과 꾸준한 연대를 맺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기형도 시인의 대표 시인 '안개'는 텍스트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표현하였다. 이밖에 기획 전시실에는 기형도 시인의 생전 사진 20여 점이 공개되고, 유명 작가들이 낭송한 기형도 시를 듣고 대표 시를 필사할 수 있는 체험 코너도 준비돼 있다는 내용이다.

그의 시세계에 드리운 어두움은 나를 순간에 빨아들였다. 내가 그의 죽음을 처음 들었던 것도 그의 시는 너무 어둡고 슬퍼서 그의 시집을 펼치기만 하면 곧 침울해지곤 했다. 그가 보는 세상과 내가 보는 세상이 같은 듯 다르게 느껴지던 지난날이었는데 오늘에 이르고 보니 그는 나보다 몇 십 년은 앞서 세상을 짚어나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겪은 생의 무게가 그토록 그를 어둠에 갇히게 했다면 정녕 그것은 누구의 탓이었을까. 그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던 우리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그의 시비(詩碑)가 늘어서 있는 공원을 둘러보며 그에게 많은 것을 묻고 싶다.

어둠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기형도를 만나는 날이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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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씀 잘보고 갑니다. ^^

오래간만입니다~~!

기형도 시인의 작품은 잘 몰랐는데 감사합니다. 한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기형도 시인의 시는 많이 접해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소개해주시니 그의 어두운 내면의세계와 시적표현이 궁금해지네요

그를 그토록 어둠에 얽매이게 한 현실속에서
정작 그는 희망을 노래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구나 싶기도 하네요..

광명에 있는 기형도 문학관 기행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1989년 유고시집 [입 속의 검은 잎] 출간한 고 기형도 시인의 작품과 삶을 기리는 문학관이지요 저도 한번 기형도를 만나고 싶네요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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