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상인과 오아시스

in #kr6 years ago

상인과 오아시스 @jjy

어느 날 사막을 다니며 장사를 하던 상인이 길을 잘못 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사막을 오가며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
사막을 자신의 손바닥처럼 훤한 사람이라 방심한 탓이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날이 있다는 말처럼 사막에서 길을 잃게
되었다. 갖은 고생을 하며 헤매고 다닌 끝에 오아시스를 발견했다.
오랜 시간 고생을 해서 지치고 목이 마른 상인은 목을 축이고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보니 그 길은 사막을 가로지르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상인은 몹시 기뻤다. 그러나 길을
찾고 위기를 무사히 넘긴 그는 욕심이 동했다.

오아시스가 있는 지름길을 알아냈다는 이야기를 그는 아무에게도 말
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 길을 오가며 오아시스를 이용하게
되면 혼자만 알고 사용하는 것 보다 빨리 물이 말라붙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괜한 걱정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후부터 이 상인은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혼자서만 그 길로 사막을
횡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그런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가만히 보니 오아시스 옆에는 키 큰 야자수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처음에는 그 그늘 아래서 사막 횡단에 지친 다리를 쉬어 가기도 하던
상인이 하루는 문득 불안한 생각에 사로 잡혀 전전긍긍 했다.

이 나무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이곳에 오아시스가 있는 것을 알고
몰려오게 되면 큰일이다. 게다가 이 커다란 야자수가 어느 날엔가는
귀한 샘물을 다 빨아들여 내가 먹을 물도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자 마음이 불안했다.

오래 생각을 거듭하던 상인은 한 가지 방법을 생각 했다. 쓸데없이
키만 큰 야자수를 베어 버리기로 한 것이다. 상인은 야자수를 잘라
버리고 나서야 마음 놓고 길을 떠날 수 있었다.

며칠 뒤 장사를 끝내고 돌아오다가 오아시스에 다다른 상인은 깜짝
놀랐다. 분명히 있어야 할 자리에 오아시스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리고
없었던 것이다.

그곳에는 다만 나무 그늘을 잃어 바싹 말라버린 오아시스의 흔적만
남아 있었다. 자신만 알고 타인에 대한 배려는 조금도 없는
상인의 이기심을 드러내는 듯 허옇게 마른 입을 벌리고 있었다.


이미지 출처: 다음블로그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Sort: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글이네요... 여기 일부 스팀잇 안에도 존재 하는 분들과도 같은 듯 하구요....
스팀 고래의 꿈.jpg

스팀잇 안에만 있겠습니까
그런 사람들은 곰팡이처럼 조그만 물기와 그늘만 주어지면
언제라도 번식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제 발등을 찍는군요

무어라 하겠습니까
어리석은 사람의 선택이니

감사합니다.

남보다 갖은 것이 많을 때의 불안감을 갖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행복할 때도 그런 이기심을 갖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상인이 쓸데없는 일을 했구먼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과욕이 불러일으킨 참사네요ㅠㅠ
오늘 하루 역심을 버리고 생활해야겠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9
TRX 0.15
JST 0.029
BTC 63466.72
ETH 2683.95
USDT 1.00
SBD 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