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essay @jjy의 샘이 깊은 물- 누가 봄 보셨나요?

in #kr6 years ago

누가 봄 보셨나요? @jjy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어제는 눈이 많이도 내렸다. 정작 겨울에는 눈 구경이 힘들더니
온통 눈꽃으로 가득하다. 막 움을 틔우고 나오는 새싹이 놀라
다시 움츠러들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봄은 무력했고 겨울로 되돌아가는 듯 했다.
말 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중국 한나라 때 일이다. 당시 궁에는 수많은 여인이 있었고 왕은
초상화를 보고 여인을 골랐다.

초상화를 그리는 화공이 권력을 가졌고 간택을 원하는 여인들은
화공에게 뇌물을 바쳤다. 그런데 중국 천하의 미인 왕소군(王昭君)은
뇌물을 바치지 않아 못생기게 그려졌고 당연히 간택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흉노족이 한나라에 쳐들어와 미녀를 바치라는 요구 했다.
가장 못생긴 걸로 알고 있던 왕소군을 보내기로 결정하고 실제로
블러 보니 왕소군은 엄청난 미인이었다.

황제는 화공을 처형했다. 왕소군은 결국 오랑캐 땅으로 시집을 갔고
거기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가 바로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이다.

오랑캐 땅에는 풀과 꽃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것이다.
저녁 무렵 시작한 눈이 백목련처럼 날리며 보이는 곳을 겨울왕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눈은 하루도 못가 녹고 미세먼지가 벌써 그 자리를
차지한다.

이미 봄이 점점 짧아진다는 말을 들은 지 오래다.
봄옷도 못 입어보고 금방 더워 더워하는 날씨에 바로 여름옷을 입는다.
어제 오늘도 봄옷 입은 사람들 보다 겨울옷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눈에 띄는 것 같다.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이라는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대문을 그려 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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