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방콕 NO. 1
방콕에서 지내는 12일 동안 남편의 최애 장소는 [ YOU HUNT WE COOK ]이였다. 여기는 일본산 와규를 키핑 keeping까지 해가며 2일 연속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었던 곳이다.
방콕의 쇼핑몰 중에서 명품관이라 할만한 곳이라기에 엠포리움 백화점 구경을 갔다. 그러나 사실 쇼핑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 우리는 에스컬레이터만 타다가 백화점과 마주 보고 있는 엠쿼티어 쇼핑몰 지하 고메 마켓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마침 저녁시간이라 가볍게 먹고 갈 생각으로 마켓 안의 조리 코너에 앉았다. 사진을 보고 한 메뉴를 주문했다. 그런데 그 메뉴의 고기가 모두 소진되었으니, 정육 코너에 가서 사 오면 조리를 해주겠단다.
정육 코너에 가서 사진과 같은 부위를 골라 가지고 가니, 소스와 곁들일 사이드 메뉴를 고르라고 한다. 그리고 병맥주를 주문하니 작은 캔 밖에 없다며 맥주 코너에서 원하는 거 집어오라고 한다. 아니, 뭘 자꾸 사와서 먹으라고 하지?
돼지고기 어깨뼈 부위를 구워서 먹었는데, 아주 맛깔나게 구웠다. 신나게 먹고 계산서를 보니 고기 가격과 맥주 가격은 마켓 판매가 그대로고 조리비용 100밧, 소스와 사이드 메뉴 각 80밧이 더 나왔을 뿐이다.
근사한 식당은 아니지만 그런 거 상관없는 우리는 맛집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거기에 커피는 위층에 있는 [ % Coffee ]에 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만족스럽게 먹고 나온 우리는 한 번 더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엔 소고기를 먹기로 했다.
주저 없이 먼저 정육 코너로 갔다. 우와, 일본산 와규가 "2+1" 행사를 한다. 물론 와규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다. 그래도 2+1에다 우리나라에서는 먹기 쉽지 않은 가격이라 적당한 크기로 2개를 집으니 1개가 더 따라온다. 바로 조리 코너로 직행이다. 소스와 사이드 메뉴를 고르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물론 기다리는 동안 맥주도 한 병 집어왔다.
이 집 참 고기 잘 굽는다. 익힘 정도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숙소에 연기와 냄새 풍기며 굽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서 좋다.
맛있게 먹는 동안 냉장고에 보관된 남은 와규 한 조각을 떠올렸다. 혹시 내일 또 온다고 하면 보관을 해줄까? 설마 하는 마음으로 물어본 건데, 흔쾌히 이름 석자 적어두고 "OK!"를 한다.
이렇게 우리는 바 bar에 위스키를 키핑 keeping 하는 것이 아니라, 식당에 와규를 "키핑 keeping" 하는 사람이 되었다.
2일째도 남편은 살짝 들뜬 모습이었다. 이번 여행 중에서 최고의 사치를 부린 식사였지만, 최고의 만족을 얻은 식사였기 때문이다. 근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라고 해야만 할 것 같은 곳은 전혀 아니다. 31년을 같이 살아서 분위기에 연연할 그런 나이도 아니다. 오히려 군더더기 없는 비용의 지출만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었기에 가성비 면에서 흡족함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한 도시에 조금 여유를 가지고 머물다 보니 이런 재미있는 일도 경험한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조으네요
한국 사람이 태국 방콕에 와서 일본산 와규를 구워 먹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ㅎㅎㅎ
저는 파스타 에만 눈이 갑니다 !!
제가 고기를 딱히 좋아 하질 않아 잘 먹질 않아서
그저 면에 눈이 갑니다 ㅎㅎㅎ^^
파스타도 먹을만 했습니다. 소고기도 부드러워 좋았어요.
韩国这么美好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