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타운의 왓 쩻 린steem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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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이 덜하다는 이유로 이동할 때마다 택시를 타고, 어딘가를 찾아갈 때는 구글 지도를 펼쳐 점점이 찍히는 길만 따라가다 보니 점점 길치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걷고 보고 궁금해하고 찾아보고 그러면서 이해하게 되고 새로운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되는 과정의 반복이 여행을 이어가게 하는 힘이 된다. 그런데 길치가 되어 가면서는 걸었던 길이라는 것을 늦게 알아차리거나 생전 처음 지나는 길처럼 늘 어리바리 보아야 할 것들을 놓치고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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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쩻 린(Wat Jet Rin), 이 앞길도 몇 번을 지나다 보수 공사 중인 사원 입구 사이로 머리만 있는 불상이 인상적이라 들어가 보았다. 치앙마이 국립박물관에서도 머리만 있는 불상을 보긴 했는데, 그와는 달리 조금 더 투박하나 친근하게 느껴지고 눈은 뜬 것인지 감은 것인지 모를 모습이 강한 호감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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쩻 (Jet)은 일곱, 린(Rin)은 구유를 뜻하니 왓 쩻 린은 일곱 개의 구유가 있는 사원이란 의미다. 이 사원의 원래 이름은 왓 농 짜린(Wat Nong Jarin)으로 '짜린이라는 습지가 있는 사원'이라는 뜻이다. 이 습지는 연못의 모습으로 지금도 사원 내에 있다. 대웅전 뒤편 탑이 있고, 탑 뒤로 다리가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리는 2개로 튼튼해 보이는 나무다리와 오래전부터 사용해왔을 대나무 다리가 있다. 그리고 이 다리를 건너면 반가운 한국어를 볼 수 있다. 그림처럼 관리와 정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올드타운 사원들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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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사원의 이름이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1411년 란나의 삼팡깬(Samfangkaen) 왕에 대적하는 세력이 있었다. 한쪽은 왕의 사촌이고 또 다른 쪽은 수코타이였다. 이 두 세력은 힘을 합해 치앙마이에 쳐들어왔다. 공격을 이겨내지 못한 왕은 퇴각을 하였다가, 군대를 정비하여 다시 치앙마이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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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치앙마이는 폐허가 되었고, 이때 왕의 눈에 띈 것이 도이 수텝에서 물을 길어 올 때 사용하던 구유만 뒹구는 모습이었다. 이에 "치앙마이에는 7개의 구유만 남아있구나"라고 탄식하였다고 한다. 이후 이 사원에 도이 수텝에서 길어온 성수라 여겨지는 물이 보관되면서 사원의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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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사원 입구 머리만 있는 불상 옆으로 귀가 네 개에 눈이 다섯 개인 사자상이 있다. 이는 란나의 고대 신앙에 나오는 전설적인 동물로 재물을 불러온다고 하니 눈여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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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환영합니다 ! 반가운 글귀내요 ㅎㅎ
재물을 가져다 주는 동물인데
다리를 야옹이처럼 모은게 귀엽긴 하지만
얼굴이 제법 무섭습니다
그래도 재물인데 ㅎㅎ 눈여겨 봅니다 ^^

네. 행운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저는 그곳을 좋아하고 여러 번 방문했습니다.

어머나, 왓 쩻 린을 아시네요.
여유롭게 치앙마이에 머무셨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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