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스팀잇에 진짜 원하는 게 뭐야

in #kr6 years ago (edited)

니가 스팀잇에 진짜 원하는 게 뭐야

needs

스팀잇 서비스에 대한 몰입과 보상에 대하여

제 프로필에도 적혀 있듯이 저는 저를 소개할 때 '고객의 가치, 경험을 어떻게 증대 시킬지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객의 가치, 경험을 증대 시키기 위해 가장 본질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과연 어떻게 고객들을 몰입시킬 것인가, 어떻게 고객들을 동기 부여시킬 것인가 입니다.

저의 지난 글('스팀잇의 미래는 그렇게 장미빛은 아니다', '스팀잇은 어떻게 동기를 부여하는가', '블록체인은 본질이 아니다')을 읽으신 분들은 느끼셨을 수도 있지만, 저는 스팀잇을 기술이 아닌 보상과 몰입의 관점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보상이란 단순히 금전적 보상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보상에는 비금전적인 보상도 존재하며, 오히려 금전적 보상보다 비금전적 보상이 더 사람들을 몰입시키고 동기부여하는 촉매가 되곤 합니다.

오늘은 그런 차원에서 게이미피케이션 관점에서의 몰입과 보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물론 스팀잇에 대한 이야기도요.

gamification

몰입(engagement)은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소비자와 제품 및 서비스 사이의 관계를 의미합니다. 또는 어떤 사람이나 장소, 물건, 생각과 광범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간을 의미하기도 하지요.

이용자들에게 '더 많이 쓰고 사세요!'라고 직접적으로 외쳐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고루한 생각은 이제 버려하는 세상입니다.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을 먼저 서비스에 몰입시켜야 하는 것이죠. 이용자들이 돈을 먼저 쓰고 나서 서비스에 몰입하는 게 아니라, 몰입을 먼저 하고 나서 수익을 올려준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몰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합니다. 몰입과 보상은 뗄래야 뗼 수 없는 관계인 것이죠. 앞선 글에서 언급된 것과 같이, 보상시스템을 이야기하는데에는 SAPS 모델이 빠질 수 없습니다.

SAPS

SAPS 는
지위 : Status > 접근권 : Access > 권력 : Power > 물품 : Stuff
의 약자로, 앞쪽에 위치할 수록 더 많은 사람이 원하고, 더 집착하는 보상책인 반면 비용은 더 적게 듭니다.

하나 하나 살펴 보겠습니다.

지위(Status)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나타는 상대적 위치입니다. 지위는 정해진 순위 시스템에서 다른 사람보다 앞서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뱃지와 순위표가 있습니다. 스팀잇에는 스팀에서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니지만 스팀잇보드라는 서비스가 존재합니다.

뱃지를 가상으로 줄수도, 실제로 줄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게임에 참여하는 다른 플레이어가 반드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의미와 가치가 제한되게 됩니다. 때문에 스팀잇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닌 외부 독립 서비스로서의 스팀잇보드는 그 몰입 유도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레벨과 순위표는 플레이어가 얼마나 큰 지위와 성과를 얻었는 지 표시하는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스팀에서는 스팀파워를 기반으로 한 등급과 영향력이라는 점수 체계 가지고 이용자의 몰입을 유도합니다.

접근권(Access)의 대표적인 예로는 야구 멤버쉽이나 길트 그룹의 VIP 멤버쉽(길트 누어) 같은 것입니다. 길트 누어는 VIP고객에게 할인이나 사은품을 주는 대신에 사전 접근권을 줍니다. 이는 보테가 베네타나 구찌 같은 최고급 패션 브랜드가 VIP 고객에게 비공식적으로 제공하던 신상품 소유권을 대중화한 것입니다.

플레이어에게 권력(Power)을 부여한다는 것은 게임 안에서 다른 플레이어를 일부 지배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steempower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예시로는 열심히 하는 플레이어에게 포럼 관리 업무를 맡기거나 하는 수준이었습니다(다음 카페 지기). 권력을 부여하면 플레이어는 운영자를 위해 공짜로 일하기도 하니깐요. 하지만 스팀잇은... 말그대로 어마어마한 권력, 그 자체를 부여합니다. 다들 떠오르셨겠지만 스팀파워가 그것 이죠. 스팀파워가 부여된다는 것은 사실상 커뮤니티안에서의 다른 서비스 이용자들을 일부 지배하는 것과 같은 막강한 힘을 얻는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물품(Stuff)입니다. Stuff는 SAPS 모델에서 가장 덜 중요한 보상으로 간주됩니다. 응? 이상하다고요? 나는 돈이 제일 좋고, 스팀잇을 하는 이유도 돈을 벌기 위해서인데라고요? 만약 공짜로 제공할 멋진 상품이 있고 이용자가 공짜 물품을 기대한다면 물론 물품한 강력한 보상이 됩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물품의 경우, 일단 지급이 되면 의욕이 사라집니다. 즉 물품(금전을 포함한)은 지급되기 전까지만 이용자를 몰입시키고 잡아두는 효과를 주는 것이죠. 이용자는 그 동안에만 서비스에 몰입할 것입니다. 또한 물질적인 사은품은 항상 가치를 밝혀야하기 때문에 이용자는 주고 받는 가치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내가 얼마짜리를 받았는 지 바로 알게 된다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사람은 측정 불가한 가치에 대해 과대산정하기 쉬우며, 자신이 행동한 결과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줄을 오래 서지 않아도 되는 혜택에 대해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절약한 시간에 과도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 처럼 말이죠.

그럼 다시 스팀잇으로 돌아와서, 나는 왜 스팀잇에 글을 쓰고 있는 지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봅니다. 교육학에서 이야기하는 메타인지라는 개념과도 유사하게 볼 수 있겠네요.

메타인지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요소로 분류됩니다.

  • 선언 지식 : 자신이 학습하는 부분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지 아는 것.
  • 절차 지식 : 어떤 일을 하는 데 얼마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갈 지 아는 것.
  • 전략 지식 : 지식을 습득할 때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할 지 아는 것.

그럼 우리도 우리를 제대로 알아봅시다.

저의 경우, Stuff 물질적 보상도 저를 스팀잇 커뮤니티에 몰입하게 하는 요소가 되긴 하지만, 보다 적나라하게 생각해본다면, 지위(Status)에 대한 욕구 충족이 커뮤니티에 몰입하게 하는 요소도 더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생각을 적은 글들을 여러 사람들에게 노출하고 그 생각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 인정을 받는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존경 욕구와 자아실현의 욕구의 충족말입니다. 이는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이론(Maslow's hierarchy of needs)에서 말하는 욕구의 단계 중 가장 상위 단계의 두 욕구 입니다. 매슬로는 자아실현의 욕구 단계를 넘어선 자기초월 욕구도 주장하였는데, 자기초월의 욕구란 자기 자신의 완성을 넘어서 타인, 세계에 기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뜻하며 메타욕구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스팀잇에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무엇이 우리를 스팀잇에 글을 쓰도록 하고, 스팀잇 혹은 스팀잇과 같은 플랫폼 서비스가 더욱 성장하기를 원하게 할까요?

그것이 단순히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가상화폐, 스팀 때문만일까요?

이 부분을 명확하게 이해할 때, 스팀잇과 같은 플랫폼서비스가 더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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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팅 리스팀합니다. 저는 원래 스팀잇이 아닌 네이버 블로그를 했었습니다. 그건 1원도 안 나왔는데, 왜 천 오백개 남짓의 글을 몇년동안 올렸을까요? 당연히 저는 그 이유를 알고.. 그렇기에 스팀잇을 막 시작한 지금 당장 찍히는 달러가 적은 것은 상관없습니다.

단, 앞으로 어뷰징 문제나 친구끼리만 노는 그런 모습들을 계속해서 보고 구조적 모순이 더욱 심각해지고 기능 개선이 충분히 되지 않는다면 달러가 아닌 다른 이유로 그만두게 되겠죠.

고무적인 사실은 스팀잇이 튼 물꼬로 인해 스팀잇의 단점을 보완한 버전업 유사 서비스들이 하나 둘 생겨나려한다는 것입니다. 컨텐츠플랫폼서비스 시장도 점점 더 성장하고 다양해질 수 있겠죠 ~

저의 스팀잇 디플레이션론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발전시키려고 하는데, 말씀하신 SAPS모델을 이용하면 좋을 것 같네요.
컨텐츠 생산량 대비 스팀 발행량의 저하는, SAPS모델 중 S-A-P에서의 보상을 줄이고, 그것은 Stuff = 배부된 스팀을 법정화폐로 환전한 보상으로는 충족되지 못한다는 견해입니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다만, 만.일(가능성이 낮지만) 스팀잇이라는 커뮤니티에서의 인정이 이용자에게 매우 높은 성취를 줄 수 있을 정도로 스팀잇 서비스의 영향력이 커진다면, 컨텐츠 생산량 대비 스팀 발행량의 저하와 별개로 스팀자체의 수요가 늘어나 디플레이션을 일정 수준 보합할 수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관심가지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어엇 스팀의 수요(화폐수요)가 늘어나나 스팀 발행량(화폐공급)이 따라잡지 못한다는 게 제 디플레이션론의 주요 개념입니다.

아,??? 그럼 제가 중간에 무언가 잘못 이해한 것 같네요! 다시 @rebil 님의 견해릉 꼼꼼히 봐야겠어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스팀잇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는 이야기지만, 사회의 여러 공동체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될 것 같아요.

재미있게 읽어주시고 피드백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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