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내가 아니라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영역"이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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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전에 아주 짧은 이야기를 전하는 동영상을 하나 봤습니다.
전화 교환원이 전화를 연결해주는 유선 전화기가 처음 나왔을때 이야기입니다.

9살인 꼬마는 전화기를 들면 "안내원입니다." 하는 목소리에 매료되었습니다.
꼬마는 망치로 손가락을 쳤을때 집에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전화기를 들고 안내원에게 말했습니다.

"손가락이 아파요."
피가나는지 다쳤는지 묻던 교환원은 노래를 부르면 아프지 않을거라고 말했습니다.
소년은눈물을 떨구며 노래를 불렀고 신기하게도 손가락이 아프지 않았습니다.

키우던 카나리아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교환원에게 왜 노래를 하던 새가 움직이지 않는지 물었습니다 .
교환원은 새는 다른 세상에서 노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중략 하겠습니다 .

저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교환원의 대화에 대단한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왜 이 대화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지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그녀가 소년의 대화를 받아주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자기가 직업적으로 해야 할 영역을 떠나 소년의 일상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아름다움을 느낀것은 그녀가 평소 나 라고 생각할 그녀의 몸이나 그녀의 생각 혹은 신념이나 가치관이 아니라 그녀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 이었습니다.

나는 그녀를 그녀의 "관심의 영역"속에서 만나고 알고 느끼게 된 것입니다 .

우리는 내가 여기 있고, 그 내가 너에게, 자연에게, 사물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틀린것입니다. 여기 나라는 것은 따로 없습니다. 오직 내가 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나 자신일 뿐입니다.

왜? 여기 내 몸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것이 내가 아닐까요? 위의 이야기에서 보았듯이 그녀의 영혼은 그녀의 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관심을 가지고 대하는 그 영역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여기 이 몸과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을 나라고 여기고 산다면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인공지능 로봇과 조금도 다를것이 없다고 여기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 로봇도 자기 몸이 있고, 자기 생각이 있고, 지성 즉 정보를 가지고 움직입니다. 로봇도 우리처럼 감각을 지각하는 센서가 있고, 좋고 싫어하는 감정적 프로그램을 가질 것입니다. 우리 인간과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로봇은 점점 진화해서 피부나 외모 또한 인간과 같아지고 전선이나 기계는 생물학적인 것들로 대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나를 떠나 자유로이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가 이 몸이 어떻게 보이고, 어떻게 받아 들여지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가질 것인가를 떠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만나고 보는 다른 사람들 혹은 다른 사물들을 아름답게 할 수 있고, 따뜻함을 느끼게 할 수 있고 , 행복과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만이 우리를 로봇과 다르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것만이 우리의 영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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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스님 글은 항상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에요. 인간은 스팀잇에서 정을 느끼고 보팅을 나눠 줄 수 있지만 AI로봇은 최고 수익을 거두기 위해 셀봇만 할꺼에요 ^^;

이 댓글에 50%보팅 드려요. 정말 그렇습니다. ^^ 그리고 그렇게 또 넓게 봐주시니 제가 더 넓어지는 느낌이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저에겐 아직 어렵네요. ^^

좋은 글이네요. 저도 늦게 나마 글을 쓰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 직장을 다니고 있지만
출근길이 멀어 책을 가급적 많이 읽으려고 합니다.
분처럼 글을 잘 썼으면 해서요.
매일 오전과 시간나는 되로
직장이건 집이건 글을 쓰는데
따뜻한 글을 쓰기가 참 어렵네요.
잘 읽었습니다.
많은 생각이 드는 군요.

무아에대해서 아름답게 표현해주셨습니다. 이시스샘

저는 때로는 인공지능이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시절인연에 의해 탄생된 새로운 유정중생일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인공지능이 탄생될수 있는 조건으로서 인간이 기여는 했지만, 주 원인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도 생각되기도 합니다. 좀 생뚱맞지요? 생명의 밑바탕에 갖추어진 靈이란 것이 물체에 깃들어지면 그게 바로 생명체이니까요. 영화 트랜스포머처럼말이에요. 이에대해서 잠자는왕자님의 포스팅과 길게 논의했던 댓글이 있습니다. 시간되시면 첨부된 포스팅의 저의 댓글과 함께 한번 읽어봐주세요.

[과학 에세이] 종 예외주의 (5-3) : 이기와 이타의 경계 ; 동전의 양면

관심의 영역이라 보통 사람들은 자신의 관심 영역에만 치우치고 살다보니 다른 사람의 관심 영역에는 관심을 많이 주지 않기에 서로 이해하고 어려운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관심의 영역을 먼저 알 필요가 있겠네요.

이야기 감동이네요.
나란 내가 관심을 두는 영역
잘 이해했습니다.
로봇이야기 나오연 불안한 마음만 생깁니다.
좋은 관심거리로 불안함을 떨처봐야 겠습니다.

부대끼며 살아가는 스팀잇이 불연듯이 스쳐지나 가네요..
관심과 관심을 먹고 자라는...
그렇기에 위태로울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희망이될수도 있는....

ssb3304님이 isis-lee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ssb3304님의 [정보] 새로운 큐레이터 고팍스(GOPAX) 보팅 분석


최근 대세에 올라오는 글들 중 고팍스가 보팅한 글이 꽤 있습니다.
고팍스( gopaxkr )는 스팀잇과 공식적으로 협력관계를 체결한 기관으로서 2018년 1월 29일에 가입했습니다.
4월 26일, 두 차례에 걸친 49만 ...

이 영상 보셨나요 이시스님? 글을 보다 보니 갑자기 전에 보던 이 영상이 생각나서 링크 겁니다. 로봇도 언젠가 과연 감정을 가지고 '자유' 를 이해하는날이 올까요? 어떠신가요

영상 재생이 안되네요 제 계정이 문제인지 컴이 문제인지 ...그렇군요

키우던 카나리아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교환원에게 왜 노래를 하던 새가 움직이지 않는지 물었습니다 .
교환원은 새는 다른 세상에서 노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너무 예쁜 생각이네요... 똑같은 세상이라도 어떤 사고로 바라보냐에 따라 보는 눈이 달라지고 감상 또한 달라지죠...

예, 교환원의 그 열린 생각이 대단히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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