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9. 2nd PIFF : 수영만에서 남포동으로!

in #kr3 years ago (edited)

개막을 1달여 앞두고,
영화제 사무국 사무실은..

수영만 요트 경기장 본부 건물에서,

남포동 인근 (구, 부산시청 맞은 편)
부산 데파트 건물로 이사를 했다.

부산데파트.jpg

도심으로 나온 만큼..
교통도, 먹거리도, 즐길 거리도,
엄청 편안해지고 풍성해졌으나..

모든 것은 그림의 떡.

영화제를 목전에 둔만큼,
사무국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정신없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부산데파트4.jpg

영화제 초청 팀에서,
한국 초청을 담당했던 나도 마찬가지.

엄청나게 몰아닥치는 업무량의 융단 폭격에
거의 떡실신을 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데..

아침부터 밤까지,
일반적인 근무 시간에는..

책상 위에 놓여있던 3개의 전화기가
하루 종일 울려대며..

천 명이 넘는 초청 게스트들과 관련된
각종 업무를 처리하느라,
전화기와 씨름을 해야 했고..

더 이상 전화가 걸려오지 않는
밤 시간이 되어야만 비로소..

밀려 있던 서류나 문서 작업 등.
내가 할 일들을 정리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사무실.jpg

그리고,
그 일들을 모두 끝낸 새벽에는..

게스트들의 아이디 카드 제조까지.
자원봉사자들과 같이 해야 했으니;;;

(그 때의 아이디 카드는..

출력해서, 커팅하고,
증명사진을 붙인 후에, 코팅까지..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켁!)

퇴근은 커녕,
사무실에서 겨우 1-2시간 쪽잠을 자며
정말 미친 듯이 일만 해야 했다. ㅠㅠ

(지금 생각해봐도,
도대체 어떻게 버텼는지..
진정 꿈만 같은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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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하자면..

완전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도저히 맨 정신으로 버티기 힘든 나머지..

사무실에서 야밤에,
깡소주를 홀짝이며 일을 하기도 했는데..

일부러 책상 아래에 빈병을 놓아두고,

자꾸 일정을 바꾸면서
속을 썩이는 게스트들에게,

화염병을 만들어서 던져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물론 게스트들에게 그렇게 말을 하지는..
절대로 못했다;;;ㅋ)

부산데파트2.jpg

그래도 그 시절.

국제 영화제에 대한 열망과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

그리고, 같이 고생하는 스탭들과
자원봉사자들 간의 끈끈한 우정과 의리.

그런 전우애(?!)가 우리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었던 것 같은데..

특히, 함께 해줘서 너무나 고마웠던
멋진 자원봉사자들이 있었으니..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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