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찻집 화가 story] 고흐-자신의 죽음을 보다.

in #kr6 years ago

황진이는 고흐 앞으로 바짝 다가서며 그의 눈을 뚫어질듯 바라보았다.

"당신을 가장 힘들게 한건 뭐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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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아버지는 신분이 낮은 여자랑 사귀는건 바보짓이라고 말리더군!
그게 목사인 아버지가 할 말이야? 심지어는 나를 유일하게 응원하던 테오마저 그녀를 반대한거야. 그리고 내 그림친구이자 수채화 선생이었던 모우배-그 자식은 내가 한심하다고 의절해버렸어.
사람이 지옥이야! 그것도 가까운 사람이...

황진이: 에이! 당신 지금 착각하고 있는거 아냐? 잘 생각해봐요. 당신을 힘들게 한 모든 중심부엔 가난이 있죠! 결핍! 그것만 아니었으면 뭐가 문제가 되겠어요?

고흐: 방세가 밀리자 뚱보집주인이 와서 날 집어던진 적도 있어. 후후...그녀가 출산하는 기간동안 난 병원 근처에서 이젤에 캔버스를 올려놓고 스캐치를 하는데 담배꽁초가 날아온적도 있지.
난 뒤도 안돌아보고 계속 목탄을 그어댔어.
그랬더니 이제 하늘마저 날 조롱하듯이 비가 쏟아지더군!
내가 그런 거에 굴할거 같소? 난 비를 맞으면서 계속 그렸어. 종이가 젖고 목탄이 젖었어도 그렸어.
그 무엇도 날 멈추게 하진 못해! 저 하늘도! 다만....내 사랑하는 동생마저 날 비난할 땐 정말 가슴이...찢어지는것만 같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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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뻔하지만...오래 함께 살진 못했을거야.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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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반대하는건 우리집만이 아니었어. 그녀의 엄마도 시엔이 나같은 떨거지환쟁이하고 사는게 의미없다고-돌아오라고 부추겼지. 그 말이 뭘 의미하는지 아오?
다시 거리에서 치마를 걷어올리란거요! 이제 학교에 갈만한 딸 마리아는 어땠을까?
그애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미어졌지. 아빠는 본적도 없고 엄마의 사랑도 받을 여건이 안되는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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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는 항상 엄마의 사랑에 목말라있었지. 그런데 태어난 아기...그마나 희미하던 사랑마저 동생이 차지하고 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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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 아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난 그녀를 채임질수도 없고 놓아줄수도 없었어.
결국 그녀는 떠났고-난 그녀와 아이들이 빠져나간 그 거대한 허공 속에서 섬광처럼 보았소!
내가 절대로 오래 살지 못할거란걸! 그녀도! 우린 서로에게 죄를 지었어.
가장 무서운 죄! 서로의 불행을 알면서도 방치한 죄!
이봐요 진이! 당신은 아오?
내가 오늘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그녀는 잘 살고 있는지...
난 모르지만 당신은 알지 몰라요. 말해주겠소?

황진이는 알고 있었다. 그가 외로움에 미쳐가다가 몇년후 밀밭에서 자신의 배에 권총방아쇠를 당긴다는 것을...
그리고 조금 더 세월이 흐룬 후 시엔도 강물에 몸을 던진다는 것을-
그녀는 젖어오는 눈을 부릅뜨고 입술을 깨물어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황진이: 이건...확실해요! 당신은 그때부터-유화를 그리기 시작하죠! 위대한 고흐의 시대!
당신만이 열 수 있었던 불멸의 시대를 열어가게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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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흐가 저런 아픔을 겪고나서부터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군요. . 고흐가 가난때문에 살아 생전에 힘들었다는 것은 알았으나 저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미술관이라도 가게된다면 @huarin 님 포스팅에서 관련 작가 포스팅을 싹 탐독하고 가던가 해야겠어요 !

맞아요 전시를 가거나 여행을 갈적에도 관련지식을 탐독해두는게 매우 유익하죠. 민후님 고마워요.^^

잘 읽었습니다 ~~^^* 재미있는 구도네요

반가워요. 해피님 ^^

반갑습니다 글 잘읽었어요~
팔로우&보팅하고 갑니다~^^
시간나시면 맞팔 부탁 드릴께요!

재진님 반가워요.^^

황진이와 고흐의 콜라보 참 신선하네요. 동양화처럼 고흐의 그림에 황진이의 시조가 함께 있는 그림을 상상해봤습니다..

오! 럼프님 그거 재미난 착상인데요? 음...황진이의 시를 서예로 써서 넣어야 할텐데...스티미언 중 누구한테 부탁할까요?

서예나 캘리그래피 하시는 분.. 잘 찾아보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뭔가 @tata1 님과 어울리는 듯 합니다 ㅎ

아! 타타님.....! 고맙습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닌 제일 괴로운 순간에 머물러 있다니 너무 안타깝네요..ㅠㅜ

긴 세월이 흐른 후-우린 어떤 순간에 머물러 있을까요?
어둠에 묻힌 길 속을 헤매는 악몽?
아니면...

잘 읽고 갑니다~^^
황진이 대사는 한참을 봐야했네요.

아! 카일님 어솨요. 황진이 마지막 대사를 한참 보셨나요?

신선하네요 ㅋㅋㅋ
보팅, 팔로우 하고 갈게요 !
괜찮으시면 맞팔 부탁드려요 ㅎ
좋은 저녁 보내세요 :)

네 도니님 고마워요. 친구할게요.^^

와! 작가와 작품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네요.
좋은데요^^

고맙습니다. 응원해주시고 종종 들리세요. ^^

읽다보니까 외로움이란 뭔지 주변에 사람이 많아도 없어도 계속해서 느껴지는 감정 외로움..ㅠㅠ

히바님은 인기가 많으시니까 군중속의 외로움을 느끼시곤 할거에요.
때론 수없이 달린 댓글 속의 공허-도 느끼시겠죠?
그럴 땐-여기 와서 차 한잔 하세요. 아무 부담 없이 쉬어가세요.

뭔가.. 씁쓸한 고흐의 인생...돈이 무엇이길래 사람을 이렇게 비참하고 가엾게 만드는 걸까요... 현실에서도 결혼하기로 한 커플들도 돈 앞에서 무너지는걸 무수히 봤어요.. 결혼 했어도 이혼하고... 슬픈 과거와 현실이네요.. 미래는 어떨까요

미래는 다를거에요. 제가 가서 보고 왔거든요.
이야기찻집에선 그게 가능하죠.ㅎ
거기에선...훨씬 미묘하게 갈등이 있어요.
관심이 돈을 대신하죠.
돈의 결핍은 사라지지만...거기선 관심을 가지고 전쟁을 하고 미워하고 질투하고 파멸에 이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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