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의 음악생활] 넥스트 'Lazenca, Save Us' 기타 지옥 탈출기 1.

태풍 솔릭 덕분에 하루 휴교를 하는 바람에 누리게 된 선물 같은 사흘 연휴. 한 나절 쉬고 나니 그간 여행, 새 학기 준비 등으로 한 달 이상 잡지 않고 있던 기타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서 새로 연습할 곡을 물색하러 유튜브 이곳저곳을 헤매다 이 동영상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넥스트의 Lazenca, Save Us!

시절이 하수상하니 해철이 형 생각도 자주 나고 해서 고르게 됐네요.

극악의 기타 프레이즈들이 난무하는 쉽지 않은 곡이지만, 두어 달 시간 잡고 매일 조금씩 연습해서 찬바람 불 때 형 제삿날 쯤 완성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주제 파악도 못하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생각을...ㅋ

어쨌거나 마음을 단단히 먹고^^ 무슨 신성한 의식이라도 하듯 경건한 마음으로 한 동안 방치되어 있던 기타를 손질했습니다. 오래된 기타줄도 교체했죠. 저는 레스폴이나 PRS의 경우 다운 튜닝을 하는 경우가 많아 기타줄로 DR의 DDT를 씁니다.

다운 튜닝은 인위적으로 기타의 음을 전체적으로 낮춰 조율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일반적인 줄은 텐션이 떨어져서 벌벌대는 소리가 나는데요. DR의 DDT 기타줄은 키를 낮춰 튜닝을 하더라도 정상적인 텐션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참고로 이 기타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오리지널 PRS가 아니라 PRS 코리아에서 만든 보급형입니다. 보급형이지만 만듦새가 꽤 좋고, 전 주인께서 픽업 등 전기 파트를 모조리 들어내고 오리지널 PRS 픽업과 고급진 전기 부품들로 모디파이한 것을 몇 년 전 중고 장터에서 구매한 것입니다. 60만원으로 600만원에 가까운 소리를 내주는(물론 제 귀에 그렇다는^^) 가성비 최고의 장비죠.

그리곤 악보를 찾았습니다. 다행히 악보바다에 있더군요. 기타리스트가 나름의 해석에 따라 갖가지 프레이즈를, 기기괴괴한 테크닉을 동원해 가며 구성해낸 이런 곡의 솔로 파트를 악보 없이 카피하려 들었다간 글자 그대로 지옥을 경험하게 됩니다. 참고할 악보가 있으니 천만 다행이죠. 악보바다 만세~!!!

보시다시피 악보에는 드롭D 튜닝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정상 튜닝에 6번줄만 한 키 낮추어서 D로 맞추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라이브 버전의 음원을 반주로 선택한 동영상에 맞춰 전체적으로 반음을 더 낮추었습니다. 6번줄부터 차례로 C#, G#, C#, F#, A#, D#로 맞추는 것이죠. 일종의 변칙 튜닝으로 메탈, 포스트락 등 헤비 사운드 계열에서 많이 쓰는 튜닝 방법입니다.

그리곤 곡 시작부터 솔로 파트 들어가기 전까지 메인 리프를 연습했습니다. 기타만 놓고 보면 코드 진행보다는 스케일 위주의 곡이기에, 이 부분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는 해피~^^합니다. 반 나절 연습한 거라 아직 세밀하게 보완할 부분이 보이지만 이 정도는 뭐...^^ 문제는 지금부터. 폭풍 솔로의 시작! 지옥의 문의 열리는 거죠;;;

게다가 (다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지옥같은 프레이즈가 최소 열 개는 더 있다는 거!

참고로, 전설(?)에 따르면 해철이 형이 이 곡을 만들 때, 세황이 형을 연습실에 집어넣고 솔로 파트를 완성할 때까지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는데...

헤르메스는 과연 해철이 형의 제삿날까지 이 모든 과업을 다 수행하고 세황이 형이 만들어 놓은 이 분노의 기타 지옥을 탈출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Lazenca, Save Us 기타 지옥 탈출기는 쭉 계속됩니다. 지옥같은 프레이즈를 정복해가는 과정을 하나씩 보여드릴 게요. 저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그럼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