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 욕망의 정치] 착각하지마. 탈중앙화는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어!

in kr •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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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azua] '단도직입'할게. 국가에 대항해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블록체인 공동체의 사상적 주류였던) 오스트리아학파-자유지상주의자들의 오류는 '집중화-중앙화'의 반대가 '분산화-개별화'라고 착각한데 있어. 그들의 순진한 기대와는 반대로 그러한 착각의 결과는 오히려 극단적인 '초집중화'였지.

  2. 그 이유는 간단해. 인간이 개인 단위로 분할, 단절된 상태에서 이른바 '시장 원리'에 따라 각자도생의 제로섬 게임을 하게 되면 강자는 더욱 강해지고 약자는 더욱 약해질 수 밖에 없거든. 홉스가 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그리고 그에 따른 논리적 필연인 '절대권력-리바이어던'의 출현이랄까?

  3. 스팀잇에서 우리가 경험해 온 바를 생각해 봐. 많은 사람들이 스팀잇이야말로 '가장 자본주의적인 플랫폼'이라고들 했었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많은 보팅'을 받으려면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주제의 글을, '더 많은 액수'의 보팅을 받으려면 이른바 고래들이 좋아할 만한 글을 써야 하니까 말야.

  4. 많은 스팀파워를 보유한 사람은 보팅과 댓글을 받기도 그만큼 쉽지. 당연하지? 보팅 기록과 댓글을 통해 그의 눈에 들면 그의 (강력한) 보팅을 받을 확률도 그만큼 높아지니까...

  5. 이렇게 극단적인 분산화, 개별화는 오히려 사람들의 행위 동기와 가치 기준을 획일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어. 결국은 이윤 동기, 다시 말해 '돈 벌이' 하나만 남게 되는 거야. 스팀잇을 내가 거대한 인공호수에 비유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야. 글 써서 돈 버는 플랫폼, 1글 1닭... 낯설지 않지?

  6. 텔레비전에 비유하자면 좀더 이해가 빠를 수도 있겠네. 채널 수는 수백개로 늘어났지만 컨텐츠는 어때? 그만큼 다양해졌나? 먹방, 막장 드라마, 패널들끼리의 아무말 대잔치... 경쟁이 다양성을 보장해주는 않아.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많지. 돈이 되는 것만 살아남으니까.

  7. 이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야. 잘 생각해 보라구. 탈중앙화decentralize는 개별화individualize가 아냐. 오히려 다중앙화/다중심화multi-centralize에 가깝지. 블록체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익숙할 이 그림을 떠올려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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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은 탈중앙화를 소유의 분산 또는 그에 따른 지배력의 분산과 동일한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된다는 거야. 탈중앙화를 그렇게 이해한다면 블록체인 시스템과 전통적인 주식회사 시스템은 다를 바가 없어. 그렇게 이해하면 고래는 '큰 손/기관투자자', 플랑크톤은 '개미/개인투자자'처럼 되어 버릴 수밖에 없어.

  9. 위 그림에서 노란 색 점으로 표시된 점들 즉 '중심'은 소유의 중심 또는 그에 따른 권력의 중심을 말하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아. 컨텐츠 생산을 통한 가치 창출을 본질로 하는 스팀잇을 놓고 본다면, 저 노란 점은 행위자들로 하여금 서로 만나게 해주는 접점, 소통의 결절점nexus라는 점에서 특정한 장르일 수도(재즈, 추리문학) 주제일 수도(일상, 가족애, 연애) 취향일 수도(맛집, 커피, 수제맥주) 심지어는 특정한 인물(팬클럽)일 수도 있지.

  10. 이제 뭔가 그림이 떠오르나? 탈중앙화가 아직 시작조차 되지 않았다는 나의 주장은 그것이 이제야 시작될 거라는 예측, 예감의 다른 표현이야. 구체적으로는 하이브마인드-커뮤니티스의 출범이 (개별화, 분산화가 아닌 '다중심화'로서의) 진정한 탈중앙화의 시작이 아닐까 하는 거지.

  11. 개인적으로는 가입 당시부터 스팀잇이 개별화를 본질로 하는 SNS보다는 커뮤니티 활동에 더 적합한 플랫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어. 객관적으로는 '망조'가 든 게 틀림없는 스팀잇을 아직 끈질기게 붙들고 있는 이유도 기실 이 때문이지. 망조가 든 것은 '스팀잇 자체'가 아니라 개개인이 각자 도생하는 현재의 '스팀잇 베타'일 뿐, 스팀잇의 진면모는 '커뮤니티스 이후'에 드러날 것이라는 판단이야.

  12. 그 핵심적인 근거는 '(스팀파워에 비례하는) 보팅'이라는 스팀잇만의 장치가 갖는 의미와 그것이 참여자들의 태도에 미치는 효과 때문인데, 다음 글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로 해. 밤이 깊어 내일 출근을 걱정해야할 시점이라 오늘 글은 아쉽지만 이 정도로 줄이려고... 모두 굿밤들 하시고, 다음 글에서 만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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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결국에 smt 는 아직 실체가 없는 공수표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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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하지만 이런 소식도 있으니 지켜보는 거지 뭐~^^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368100

대단한 안목이군.
잘 읽었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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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아직 기회가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여줬으면 좋겠어.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남아있겠지...^^

'다중심화'.. '역중앙화' 역시 철학자의 단어선택이 명확하군.. 날로 기대되는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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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분한 칭찬임...ㅎㅎ 그냥 편한 맘으로 기회 닿는대로 재미삼아 써보는 거니 편하게 읽어주기를...^^

중앙화에서 탈중앙화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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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 험한 산일수록 즐기는 맘이 없으면 지쳐 포기하기 쉽다는...^^

이오스 계정이 없다면 마나마인에서 만든 계정생성툴을 사용해보는건 어떨까요?
https://steemit.com/kr/@virus707/2uepul

인센티브가 동기를 구축하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인 듯 합니다. ^^ 그래도 커뮤니티로서 토양을 가꾸시는 분들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대박이네. 굉장히 직관적으로, 알기 쉽게 쓰여진 글이다.
kr 내에서는 이미 자기 커뮤니티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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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랙스.

탈중앙이라는 개념을 잘 몰랐는데
여기와서 활동하면서 알게 되었네요

탈중앙은 스팀잇에서 전혀 효과가 없기까지한 개념이라는걸

잘 보고 갑니다.

마법사님. 오랜만 ^^ 리스팀합니다. 시리즈 구독합니다. ㅋ

음 그렇구나.많이 배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