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휴지, 존버 아티스트의 기억

in #kr6 years ago (edited)




친구 3명과 학부를 마치며 베를린에서 2년 동안 아트 활동을 했습니다.
베를린 국경 전에 마지막 건물, 한 달/ 한 사람 50 유로짜리 Mr. P의 아파트에 살았어요. (예전에 쓴 독일 스토리)

스튜디오 - 집, 작업만 하면서 살았는데요. 처음에는 겨우 겨우 그림 팔아서 먹을거 사고 나면 돈이 정말 없었어요.
물건을 매우 아껴 쓰고, 공짜도 많이 챙겼습니다.

카페를 갈 때마다 설탕, 우유 파우더는 항상 가져왔습니다.
소금도 있으면 가져오고요.





맨날 쓰는데 정말 아까운것이 무엇이었냐면요.


휴지!

휴지는 한번 쓰면 끝이잖아요.
남자 넷이서 휴지를 정말 많이 쓰고 있는 것이에요. 항상 휴지가 부족했습니다.ㅎ


존버 아티스트들이 모여있는 건물의 화장실에는 항상 휴지가 없었어요. 절대요.
다시 채워놓자마자 모두 챙겨서요.

정말 배고프고 우울한 빌딩이었습니다. 저희는 그래도 네명인데요,
혼자인 사람들은 외롭게 작업하며 그림이 팔리기 기다리며 존버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말걸기 정말 우울했어요.

지금 그때 이미지를 보면 한쪽 마음이 아픈 느낌이 들어옵니다ㅠㅠ

Screen Shot 2018-03-16 at 9.32.18 PM.png


하루는 @arte가 스튜디오에 들어와서 갑자기 자켓을 벗는데, 몸에서 휴지가 하나 굴러오는 거예요.
그는 상점의 화장실에 갔다가 두루마리를 가져온것 입니다!

그 때 이후로 저희는 어디 화장실 가면 항상 휴지를 손에 말아서 챙기고,
구길 수 있는 사이즈이면 빼서 바지 뒷주머니에 챙겼습니다.



그 나이, 시간 때 두 가지 생각을 했는데요

  1. 정말 힘든 시간 때 우리가 평소 필요하는 것을 거의 다 포기할 수 있다. 인간은 살면서 그렇게 돈이 많이 필요없다. 좋은것을 꼭 안먹어도 되고, 남자 넷이 고생하는것은 나쁘지 않다. 돈이 없어서 부담이 없다, 삶에 자유로움이 있다.

  2. 어떤 것은 몸이 포기 할 수 없다. 휴지, 샴푸, 칫솔, 치약.
    그것들은 항상 꼭 필요했습니다.


다음에 저희 집에 혹시 놀러 오시면요.
휴지를 아껴 써주실 수 있으신가요? 제가 힘들게 얻었습니다ㅎ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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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도 아껴쓰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저는 한참 하수였습니다! +,.+ 존경합니다!! 그 시절에 스팀잇이 있었다면 한식하우스님도 휴지 걱정 없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제가 요즘 그러고 있어서..^^;;) 그리고 정말 열정만 있다면 사람은 최소한의 것으로도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거 같아요!

@hansikhouse 집에 놀러가게된다면
추억을 느끼시라고
좋은 휴지 한 셋트 선물로 가져가야겠네요
그때 고생하셨으니 지금은 행복한 삶을 지내고 있으시지요?

그 말씀만도 고맙습니다!

보상 조정용 댓글보팅
사유: 휴지를 사세요.

휴지에 모든 것이 담겨있는 느낌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저도 자취할때 휴지 돌돌 말아서 챙겨 넣었는데!
힘들지만 삶에 자유로움이 있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에 뵈면요, 휴지선물 드리겠습니다!ㅎ

재미있지만 짠하기도 한 이야기네요. 지금은 휴지걱정 없이 잘 지내고 계신거죠?

아직도는 가끔씩... 바로 없을때 걱정입니다

힘든시간을 보내셨네요 한식하우스님 ㅜㅜ
그래도 친구분들과 만나면 예전에는 저랬었지 하면서 추억을 안주삼아 즐겁게 보낼수 있을거 같아요 ㅎㅎ
한식하우스님 즐거운 주말 행복하고 맛있는거 많이 드세요^^

고맙습니다! 보물같은 추억입니다.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저도 예전에 그림쟁이 시절...생각하면...음...
비슷하네요.
그래도 미래를 낙천적으로 보며 열공할 때 그 때 좋았답니다.
비록 휴지는 모자랐지만~~

율 선생님! 힘들었는데, 그 시간이 가장 행복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스타벅스나 음식점에서 나오는 냅킨을 챙기곤 합니다.;;휴지에 참 많은 추억이 있으신것 같아요 :)

카페 냅킨은 많은 사람이 챙기는것 보았습니다. ㅎ

지금 돌아봐도 아픈 시간들인가 봅니다
그림을 그리셨다니 잠시 놀라고
생활했던 모습들이 하나하나 그려지니애잔하지만 추억의 한페이지 소중하겠지요

다시보면 몇 보물의 순간이였습니다. 고맙습니다!

  1. 그림을 하셨다니 놀랐어요
    작품을 보고 싶어요

  2. 그리 어렵게 살았었다니 맘이 안 좋아요
    지금은 잘 살고 있는 거죠?

  3. 한국 화장지 좋은데 좀 보내드릴까요?

  4. 지난 일들은 다 추억이 돼서 좋은 것
    같아요

주말이예요
아직 강아지 키우는 건 결정 못 하셨어요?

성화님, 화장지, 말씀 매우 고맙습니다! 네 그것은 어릴적에 매우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작품과 이야기를 시리즈 포스팅에 공유했습니다.
강아지 키우는것은, 와이프가 아직 시간이 아니라고 말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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