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아름답다

in #kr6 years ago (edited)

경포대에서 '파이어 아트 페스타 2018' 전시회를 감상하며 걷다가 동해 호텔 쪽으로 나서려니 문득 오래전 이곳에서의 하룻밤이 생각납니다.

친구 두 명과 밤 기차를 타고 내려와 아침 강릉역 광장으로 나서는데, 한 구석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궁금하기도 하고 딱히 서둘 일도 없어 다가가 보니 사주 보시는 노인과 젊은이 몇이 논쟁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알수 없었지만, 아마도 누군가 비아냥조로 점보는 일의 신뢰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마수걸이도 못하신 할아버지께서 좀 흥분하셔서 언성을 높이는 중이지 싶었습니다.

영문도 모르는 우리가 끼어들자 할아버지께서 보란 듯 친구 중 한 명에게,
"자네, 형제만 셋이지?" 하십니다.
"네, 맞아요. 그런 것이 보이나요?" 하자,
"미래도 보여. 자넨 다니는 대학을 졸업하지 못 할 거야. 공무원 하면 좋겠네." 하셨습니다.
그때는 웃었지만, 그 친구 군대갔다 와서 복학하지 않고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옆에 있는 머리 좀 큰 총각, 자네는 부모님 잘 도와드리게. 좀 있으면 아버지 사업이 어려워질 거야." 하십니다.
이 친구는 아버님이 사업하시는 덕에 삶이 좀 여유있고 유학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부모님 직업이 보이시나요?" 하자,
"자네도 공부는 아니야. 아버님이나 잘 도와드리게." 하십니다.

또 날 보시더니,
"손 좀 줘 봐. 음- 괜찮구먼. 자네는 부모님 덕은 못 보겠지만 부자가 될 상이야."
"작가나 음악가는 못 되는 건가요?"
"소질이 않보여. 사업을 해."

사실 저는 그리 부자는 못 되고 글을 쓰고 있으니, 친구 둘은 얼추 맞은 것도 같지만 소질이 부족하다는 걸 빼고는 저의 미래는 좀 잘 못 읽으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엉뚱하게 휘말렸던 논쟁을 즐기다가 경포대로 향했습니다.
일단 초당 마을로 가서 두부를 먹기로 했습니다.
두부와 함께 막걸리를 마시는데 역시나 입에 붙는 그 맛에 빠져 술이 좀 과해졌습니다. 낮술의 힘을 빌어 흥겹게 걸어 경포대에 도착했습니다.

따사로운 봄햇살을 이기지 못 하고 바닷가에 누웠다가 누군가의 시작으로 물놀이를 하다 보니 해가 기웁니다.

텐트를 치려고 서둘러 야영장으로 향했습니다.
텐트를 치고 나서 저녁을 지어 먹고 별을 보며 노래하다 잠이 들면 행복한 청춘의 하루가 저물 것입니다. 그런데

도착하고 보니 텐트와 코펠을 담은 가방이 보이질 않습니다.

경포대.jpg
경포대

초당원조두부집.jpg
원조 초당 순두부집 자리입니다. 간판이 어렴풋이 보이는 쪽은 점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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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그 점보는 곳으로 가방 찾으러 가야하나요?
싫을 것 같아요.

헛탕이었지요.ㅋㅋ

Very good post hansangyou
Beautiful scenery!

Thank you sharing :D
I would be happy to visit my profil  Série: Deadwood (2004 - 2006) De: David Milch

I will follow you !

ㅋㅋㅋㅋㅋㅋㅋㅋ 거 은근 거슬리게만 점을 봐주내요 ㅋㅋ

때때로 맞는 것도 있어요.ㅋㅋ

청춘이라는 그자체가 너무 부럽고 멋져용

동감합니다. :)

청춘은 아름답다!

경포대~ 그립네요. 👍 ㅠㅡㅠ

아름다운 추억이 있으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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