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는 이야기] 종이 한장 때문에 왕복 10시간 넘게 운전... 그래도 맛집 다녀와서 그나마 행복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플로리다 달팽이 @floridasnail 입니다.


오늘은 목요일, 목요일은 쉬는 날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새벽 4시에 남편과 집을 나섰습니다.
플로리다 주의 수도인 탈라하시 (Tallahassee) 에 다녀오기 위해서였습니다.
구글 맵 상에서 정확히 편도 5시간,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곳입니다.


그 이유는 아포스티유 (Apostille) 종이 한 장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혹시 아포스티유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위키백과 링크를 올립니다 ; https://ko.wikipedia.org/wiki/아포스티유_협약)
한국에서 법무사가 접수 대행을 해준 부동산 등기를 위해서였습니다.


대법원 등기 예규 1640호에 보면 주민등록등본이 없는 미국에서는 '주소를 증명하는 서면' 을 '공증인의 공증'을 받아 제출하도록 되어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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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해당 법원 등기소에서는 '부동산 등기 규칙' 46조 9항을 들어 모든 외국 문서는 '영사확인'이나 해당국 정부기관의 아포스티유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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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이 우선인지 예규가 우선인지 모르지만 어쨋든 혼동을 주는 법 조항들이네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가요?


제가 사는 지역 관할의 대한민국 영사관 홈페이지에서는 '공관접수는 불가하고 체류국의 아포스티유를 받아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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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영사관이 탈라하시보다 훨씬 멀기 때문에 갈 수도 없었습니다 ㅎㅎ


플로리다 주 정부기관이 있는 탈라하시에서만 아포스티유를 발행하고 있었습니다.
우편으로 접수하면 7-10일이 걸린다는데 한국의 등기소에서는 일주일 안에 제출하지않으면 반송처리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오늘 탈라하시까지 직접 갔습니다. 홈페이지에서 Walk-in 의 경우에는 바로 발행된다고 하더니 진짜 접수부터 발행까지 10분도 채 안걸리더군요..
좀 (많이) 허무했죠 ㅎㅎ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2시간을 달려 중간에 있는 게인스빌(Gainsville)에 들렀습니다.
게인스빌은 University of Florida 가 위치하고 있는 대학 도시이며 한국 교민들과 한국 유학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식당도 몇군데 있죠.
그 중에서 저희가 간 곳은 <Garlic & Ginger>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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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년 동안 서너번 왔었는데 항상 실내가 아주 깔끔하고 밝은 분위기입니다.
오래 있어줘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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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도 깔끔하고 아주 맛있었습니다. 감자 조림도 다 비우고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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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천왕인 짬뽕, 짜장면과 탕수육을 주문하였습니다 ㅎㅎ

짬뽕 덕후인 남편이 인정한 맛입니다.
한국에서 먹은 어느 짬뽕보다 맛있다고 하네요. 제가 먹어봐도 짬뽕 '국물이 끝내줘요' 이더군요.
사실 한국에서 먹은 짬뽕들은 전반적으로 맵고 자극적이었어요. 해물도 양도 많고 신선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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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도 짜르르 윤기가 흐르고 면발도 아주 쫄깃쫄깃했습니다. 한국 짜장면보다 달지는 않았지만요.
짬뽕과 짜장면 모두 면발이 아주 훌륭했습니다. 수타면도 아닐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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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도 대단했습니다~^^
바삭한 한국식 탕수육이라기 보다는 쫄깃한 찹쌀 튀김옷 같은, '꿔바로우'에 더 가까운 맛이었습니다.
많이 달지도 않아 먹은 후에 입안에서도 향긋함이 기분좋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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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맛있는 추억을 하나 만들고 다시 3시간을 달려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맛있는 음식 하나로 종이 한장 때문에 왕복 10시간을 운전하면서 투덜댔던 하루를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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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중국집 음식을 드셨군요.. 한국은 너무너무 덥습니다. 미국은 어떤는지 모르지만 더위먹지마시고 늘건강하십시요~

역시 땅이 넓다는 생각이.... 하루가 그냥 지나가셨네요^^;

이런일로 먼 길을 가셔야 했군요. 그래도 한국식당에서 맛난 음식 ㅎㅎ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셨겠네요^^

짬뽕이 아주 매워 보입니다. ㅎ

짬뽕은 보기만해도 여느 짬뽕과는 비교가 안되는 비쥬얼입니다. 맛도 훌륭하다니 먼 업무길에 좋은 마무리였겠네요^^

이런건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세상인데 세상에

서류 하나 때문에 왕복 10시간이라니

누님 정말 고생하셨겠어요

그래도 맛있는 추억 남기셨다니 다행입니다.

진짜 맛나 보이네요!!! 배고픈데 뭐라도 먹어야겠어요

행복은 곳곳에 있는것 같습니다.
고생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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