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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강원도의 힘 - 에너자이저의 근원

in #kr6 years ago (edited)

사실 그 말은... 어쩌면 요즘의 저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요즘에 이전보다 살짝 바빠진 것은 있는데... 그렇게까지 힘들 일은 아닌데 말이죠. 근데 왜 이리 힘이 없고 의욕이 없는지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스라벨의 문제인가 싶었는데... 스라벨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에빵님 글을 읽으니 지방의 모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작업용 머리띠를 둘러대고 일하던 앳된 아가씨가 오랜만에 선배들 만나 칙칙폭폭 기차를 타고 보자기에 삶은 계란과 칠성 사이다를 마시며 가는 장면이 생각됩니다. 옷은 분명 땡땡이 옷을 입고, 조용필님의 노래 "단발머리" 가사에 나오던 그 소녀의 모습이 아닐가 잠시 생각해보았답니다.

에빵님 세대보다 너무 올드하게 생각한 것이겠지요? 하긴 제가 상상한 모습은 에빵님 세대보다는 한 20년 더 예전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추억하는 과거의 모습에는... 그 장소에 대한 것보다 에빵님 말씀처럼 그 시간 함께 시간을 보내던 사람, 함께했던 사람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저도 오래 전이라면 오래 전의 이야기인데... 해외에서 어떤 사람을 우연히 만나 평생의 짝이 존재하는구나라는 감정을 느꼈을 때... 그 사람에게 한 말이 있습니다.

"어디를 가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시는지는 중요한 것 같지 않아. 누구와 함께했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여행을 가면 꼭 현지식당을 찾아 다니고 남들은 불편하다고, 볼 것 없다고 잘 안가는 장소들을 혼자 찾아다니는 것 같아."

저 말을 맞장구치며 웃던 그 녀석이 생각나는군요. 만난지 이틀 밖에 안된 녀석이었지만... 제 삶에 있어서 그 녀석처럼 멋졌던 녀석이 또 있었나 생각해보면... 그 녀석이 아마 마지막이었지 않나 싶어요.

그 뒤로 만난 사람들도 멋지고, 아름다운 분이셨지만 각기 다 다른 매력을 지니고 계셨네요. 가끔 여행을 준비한다거나 이름 모를 어느 곳을 걷다보면 그 녀석이 생각난답니다. 에빵님 글을 읽다가 저도 문득 그 녀석이 기억났습니다.

진짜 저도 나이 들었나 봅니다. 그리고 봄은 봄인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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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빵님 글에 이렇게 멋진 댓글이 달렸군요ㅎㅎ 그녀석에 대한 기억 슬쩍 엿듣고 갑니다. 저는 그녀석이랑 살고 있는데, 나이들어보니 그놈이 그놈입니다 ㅋㅋ

오호! 그녀석이랑 산다고 은근 자랑질하십니다 ㅎㅎㅎ 근데 부럽습니다 ㅎㅎㅎ

그런가요. 이미 "함께하는 자"와 "함께하지 못한 자"의 차이가 이렇게나 크네요. ㅎㅎㅎ 저는 그 녀석을 언제 길에서라도 우연히 만나서 커피를 마셔도 좋고 밥을 먹어도 좋겠네요. ^^

흑흑 그녀석은... 그녀석으로 있을 때 아름답다는 ㅋㅋ 우리 그녀석도 이쁘지만... 흐흐

북키퍼님의 그 녀석님은 행복하시겠습니다. 아니, 서로 행복하시겠습니다. ㅎㅎㅎ 사실 말씀처럼 저도 만날 일 없으니 이렇게 그리운 생각이 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에궁! 넘 멀리 가셨네요 ㅋㅋㅋㅋ 이거 제자리에 도로 돌려놓아 주실거죠? ㅠㅠ봉제공장은 또 뭐여요 ㅋㅋㅋㅋ 저 카세트공장 다녔습니다 ㅎㅎㅎ
요즘 봄을 타시나요. 하늘님! 사람이 어찌 한결같을수 있겠어요. 이런 날 저런날 모두 즐기며 살아야죠. 저도 요즘 기운 딸린다는 명목으로 무지하게 먹고 있는데 신선한 봄나물 드시면서 충전하세요!
따끈한 차 한잔 나누고 싶은 날입니다만, 현실은 시원한 맥주로! ㅎㅎㅎ 건배! 하늘님 눈동자에 건배 ㅋㅋㅋㅋㅋ

저도 요즘 기운 딸린다는 명목으로 무지하게 먹고 있는데 신선한 봄나물 드시면서 충전하세요!

아! 그래서 제가 지난 주물에 뜬금없이 스테이크를 사고 와인을 사고 집에서 먹었나 봅니다.
화요일에도 또 그랬고요. ㅎㅎㅎ 저도 먹는 것이 땡기는 것이 그런 이유였네요.

이 댓글보니 저도 제가 좋아하는 맥주를 냉장고에서 꺼내서 마시면서 이웃님들 댓글에 대댓글 달아야겠어요. 에빵님의 눈동자에 건배, 에빵님과 제 마음에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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