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심장이 아프다

in #kr6 years ago

저희 둥이들은 예정보다 일찍 세상에 나왔어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보낸 시간들...
퇴원 후 수많은 외래와 검사들...

모두 잘 견뎌냈고
견뎌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해내리라 믿어요

다만 둥이 중 1호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심장에 구멍이 2개 있었는데

26개월이 지난 지금도 막히지 않고 있네요

동맥관 개존증

1년전 검사에서 구멍이 아주 미세하다고

이 정도면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굳이 막아주고 싶으면 간단한 시술을 하면 된다고

권하진 않는다는 설명을 들었죠

매번 검사하러 가는 길엔
긴장과 초조함..불안이 함께 했어요

하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지난번 들었던 교수님 말씀 떠올리며 안심했어요
그저 괜찮다는 말을 들으러 가는 것뿐이라고...

그런데
초음파로 심장을 한참 보시던 교수님께서

아무래도 구멍을 막아줘야 할 것 같다
미세한 구멍이긴 하나 혈류가 새어나가고 있다
이대로 두면 심장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지금이 딱 좋은 시기인 듯하다...

순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어요

검사를 위해 진정제를 먹고 깊은 잠에 빠진 아기가
제 품에 안겨 있는데...

콩닥콩닥 작은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어떤 말을 해야 하지

분명 평생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고...

찾기도 힘들 만큼 작은 구멍이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었는데...

더 아픈 아기들도 많대요
이건 수술도 아니고 시술이래요
간단한 시술이니 걱정하지 말래요

그런데 너무 걱정이 되고
너무 미안하고, 너무 속상하고 두려워요

왜 더 품어주지 못 했는지
둥이를 낳은 후 매일 하던 자책인데
오늘은 더 아프네요

아가야 우리...조금 더 또 한 번만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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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무겁군요. 또 한번 잘 이겨내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 거라 믿습니다. 둥이 어머니도 부디 평안하시길...

제가 순간 아무 말도 못 하고 교수님 눈만 몇 초간 바라봤어요...
그러자 교수님께서는 너무 걱정말라고 간단한 시술임을 강조하시더라고요...
카비님 감사합니다
37주까지 힘내세요!!

무심코 읽고보니 가슴이 참 먹먹하네요...
둥이맘님 힘내시구요..
둥이야! 꿋꿋이 버텨내서 모쪼록 건강하게 자라렴!

감사합니다...
병원에 도착해 검사받기 전까지만 해도
웃으면서 괜찮을 거라고...생각했는데
순간 너무 막막했어요
dmman님 응원 정말 감사드려요

마음이 아프네요.. 잘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시린님 감사합니다
저 사실 응원을 받고 싶어서... 글을 썼어요
자꾸만 우울한 생각이 들어서요..ㅠ

시간이 갈 수록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가 무거워져
저도 좀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시린님 응원 글이 너무나 큰 힘이 됩니다

큰 힘이 되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아이가 빨리 낫길 기도하겠습니다.

저희도 둘 다 있었는데 다행히 잘 막혔어요...
대신 다른걸로 뇌 MRI까지 찍었었죠...

잘 될꺼니 걱정 마시고요...
나중에 그런일이 있었지~ 하실꺼에요...

아...잘 막혔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mri는 소음이 심해서 아이가 무서웠을텐데
잘 해주었네요..
응원 감사드려요..스카이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될겁니다
저희 아들은 희귀난치병 (혈구탐식성조직증후군)진단 받고도 잘 지내고 있어요. 얼마전에 추억의 가수 아내분께서 이 병으로 유명을 달리하셨죠
나중에 돌아보면 그냥 그런때가 있었지 싶을 겁니다

잘 될거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뮤지션님의 아이도 늘 지금처럼
씩씩하고 즐겁게 잘 자라날 수 있기를
저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간단한 시술이라고 하시니 무조건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들어야겠지요. 아가야 간단한거래 무서워 말구 이번에도 엄마랑 잘 이겨내보자. 아무것도 아닐꺼에요. 괜찮을꺼에요.

감사합니다
퍼스트퀸님의 따뜻한 응원에 힘이나요..
이번에도 지금까지처럼 잘 이겨낼 수 있을거예요
정말 괜찮을거예요..

무슨 말로도 염려를 덜어드리진 못하겠지만 의사선생님께서 지금이 좋은 시기라고 하셨으니 꼭 안아프게 무사히 시술 잘 마칠수 있기를, 그리고 평생 건강한 아이로 자라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의료진을 믿지만, 불안한 것도 사실이고
제가 할 수 있는건 건강한 아이를 만출하는 거였는데
그렇게 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너무 커서...
그저 무사히 치료 잘 받고 구멍 꽉 막히길 기도하고 있어요

@ddllddll 님, 마음이 심란하시겠습니다. 아무리 간단하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마음은 그렇지 못하지요.
동맥관 개존증에 대한 시술은 성공률이 매우 높고, 우리나라 소아심장학 수준 또한 매우 높습니다. 조금이나마 걱정이 덜어졌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어제 교수님께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계속 안심시켜 주시더라고요...
매년 한 번씩 입원을 하는 아이라
올해는 잘 넘겨보자!!했는데
이렇게 되니 마음이 뭐라 말할 수 없게 막막했어요
감사합니다

아이가 아프면 특히 엄마들이 자책을 많이 하는거 같아요. 저희 아내도 그렇고...
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힘드시겠지만 기운내세요.
큰애가 잘 이겨낼겁니다.

동맥관 개존증에 대해 찾아보니
결국 조산으로 인해 그런 것 같더라고요

문헌을 찾아보니...
전문용어가 너무 많아 제가 모두 이해했는지 알 수 없지만
저희 아들은 폐가 펴지지 못한 채로 태어났는데
그것도 연관이 있다는 것 같아서요
더 자책감이 들어요ㅠ

잘 이겨내리라 믿어야죠 호돌박님 감사해요

교수님께서 수술이 아니라 "시술"이라는 표현을 쓰셨지만 아이를 낳으신 부모의 심정을 제3자인 어떤 말씀을 드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무겁습니다 . 자책하지마시고, 별 일 없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지나가기를 빕니다 .

0132님 말씀이 딱 제 맘이었어요
시술이라지만...무서웠어요ㅠ
무사히 모든게 지나가길...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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