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알때도 있다.

요즘은 알때도 있다./cjsdns

밥상머리
이런저런 이야기 나온다.

여보! 축하해!
이제 오늘부터 진짜 어른이야

무슨 이야기인지 아는 아내
이제 정말 노인 넷이 사는 집이네

그사이
툭 던지는 아버지 말씀

너희 컴퓨터만 하면 밥 먹고 사니

어머니 얼른 끼어드시며
백배는 날꺼구먼

농토는 많은데 걱정이다.
아버지의 말씀 떨어 지기 무섭게

당신이 슬슬 하지 그래요
어머니 가 말씀을 보탠다.

못 들은 척(실은 안 들으심) 아버지
옛날에는 농토가 없어서 산골짜기
샘만 봐도
그 옆에다 논을 손바닥 만하게도 만들었다.

아버지!
저 우리 농사짓던 곳 골짜기마다 다 아는데요
그런데(아버지 속내를 다 아는나) 걱정하지 마시고
슬슬 아버지가 해보실래요.

내가 몸만 성해봐라.
뭐라 이런 이야기를 하니 내가 다하지
이젠 자전거도 타기가 어려울 것 같다.
자전거만 타면 금방 가서 다 할 텐데

아버지 그냥 슬슬 걸어가셔도 돼요
아님 제가 모셔다 드릴까요 하는 말에
내가 몸만 성하면 걱정을 안 해
농토는 많고 철은 농사 철이고 걱정이 되지
괜히 하는 이야기 인지 아니

이제 매일 나오는 본론이 나온다
아버지 걱정 마시고 편히 지내시면 돼요
뭔 걱정을 그렇게 하세요.
다알아서 하고 있는데요 말씀드리면
이놈아 그럼 나이 먹고 걱정도 안 하냐
자식 놈이 한다는 소리가
걱정할만하니까 하지 너도 내 나이 돼봐라!

우리 아버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복 많은 분이시다
그런데 그걸 모르신다.

어머니
아버지라면 아직도 껌뻑하시고 지극정성
큰 아들 큰 며느리
잘 모시는 건 없어도 성심껏 모시려 노력해
아버지
배우자 다리는 좀 불편하나 건강하셔
자식들 그냥저냥 잘들 살아
장성한 손주들 시집 장가보내 증손들 수두룩
걱정이 없을 것 같은 아버지 모든 게 걱정

그래서 한마디 한다.

아버지는 정말 타고난 복도 많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최고로 행복한 분이신데
어떻게 아버지만 그걸 모르세요!

나의 이 말이 끝나자마자
어머니 한 말씀하신다.

얘야!

요즘은
알 때도 있다.

하시며 환하게 웃으신다.

아침 모두 드시고 나오셨지요?

아침은 꼭 챙겨 드셔야
하루가 든든하다고 믿으며
여러분들을 응원하는

청평에서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