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003. 5년간의 학원일 - 3. 다양한 학생들 - 혼모노 뿜뿜이 2편

in #kr6 years ago (edited)

저번글에서 혼모노 뿜뿜이와의 첫 만남과 가능성을 적었었는데요!

오늘은 뿜뿜이의 대단한 기행 하나를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지금도 그 때 생각하면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아찔하네요 ㄷㄷ

시작합니다!


1.JPG

5년간의 학원일(부제: 23살에 연봉 1.5억?)

(다양한 학생들 - 첫번째, 뿜뿜이 2탄!)


뿜뿜이를 한창 조련할가르칠 당시 나는 학원에 주 3일 정도 출근했는데

뿜뿜이 부모님의 전폭적인 신뢰덕(?)에 뿜뿜이는 그 3일을 전부 출석해야 했다.

그렇게 공부를 안 해본 뿜뿜이에게 이 시간은 상당히 고역 이었겠지만

'생각'보다 수업에 착실히 잘 나와주었다.

여기서 생각보다라는 의미는 한달에 한번 정도 특히 주말에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오늘은 자전거 타기 좋아서, 침대가 좋을 것 같아서..”

라는 이유를 대며 늦게 온다거나 하루정도 빼먹는 일이 있었는데..

항상 반나절 정도는 일찍 연락을 줬고, 나도 충분히 이해하기에 용인해 줬다.

여담으로 나도 고등학교 시절 아침에 일어났는데
문득 뜬금없이 버스를 타고
종착역까지 여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날 청가를 내고 시내버스로 종착역까지
갔다 오기도 하는 기행을 많이 했기에 충분히 이해했고
나쁜건 아니란 생각이 들어 합의결석 합의지각을
둘만의 비밀로써 허락해주었다.

물론 그런날은 숙제량과 공부량은 늘어났지만 똘똘하고 공부에 흥미가 생기기

시작한 뿜뿜이는 잘해왔기에 나도 터치 없이 특별관리만

하고 있었다.

뿜뿜이의 생일 폭탄..

그러던 어느 날, 우리가 악연이 세 달쯤 되었을 때 였다.

1주일 중 이틀을 연락도 없이 수업을 안 나오길래,

쉬는날 부모님, 원장쌤께도 연락없이 직접 전화를 걸었다.

“뿜뿜아.. 무슨일 있어?” “네 위챗 드렸는데요..”

당시 위챗 알림을 꺼놨던 나는 위챗을 확인하는 한편

무슨 심각한 일인가 싶어 자세히 물어보았고

위챗을 보며 통화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뿜뿜이보고 하던거 멈추고 운동장에 나가 있으라고 한 뒤,

말그대로 뭐 되었다 싶은 마음으로 스쿠터를 몰고 뿜뿜이네 학교로 찾아가며

뿜뿜이 담임선생님께 연락을 드렸다.

다행히 퇴근 길이었고, "what the food"라는 먹스팀 전용 감탄사를

당황해서 시골 억양으로 발음하시며 급히 합류하시기로 했다.

…무슨 일이냐고?

전말은 이러했다. 나랑 화학 수업에서 전기분해를 배울 당시 뿜뿜이는

“물 전기 분해 해서 수소 나오면 헬륨대신 풍선에 넣으면 뜨겠네요?”

라고 물어왔고..

“당연히 뜨지 ㅋㅋ 분자량이 비슷한데”

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을 했다.. 이게 발단이었던 거다.

뿜뿜이는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도 모를 여자친구에게..

잊지 못할 생일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는거다.

아.. 뿜뿜이 여자친구썰도 겁나 웃긴데.. 하.. 주제에서 너무 벗어날까봐
쓰면 안되겠다… 얼굴은 예쁜데 뿜뿜이랑 비슷한 4.5차원이다..

당시 헬륨 가스 보관통은 구하기 어렵고

마침 학교 과학 실험실 하나가 항상 비어 있었더란다..

그래서 위챗으로 내게 미리 1주일간 사정이 있어 쉬겠다고 하고

방과후에 열심히 수소풍선을 만들고 있었던거다..

3일간 방과후에 만든 수소풍선의 양은 자그마치 100개는 되어 보였는데..

과학실을 가득 채운 저 아름다운 풍선들이.. 수소 풍선이라니..

하나라도 잘못 크게 터지거나 작은 스파크라도 일어나면

교실하나 정도는 날아가지 않을까 싶은 양이었다..

이녀석은 나를 만나지 않았으면 장차 제 2의 맨하튼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될 놈이라는 생각과 함께..

내가 태어나서 몇번 느껴보지 못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며,

주마등이 눈앞을 스쳐갔고..

바로 아이들(공범이 한명 더 있었다)을 데리고 학교 운동장으로 나온 뒤,

일을 수습하기 위해, 뿜뿜이 담임 선생님과 협조해서 소방서를 불렀고..

하나하나 일일이 끈을 풀어서 개봉했다..

다행히 수소로 온전히 풍선을 불지는 못해서

50%는 수소, 50%는 공기주입기 비율로 하나하나 불었단다..

그 여름에 에어컨도 키지 못하고, 문이란 문은 다 열고 하나씩 개봉하면서..

내 신세를 한탄하고 있는데 세상잃은표정의 뿜뿜이가 옆에서...

"칙쇼... 겨우 모았는데..."(칙쇼는 제길의 일본어다)

투둑!(멘탈이 끊어지기 시작했다)

"^^ 뿜뿜이 겨우 모았구나? 덕분에 쌤이 이렇게 일일이 푸르고 있네?^^"

"...."

"뿜뿜아 너가 모은건 놀랍게도 수소뿐만이 아니야"

"??"

"매도 같이 모은거 같은데??^^"

"!!!!"

하면서 다음 수업시간때 신나게 화학적 잘못을

물리적 체벌로 승화 시켜 주었다!

참고로 해당 학기 기말고사에서 화학시험에서 하나를 틀려
전교 5등을 받아왔다..
"니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사람이면 화학시험 잘봐야지"
"사람이 아니므니다"
전교 5등하고 다시한번 물리적 체벌을 체험시켜준건 비밀이다.


뿜뿜이의 기행이 워낙 많아서 다 포스팅은 못하겠고

큼직한거 두개 정도(다음 포스팅까지)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짧게 짧게 쓰니 매일 쓸수도 있고 보다 가벼운것 같네요~

재미 없겠지만 재밌게 읽어주세요 ㅎㅎ
(이 무슨 역설적인 사역문인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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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거참 대단하네. 그래도 해프닝으로 끝나서 웃으면서 말할수 있으니 다행인듯

그러게... 생각해보니 만약 저때 무슨일이라도 났으면 어휴...ㅋㅋ

대단한놈임에는 틀림없어!!


앗! 가즈아가 아니었네요 ㅎㅎ 그래도 가즈아인은 그냥 가즈아투로 하니깐

정겹습니다~~ 그렇지 형? ㅋㅋ

넵 그렇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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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h, see you.

졸린데 배고파서 아침부터 고기 먹고 더 졸리다...재밌게 읽었는데 댓글은 이따 또...ㅋ

ㅋㅋㅋㅋㅋㅋㅋ 요즘 프로댓글러 된 기분이겠다 ㅋㅋ

큐레이터가 생각보다 스라밸 조절을 망치는거 같애!! 피곤할 땐 내 댓글엔 답댓글 안달아도 되~~

그냥 내가 삐지면 되니깐^^

ㅋㅋㅋㅋㅋ원래 하던거랑 크게 다르지 않아...워낙 속독에다가 개미 스파로도 맨날 보팅 난사하고 다녀서;;;
잠이 많은데 그거 포기도 못하고 말이야.

헐!
이란게 이럴때 쓰는 거... ㅋㅋ

저녀석 생각하면서 글 썼더니 참 빨리 써지기도 하면서 미소가 떠나질 않더라구요 ㅋㅋ

와 정말 범상치않았던 친구네요 ㅎㅎㅎㅎ

네 이 녀석은 수많은 제자들 중에도 여전히 기억에 유난히 선명히 남는 친구였습니다!

대다난노므니다 ㅎㅎ

확실히 대단한 놈이었습니다 ㅋㅋ여전히 생생히 그 녀석과 일들이 기억나는거 보니깐요 ㅎㅎ

크아... 발상이 대박~ 장차 한건 할 친구로 보이네요
만약에라도 폭발 했다면 길이 역사에 남을 사건이 됬을 지도요 ㅋㅋ

아마 그때 폭발했다면 저는 이 자리에서 멀쩡히 글을 쓰고 있지 못했을겁니다 ㅋㅋ

수소폭탄을;;; 엄청난 녀석이네요... 웬만하면 에피소드 다 풀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ㅎㅎ 재밌어요

계속 풀다보면 얘 이야기로만 엄청 나올거 같아서 ㅎㅎ 다음편이 마지막편일겁니다

이친구 이야기는!

ㅋㅋㅋㅋㅋㅋ 와 진짜 머리가 하얘지는 스토리내요 ㅋㅋㅋ저라면 진짜 죄송한소리지만 빠따로 가만안둘거같습니다;;;;글로보니 꿀잼이지만 진짜.....

ㅋㅋㅋ 빠따... 그 정도로 제가 리스크를 감수할 순 없겠더라구요;;

글로보면 꿀잼이지만 진짜로 당시 저는 식겁했었습니다 ㅋㅋ

크게 될 녀석이네요. 다음 편 보러~~슝~

어떤 의미로는 크게 될 놈임에는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ㅋㅋ

정주행 해주신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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