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지 못하는 내 모습, 거울의 교훈
거울이란 단어는 “거꾸로” 라는 뜻을 나타내는 “거구루”에 그 어원을 두고 있는데 옛날에는 거울이 없었을 것이고 동경 같은 비싼 물건은 궁궐이나 귀족집안에서나 사용하였겠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흔히 냇가나 개울, 또는 그릇에 떠놓은 물을 거울로 삼았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얼굴을 물에 비춰 보면 좌우가 반대로 (거꾸로?) 보입니다. 이런 사유에서인지 무언가에 비춰보는 것을 “거구루”라고 하였는데, 이 말이 나중에 “거울” 로 변하여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는 군요.
우리의 말이 이렇다면 여기서 영어로 넘어가보면, 거울 “mirror”도 “보다” 라는 뜻의 라틴어 “mirare” 또는 “신기하게 생각하다” 라는 뜻의 라틴어 “mirar” '에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해요. 한자를 살펴보니, 여기는 좀 다릅니다. “보다” 라는 의미보다는 오히려 피리의 형상에서 상형화된 “소리 음”과 “쇠 금”의 조합이니 “모든 소리” 라는 의미가 되나요?
다시 거울로 돌아와서, 오늘 거울은 몇 번이나 보셨나요? 저의 경우에는 아침에 한번 보는 걸로 시작해서 양치질을 할 때도 얼굴은 거의 보지 않으니 하루에 많아 봐야 2, 3번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 아들 어록에 따르면 상남자는 여사친의 생파에도 가지 않고 거울 따위는 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놈이 빨리 여자를 아는 것이 세상을 아는 것이라는 걸 깨달아야 하는 데. 쩝,,
사실 거울은 주변을 조금만 돌아보면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거울이고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경우에 따라 그 횟수는 다르겠지만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보며 옷 매무새를 고치거나 “오늘도 잘 될꺼야” 하며 거울 속의 자신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면서 파이팅을 외치겠지요.
이렇게 바라보는 거울 속의 내 모습은 준비?된 상황이라 크게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혹시 나는 거울을 볼 때마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그리고 일종의 훈련된 표정 또는 일정한 유형의 표정으로 자동 설정되는 건 아닐까요?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최근 카메라에 빠져 이리저리 기능을 익히고 있는 중딩 아들이 스냅샷을 자주 찍어 보여줍니다. 주로 구도나 ISO등을 봐주는데, 내 허락도 없이 내 초상권과 사생활을 마구 침해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보내고 찍어준 이런 저런 사진을 보다가 사진 속의 내 표정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기도 우습기도 쌩뚱맞기도 마지막으로는 무섭기도 한, 예전에 인물사진에 대해 공부할 때 책을 몇 권보았어요. 제목은 기억은 안 나지만 대략 “인물사진 하루면 작가처럼 찍는다” 뭐 이런 제목들이었던 것 같은데, 아들이 찍어준 사진 속에는 마치 그 사진책을 보듯 많은 표정들이 녹아 있더군요.
주어진 상황에서 정형화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상황에서 찍혀있는 나의 표정들은 이게 내가 맞나? 하는 의문이 훅 다가오더군요. 내가 알지 못하는 내가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지킬박사와 하이드씨”가 떠오르는 건 비약일까요?
멍청하기도, 못생기기도, 무섭기도, 멋지기도? 한 많은 표정 속에서 자신의 나이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ㅎ
오늘 퇴근 길에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가게에 가서 작은 거울을 하나 살 생각입니다. 소중한 나의 얼굴과 표정, 이제 잠시 잠시 관리하는 시간도 가져야겠고, 표정이라는 것이 결국 내면의 상태를 나타낸다면 더 늦기 전에 차분히 돌아보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가지도록 노력해 보려구요.
내가 본 거울에 대한 영화는 일본 에니메이션을 제외하고는 거의 공포영화에 속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는 자신을 들여다 보는 것이 두려움일까요? 아! 한 편이 더 있었군요.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간단히 소개하면 가족 써커스단의 막내인 한 여자아이의 생각에 대한 영화로 몽환적인 영상과 음악이 기억에 남는 영화였어요. 제목은 “Mirrormask (거울가면)”였는데, 간단한 내용은 어렵게 써커스단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신도 그 일원이 되어야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헬레나와 그 꿈을 알게 된 엄마와의 다툼 이후에 엄마가 아프게 되고 엄마가 수술하는 그 날, 헬레나는 꿈을 통해 이상한 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시간이 되시면 한 번 보시는 것도 권장드려요.
자신이 모르는 자신의 표정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지? 다들 자신의 표정에 자신을 가지시길 바라면서,,,
무척 좋은 글입니다. 저도 평소에 거울에 대해 종종 생각하곤 하는데요. 이단 거울은 거짓말쟁이! ㅋㅋㅋ 제가 보고싶은것만 보여주니까요. 거울속의 저는 제가 이상하는 그 모습만을 딱 보여주고 만답니다. ㅎㅎㅎ 그래서 '거꾸로', '신기한 거' 아닐까요 ㅎㅎㅎ 암튼 거울은 믿을건 못된다는거죠. 카메라는! 카메라는 현실이라 싫어요! ㅋㅋㅋ
감사하네요. 거울을 보거나 카메라가 앞에 오면 왜 맞춤 표정이 나오거든요.
내가 모르는 표정에 대해 알게 되었던 좋은 어느 하루였어요...
흥미로운데요?? 찾아서 봐야겠어요.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주 재미나지는 않지만 공포영화는 아니라서, 제가 감사해요.
사람들은 거울 앞에서 자신의 외형을 가꾸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거울 앞에서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바라 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현재의 나의 모습은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으니깐요.
거울 앞에서면 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얼굴을 하며 살아왔는지 인생의 모습을 고스란이 비추기 때문에 자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전 깜짝놀란 사진이 1장있어 고민을 좀 했더랬어요. 사실 이제까지 거울을 그리 많이 보는 편은 아니었거든요.
거울을 자주 봐도 거꾸로 보이는 것에 대해
인지하고 보는 경우가 거의 없었네요.
한번 표정도 체크해보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겠는데요 ㅎㅎ
내가 모르는 내 자신의 모습과 표정들,,,새롭더군요. 이런 모습을 타인들은 볼 터이니,,40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나봐요...
자주 짓는 표정대로 근육이 단련되다보면, 그 사람의 상과 기본적인 표정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지난한 시간과 세월을 보내야 조금씩 틀이 잡힐 것 같습니다
종종 우연히 제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볼 때면, 거울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상시 의식하지 않는 무의식적인 정서가 드러난다고 할까요. 그래서 아주 가끔은, 우연히 찍히는 사진을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동안 해보지 못한 생각을 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약간은 억지 웃음과 입꼬리를 올리는 연습을 하며 댓글답니다. 스마일...
ㅎㅎ 저도 거울 몇번 안보는 것 같아요.ㅇㅅㅇ;;
꾸밀 줄 모르는 사람이라.ㅋㅋ
상남자시군요. 제 아들이 그렇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