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이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Is UI/UX of STEEMIT so bad?

in #kr6 years ago

스팀잇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UI/UX 즉 사용 방식(User Interface)과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에 대한 불편함이 꼭 따라나온다. 그런데 이런 지적이 과연 옳은 걸까?

나는 어떤 서비스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고 본다. 가령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보자. 나는 이들 서비스의 UI가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텍스트에 대한 어떤 꾸밈도 불가능하다. 글자를 굵게 하거나 기울이거나 문단을 정렬하거나 등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스팀잇은 최소한 에디터를 써서라도 약간의 꾸밈이 가능하다. 그리 어렵지 않은 마크다운 사용법을 배우면 표현은 훨씬 다채로워진다. 그런데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대해서는 UI가 불편하다는 불평이 없다. 그냥 익숙해진 거고, 익숙하면 더 이상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검색 기능 또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냥 소셜미디어(SNS)는 다 그렇다고 보면 된다. 흘러가도록 설계되어 있고, 그래야 새로운 글을 쓰게 된다. 반면 스팀잇은 영구 저장되고, 구글 검색으로 어지간한 건 다 검색된다.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 같은 전문 블로그는 어떨까? 당연히 좋은 에디터가 구비되어 있고, 카테고리(분류)나 저장 기능도 있어서 편리하다. 검색도 잘 된다(당연히 네이버나 다음 내부 서비스이니까). 그런데 검색이 잘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시는가? 바로 자사 포털에 이용자를 붙잡아두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다른 검색엔진으로는 타사 서비스가 잘 검색되지 않는다. 검색과 관련한 이 함정을 인지하고 있는지? 나아가 이곳의 컨텐츠는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모회사(?)의 배만 불려줄 뿐 창작자에게 오는 몫은 거의 없다. 스팀잇에서도 별 보상이 없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말이 안 되는 주장이다. 파워블로거가 그곳에서 명성을 쌓기 위해 걸린 시간과 노력을 생각해 보라. 만일 그 절반만이라도 스팀잇에 바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거다. 과거의 명성이 그대로 이전되지 않아 불만이라면 계속 그곳에 머물러 있으면 된다. 하지만 스팀잇이 사기라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긴 안목으로 봐야 한다.

UX는 어떨까? 아직 두 달이 안 되었지만, 스팀잇만의 소통 방식이 있고, 나름 즐거운 경험을 준다. (나중에 포스팅을 할 생각인데) 초창기 PC통신(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을 생각나게 하는 면이 많다. 호기심에 가득 찬 개척자들이 우글거린다. 황금광 시대를 연상케 한다. 나는 스팀잇의 이런 거친 면모가 좋다. 계속 남기로 한 스티머들도 비슷한 것 같다. 예의바르면서도 도도하다. 이곳 플랫폼에서는 건설해야 할 것들이 있을 뿐이다. 그 정도 불편을 감내하지 못하면서 어디서 무엇을 성취할 수 있으랴.

많은 분들이 스팀잇이 '베타 버전'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나는 베타 딱지를 달고 있는 것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 그만큼 많은 실험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뜻이니까. 그만큼 초기라는 징표이고, 초기 참가자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상? 아마 꽤 큰 금전적 보상이 따르리라 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척자로서 해보게 될 많은 실험과 건설이다. 내가 만들어간다는 체험을 어디서 또 해볼 수 있으랴. 이 체험이야말로 가장 좋은 보상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나야 이미 나이가 든 편이어서 겪은 바가 많지만, 청춘들에겐 이 얼마나 기회의 땅이더냐. 가자, 광야로, 미개척의 땅으로, 황금이 넘처나는 곳으로.

요약 : 금전적 보상만 보면 보상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그거야 개인기 나름이니까), 보상의 개념을 좀 키워 보면 여유 있게 즐기면서 관계 형성도 하고 지식을 배우고 좋은 견해를 경청하고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그럴 수 있지 않을까?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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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창의력, 글재주, 컨텐츠 제작능력 뭐 이런것돌이 부족해서 뭐 하나 내세울거 없이 그냥 노는게 재미있네요. 그만큼 보팅은 못받긴 하지만 실망은 안합니다. 그게 정확하게 내가 적은 글을 나타내는 지표같아서 ㅋㅋ.
정말 예전에 피시통신 생각나게 합니다. 근데 스팀잇의 끝은 피시통신처럼 안되면 좋겠네요.

스팀잇의 끝은 창대할 겁니다.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요.
그리고 가끔 '툭' 스팀을 떨구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전 스팀잇을 하면서 처음으로 파이썬을 배웠습니다^^. 고마운 플랫폼입니다.^^

훌륭하십니다.
점점 뭔가 배우도록 만드는 곳이에요.

네이버와 페이스북 환경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공감합니다.

이래저래 그 둘은 저도 참 싫어합니다.
페이스북은 이제 약간의 친교와 스팀 홍보 목적으로만 사용하게 되네요.

스팀잇이 구글의 초창기 심플함과 공정 배분? 이라서 좋은데 공정하다는 생각은 아직 들지 않네요.

공정함에 대한 고민과 논쟁은 계속될 것 같아요.
그래도 차차 나아지리라는 낙관적 전망입니다.

첨엔 UI 불편했는데 이젠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합니다

맞아요. 금방 익숙해지는데 말입니다.
저는 이 단순함이 오히려 끌리더라고요.

글에 집중하게 해주는 묘한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쓸때도, 읽을때도요.

네. 설계가 참 괜찮은 것 같아요. 단순함의 매력이랄까...

저도 페북이나 트위터보고 뭔 UI가 이따구인가 하다가 그거 말하면 남들한테 욕먹을까봐 실제로 말한 적은 없습니다.
격하게 공감합니다 ^^

하하. 저도 첨에 굉장히 황당했더랬습니다. 지금이야 익숙해졌지만, 앞으로 쓸 일이 별로 없은 것 같은 서비스들입니다.

님의 글에도 격하게 공감합니다. 건설까지는 못 하지만 제 또 다른 모습을 보게 해주네요.

그걸 따라가 보니 아직은 재미있습니다. 여기는 절 볼 수 있는 거울이 엄청 많아서요.

글이 중심이 되는 게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저도 아직 베타인게 좋습니다:) 제가 아직 초창기 멤버라는 거니깐요! 베타테스트 멤버는 나중에 정식 서비스가 되고 시작했던 멤버 입장에서는 너무나 부럽거든요.

그 말씀도 맞아요.
베타 단계부터 참가했다는 자부심도 크고요.

저도 불편하다고 징징거렸는데, 문제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뭐하나 써본적이 없이 불편하다 했네요. ㅎㅎ
써본것은 네이버 블로그와 포스트에 글 10개 정도 올려본게 다니...
그런데 네이버 포스트는 정말 깔끔하고 좋긴 합니다.

"예의바르면서도 도도한" 범블비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왠지 멋진 말입니다.

요즘 좋은 이벤트도 하시고 보기 좋아요.^^

네이버는 판 이쁘게 깔아놓고 사람들 모아서 지들이 다 가져가는 악덕 구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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