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개와 소주
너희가 따라준 소주가 너무 맛있어서 아빠는 연거푸 잔을 비웠다. 아빠가 엄마한테 “결혼 기념일이니까 ‘러브샷’ 하자”며 소주잔 든 팔과 팔을 엮었다. 작은 네가 갑자기 “딴 딴 따 다 딴 딴 따 다” 결혼행진곡을 불렀다.
작은 너는 눈 뜨자마자 “수영하러 가자”고 했다. 너희 수영 실력이 많이 늘었다. 튜브에서 꺼내면 무섭다고 울던 게 엊그제 같은데.
너희는 마스크 쓰고 물놀이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안쓰럽고 속상했다. 수영장에서 큰 너는 7시간쯤, 작은 너는 5시간쯤 놀았다.
근처 횟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큰 너는 회 몇 점과 전복을 먹었다. 둘 다 오징어 통찜을 맛있게 먹었다. 횟집 이모님이 큰 너 잘생기고 작은 너 예쁘다고 몇 번을 말했다. 아빠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먹고 와서 또 산책했다. 너희는 토끼와 달 구조물 주변에서 한참 놀았다. 달빛이 새까만 바다에 하얀 큰길을 냈다. 거센 바람이 부드럽게 몸을 감쌌다.
와 ^^ 결혼 기념일 축하드려요. ^^
아이들이 아빠 소주까지 따라주고 기특해요. ^^
제일로 맛난 소주입니다. 축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