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고래 모비딕」 이 파트를 너무 좋아해서 직접 의역함
내 이름은 이슈마엘(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추방자의 이름). 뭐 어차피 정확한 햇수 같은 건 상관 없겠다만 벌써 몇 해 전 일인데 말이다. 수중에는 돈 한 푼 없고, 딱히 재미있는 일도 없었으므로 잠시 배라도 타고 바다 구경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우울증을 치우고 혈액 순환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입 언저리에 주름이 잡힐 때, 마음 속에 구질구질한 비가 내릴 때, 절로 장의사를 찾아뵙게 되거나 우연히 만난 장례 행렬을 따라가는 나를 발견할 때, 인생이 재미 대가리도 없는터라 길 가는 아무 사람 모자라도 벗겨 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도덕적 자제력을 발휘해야 할 때. 바로 이 때야말로 바다로 나가야하는 것이다. 즉 이것은 권총을 입에 무는 것의 대용물인 셈이다. 로마의 자살자 카도는 뒈지기 전 철학적 미사여구를 늘어놓았지만 나는 입 다물고 배를 탄다.
(중략)
"나는 태양에 등을 돌린다. 두려운가? 테슈테고, 네 놈의 망치 소리를 들려다오. 자 이제 모두 죽는 것이다. 외로운 생애의 최후란 원래 이런 것이지. 드디어 알겠군. 가장 위대한 것은 가장 슬픈 일 속에 있다는 것을. 이 멍청한 고래 녀석아! 네가 날 부술 수는 있을지 몰라도 굴복은 시킬 수 없어. 나는 이 파도를 타고 너를 습격해 지옥 끝까지 따라가서라도 네 놈을 찌르고 마지막 숨을 네게 뱉겠다. 이 저주 받은 고래 녀석아! 니 모든 것이 산산조각이 날 때까지 널 따라가주마! 자아 받아라!"
에이허브는 증오에 가득 차 힘껏 작살을 던졌다. 작살에 찔린 흰 고래는 분수 같이 피를 쏟으며 쏜살같이 도망갔다. 그와 동시에 풀려나간 고래 밧줄이 에이허브의 목에 감겼다. 그것은 마치 침묵 속에 교수형을 집행하는 터키의 벙어리 형리의 솜씨처럼 훌륭했고 에이허브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다로 끌려가고 말았다. 에이허브 선장은 금세 이승에서는 영영 볼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백경 中 발췌>
흰고래 모비딕!!!
개인적으로 악을 상징하는건지 악으로 치부된 불쌍한 고래인지 잘 모르겠어요
간만에 한번 더 읽어봐야겠습니다~^^;
후자에 더 가깝겠지요 ㅋㅋㅋㅋ 원래 세상에 투쟁이란 미시적으로는 선악이 있을지 몰라도 멀리서 보면...
좀 길긴 하지만 명작은 명작 ㅋㅋㅋ
요즘 고전 읽는 재미가 쏠쏠해서 ㅎㅎ 담달안에는 꼭 읽어봐야겠어요 ^^
ㅎㅎㅎㅎ 저도 좀 여유 있을 때 휴양지나 가서 고전이나 읽고 싶습니다 ^^
짤은 캡틴하록 이군용 ㅎ
바로 그렇습니다 ㅋㅋㅋ
tmi지만 저것도 제가 직접 캡쳐했습니당
저도 예전에는 캡틴하록 좋아했었는데 나디아 이후에 네모 선장에게 꽂혀서 선장 호칭 붙은 사람은 무조건 네모를 갑으로 생각합니다. ㅎㅎ
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는 그건 어린 시절 이후로 안 봤는데
네모 선장이 매력적인 캐릭터였군요 그냥 푸근한 아저씨 인상으로 기억
읽으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고
전율했던 부분
다시 읽어보네요.
떠나는 가을날 행복하세요.
ㅎㅎㅎ 가을이 떠나는군요
그래도 평소보다는 조금 오래 걸려있던 가을이 아니었나 싶네요
300번을 읽어도 지루하지 않은 구절입니다 ^^;
Hi @admljy19!
Your post was upvoted by @steem-ua, new Steem dApp, using UserAuthority for algorithmic post curation!
Your UA account score is currently 3.951 which ranks you at #3790 across all Steem accounts.
Your rank has improved 26 places in the last three days (old rank 3816).
In our last Algorithmic Curation Round, consisting of 225 contributions, your post is ranked at #141.
Evaluation of your UA score:
Feel free to join our @steem-ua Discord ser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