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없는 삶

in #kr-writing6 years ago (edited)

좋은 직장의 조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인맥이나 낙하산으로 들어온,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1. 자신을 인정해주는 동료와 상사가 있는 곳.

  2. 보람과 재미가 있는 곳.

  3.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곳.

  4. 자신이 한 일에 따라 공정한 보상(연봉)을 받는 곳.

  5. 자신의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곳.

이 중에서 단 하나의 조건만 충족되도 충분히 다닐만한 가치 있는 조직(직장)입니다. 하지만 많은 조직들이 단 하나의 조건도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나쁜 직장은 이 조건을 모두 반대로 만든 다음, 여기에 하나를 추가하면 최악의 직장이 됩니다.

*범죄자나 사기꾼이 된 것 같은(혹은 이에 부역하는) 느낌을 주는 곳

개인적으로 위의 6가지 모든 악조건을 가진 조직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사람들은 2종류로 변화합니다.

대부분은 일에 지치고 조직문화에 물들어 사회와 정치, 그리고 문화에 관심을 끊게 되는 좀비가 됩니다. 그리고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이런 시스템을 거부하고 비판하는 투사(전사)로 돌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특히 '저녁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 생존을 위해 하루 종일 파김치가 되어 밤에 집에 들어가면 바로 곯아떨어져 버리는 직장인들은 투표하기도 버겁게 됩니다. 이들은 '생존'에 급급해 이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시스템)에 어쩔 수 없이 순응하게 됩니다. 노조나 시민단체, 정당 활동 같은, 시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정치참여를 할 수 없도록 원천 봉쇄됩니다.

'저녁이 없는 삶'은 사람들의 '주체'를 박탈해 버립니다. 때문에 모든 공약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노동자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주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됩니다.

기득권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들이 '저녁이 있는 삶'을 가지는 것입니다. 자신이 주체라는 것을 인식하는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은 무척 힘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들은 스스로 사회지도층이라고 말하며 '지배'가 아닌 '지도'라고 착각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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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인질로 협박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생존은 조건없이 주어져야 하고, 그럴 여건도 되는 상황인데 말이죠..

네. '협박'이란 표현이 적절한 것 같습니다.

@yunta님 안녕하세요. 개사원 입니다. @y-o-u-t-h-m-e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아. 스팀잇에는 홍보를 부탁하는 방법도 있군요.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저녁이 없는 삶'은 사람들의 '주체'를 박탈해 버립니다

매우 공감해요.
사실 흔한 현실인거 같아요.
본질이 뒤죽박죽인 이런 시스템적 상황은 후진국스럽네요.

네. 점점 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최악의 직장은 사람을 좀비로 만들고 살아있으나 죽은 사람으로 만들지요. 참 악몽같은 일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자신이 좀비가 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벗어나기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김기춘의 메모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1. 야간의 주간화
  2. 휴일의 평일화
  3. 가정의 초토화
    *라면의 상식화

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풀보로 공감하고 갑니다

네. 보팅과 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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