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클라스

in #kr-wife7 years ago (edited)

C5939-11.jpg

우리부부는 친구처럼 지낸다.
뭐 실상 내가 조금은 오빠(?)다.
년식이 좀 되었지만..
어딜다니던 우린 항상 손을 잡고 다닌다.

가끔 내가 아내의 허릴 안고 걷기도 한다.
20대만 길에서 애정표현 하라는 특권은 없으니까 ^^

날더운 요즘은 손을 맞잡고 걷게되면 땀이차서
손가락만 걸고 다니기도 한다.

물론 시작은 손가락 하나인데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이내 두세 손가락을 잡다가
어느새 또 손을 맞잡고 있게 되지만 ㅎㅎ
그런데 사실 나는 누군가의 살이 내게 닿는것을 무척 싫어하던 사람이다.
땀이 유독 많은 여름엔 더욱....

친구녀석에게 이런 얘길했더니 외계인을 보는 눈이다.
결혼하고 20여년이 지났는데 어찌 사람이 그러냐고..

왜냐면
다른 생각은 해보지 않았으니까

'아내는 내 여자니까~~'(웬지 익숙한 느낌)
자랑도 사랑의 과시도 아니고 그냥 요렇고럼 사는게 좋으니까

하지만..


손예진 주연의 클래식
(남자배우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크하핫)의
비오는 장면은
아마 내 평생동안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최고의 영화다.


그녀가 아직 나의 아내가 되기전
따뜻하고 맑은 비가 내리던 어느날
클래식의 그 장면을 찍을 시간이 주어졌던 그날.

코딱지만한 우산 하나에
둘이 하나되어 빈건물 1층으로 비를 쏙 피하던 날...

살금살금 예쁘게 내린 비로인해
서로의 감정이 촉촉할 것 같던 그 때.

천사같은 얼굴과 반짝이는 나만의 손예진인
아내의 청순하고 약간 부끄부끄한 대사를 기다리고 있었던 그 때...

나의 집주인께서는


"내가 큰 우산 가져오랬지!"

"지가 우산 다 쓰고

나는 비 다 맞고!"


라고 하셨다.

나의 Classic은 역시 클라스가 달랐다.

그날... 현실의 ClasSic에서는
우산은 무조건 큰놈으로 가지고 다녀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클래식의 손예진은 영화속에 존재하고

나의삶속 클래식엔 큰우산만 존재한다


다행이다 오늘은 비가 안 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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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자기 글날이 날카로와 졌지?
응원효과 인가?
역시 @sochul@sochul이다.
내가 졌다. 매일져도 행복한 이유는 무얼까?

이이~ 콘님이 이러시면 재미가 없는데~~
오늘은 왜 손을드셨지?

날이 넘넘 덥습니다~
더위 드시면 안 됩니다 콘형님~
시원하게 식히시고
담주부터는 또 저랑 아웅다웅 시작하시게요~ ^^

오.. 멋지신데요 저도 바라는 바이지만..
집사람이 손좀 잡아볼라 치면 창피하다고 뿌리치더라고요....
연애할땐 잘만 잡더만 말이에요

엥? 지금은 팽개치신다고요?

흠...
공유 가면을 하나 구입해 보시면 어떠실런지.. ^^
ㅎㅎ

ㅋㅋㅋㅋㅋㅋㅋ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읽고있다가 우산에서 빵 터졌네요 :) 그 장면이 @sochul님 만의 즐거운 한 편의 영화로 남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래오래 다정하게 지내시니 부럽습니다 ㅎㅎ

그게 있잖아요 빔바님

항상 항복하고 살면 됩니다.
별다른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 찾지를 못해서.
(혹시 더 좋은 방법을 찾으신다면 제게도 알려주시고 ㅎㅎ)

큰 우산은 남자의 필수품이죠 ㅎㅎㅎ

그나저나 막 줄에 클래식 스펠링이 하나 빠졌습니다 :)

ㅋㅋ 우리 알티4유님 역시 깨알 수정을..
티내려고 대문자로다 '똬악!' 바꿔놨습니다. ㅎㅎ

코딱지만한 우산은 다 쓰뤠기로

이제 집에는
네명이 들어가도 비맞지 않을
파라솔급 우산으로 마스터를 모시고 있습니다. ㅋ~

제가 옛날에 바닷가에서 파라솔 한 번 들어 봤는데 날아갈 뻔 한 이후로......

적당한 사이즈를 고르는 데 고심하고 있습니다 ㅎㅎ

영화에서..
끝을 보고야 말겠다는 주인공의
붕대로 손과 칼을 하나로 합체하는 그 장면..

우산과 손을 하나로 묶어버리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알티포유님 ^^

Do not make my bunghole angry!... You have any holio?

머래는겨?

Would you like to see my bunghole?

결혼 한지 20년이 지났음에도 변치 않는 사랑 부럽습니다 : )

생존을 위해서 사랑을 택하면 됩니다.
년차 비슷하신 분들은 제 말을 몸으로 이해하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ㅎㅎ

ㅋㅋ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오늘은 이쁜 여자가 나오는 영화나 봐야겠네요.

뮤홀님 제게도 그런 영화 하나 소개해주시지요.
절대로 영화 끝까지 성격이 변신하지 않는
여주인공이 나오는 것으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손예진으로 알고 있던 여자는
사람을 조정하는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진 마스터라..
변신하지 않는 예쁜여자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저희 집으로 모셔야 겠군요.. ㅎㅎ

안타깝네요. 우산은 놔두고, 가방이나 재킷을 머리 위에 둘러쓴 채 함께 뛰었어야하는 거 아닌가요? ^^

아니면 자신은 비를 하나도 안 맞았는데 남자의 한쪽 팔이 다 젖은 걸 보고 "어머, 오빠 어떡해요. 다 젖어서.."라고 하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씩 웃어보이며 "괜찮아"라고 답하는.. 아무래도 제가 영화를 많이 봤나봅니다.
현실에선 무조건 큰 우산이죠. 바람에도 안 뒤집어지는 걸로. ^^

어.. 그게..
그러니까...

@bree1042님이 아무래도 영화를 너무 많이 보셨습니다.

저도 가방이나 재킷을 사용하려 하였지만
물건 들고다니는 것 싫어하는 제 특성상
빈손에 재킷도 입지않아 웃통을 깔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부득이하게 삼단우산으로 ㅎㅎ

결국 비오는 날 욕쳐먹을 행동을 한것으로 판결이 났습니다.

"왜 이리 여자라 로맨스가 없어~ 클래식 영화에 나오잖아~"

그래서 저의 마스터께서는 그 날 이후 제게
100% 방수 바람막이를 사주셨습니다.
클래식 많이 찍으라고..

지금은 옷장 어딘가 구석에 쳐박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큰우산!!! 명심하겠습니다 ㅎㅎㅎㅎㅎ

@iieeiieeii
이건 남자가 준비해야하는지라..
아닌가요?
여자가 준비하든 남자가 준비하든 차이가 없나요?

음... 좋은 자세인데요.
오늘 저의 마스터께
남녀평등으로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계시다고 알려드려야겠습니다.

혹시 제가 집을 나가게 되면
책임져주십시요.

저.....남자입니다 ㅜㅜ

으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앙~

오늘의 반전!!!

ㅋㅋㅋ @iieeiieeii
장난쳐서 죄송합니다~
알고 있습니다~ ^^

그래도 책임져주실거죠? ^^

당연히 책임져드리죠 ㅎㅎ

Definitely worth an upvote and a resteem :]

고마워~

저도 손에 땀이 많인서 손잡음 미끄덩해서 넘 싫음ㅜㅜ

로미님..
장갑을 끼고 다니면 됩니다.

그건 손이 갑갑해서 싫으시다면...

그래도 서로의 유대감을 유지하고 싶다면...

수갑을 권해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수갑은 구하기가 어렵네요 ㅋㅋㅋㅋㅋ

아.. 그렇군요.
그럼 아쉬운대로 노끈을 권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단, 너무 쎄게 묶으시면 내 피부로 제작된
손과 하나된 팔찌를 갖게 되실듯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ㅋㅋ

ㅋㅋㅋㅋ 그것또한 힘경운 싸움 같네요 ~!! 그냥 손잡을께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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