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보다 그림같은 풍경 파타고니아 | 빙하 위에 우뚝 솟아 연기를 뿜는 산 | 아르헨티나

in #kr-travel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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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springfield

힐링이 좀 필요한 것 같아서
힐링하던 때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파타고니아라고 들어보셨나요?

남미 중에서도 남단에 위치한 지역으로
안데스산지와 고원, 빙하가 어우러져
인구는 희박하나 관광업이 발달한,
자연 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곳입니다.

파타고니아라고 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도 있지요.

브랜드 로고에 등장하는 저 산.

바로 오늘 가볼 피츠로이 산입니다.

원주민들은 이 산을 엘 찰튼이라고 불렀는데요.
‘연기를 뿜는 산’이라는 뜻입니다.
지금은 마을이름이 되었지요.
왜 그렇게 불렀을까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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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이라 산 입구도 금방 찾습니다.
여러가지 트레킹 코스가 있는데
피츠로이 트레킹을 약 9시간이 소요됩니다.
10.2 km 라고 하는군요. 왕복 20km 쯤 되겠네요.
평지라면 5시간내외 걸리는 거리지요.

세계 5대 미봉이라는

피츠로이 봉우리를 보러 가는 건데
길 떠난 오전 11시쯤엔 날씨가 흐리네요.
봉우리를 보기는 커녕 비가 오는 것은 아닌지..
그런데 피츠로이 산 주변은
날씨가 워낙 변화무쌍하기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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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초입이예요. 잔디색이 이쁘지요.
우리나라 산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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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찰튼(El Chalten) 마을이 보이네요.
작고 조용한 마을입니다.
장엄의 자연의 기운을 받으며
편히 쉬기에 딱 좋은 마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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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동화책에서 보던 풍경이 펼쳐졌어요.
노랑, 연두, 초록의 알록달록한 풀잎들이

피츠로이 산에 온 걸 환영해

반겨주는 기분이 들었어요.
뽀송뽀송해보이지만 사실 가시로 가득해서
섣불리 쓰다듬었다가 혼났어요!
그런데, 그 새 하늘이 개고 있습니다.

저 멀리 뭔가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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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래 등산꼴찌, 하산전문인데요.
고산지대에서 뛰어놀다 와서 그런지
산행이 굉장히 수월합니다.
사실 피츠로이 트레킹은

마지막 1km를 제외하면

아름다운 자연 속을 산책하는 정도의 난이도예요.
더군다나 구름 덕분에 이 뜨거운 남미 여름에
힘들지 않게 산행할 수 있었답니다.

벌써 이만큼이나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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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잔-!

중간지점 카프리호수입니다.
시간이나 체력의 여유가 없는 분들은
이 곳까지 왔다가 많이들 내려가십니다.
마을에서 왕복 4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그 사이에 구름이 많이 걷혀서

저 멀리 피츠로이 산봉우리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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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물이 참 깨끗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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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호수 물을 마시려다
물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고요 :D

잠시 쉬어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산책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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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아요.

(보정하지 않은 사진이예요)

아마 산행이 힘들지 않았던 이유는
내내 이런 풍경을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남미는 지금 한여름인데
정말 말도 안되는, 비현실적인 그림이예요.
중간 오른쪽 푸르스름한 빙하도 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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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씩 건널 수 있는 돌·나무다리로
습지 위를 건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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냇물이 졸졸 흐르는
황량한 자갈·바위 밭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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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동물 뼈인 줄!
산 속에 이런 모래사장 같은 곳도 있네요.
그 와중에 그림같은 피츠로이 +ㅁ+

피츠로이 봉우리로 가는 길은
멀고도 재미있구나, 하고있는데

드디어 1km 가 남았습니다.
겨우 1km 인데 예상 소요시간 한 시간!?

바로 이 곳이 죽음의 오르막길 입니다.

이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피츠로이 트레킹의 9/10 는 산책로인데
남은 이 1/10가 역대급으로 가파라요.

그래서(?) 사진이 없습니다.

위, 아래 사진은
중학교를 휴학하고 세계여행을 떠난
16살 여행가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zuz02
에서 가져왔습니다.

정말 이럴 줄은 몰랐는데!

이 급경사 바위 길을 한 시간동안 기어 올라갔습니다.
중간중간 쉬느라 두시간은 걸린 것 같아요.
피츠로이야, 나한테 왜이러는 거야...
우리 그동안 좋았잖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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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가파른 돌 길이 끝나고
이제는 모래 무더기 길이 나타났네요 :D
여전히 당혹감과 억울함에서 벗어나질 못했는데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는 사람들마다 웃는 얼굴로
거의 다왔어 합니다.
성큼 앞으로 다가온 빙하모습이
마치 산자락에 파도가 굽이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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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로이 봉우리가 눈 앞에 펼쳐집니다.

전문산악인들은 목숨을 걸고
봉우리 꼭대기(3,405미터)까지 올라간다고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이 곳이 정상이나 다름없습니다.

빙하가 녹은 에메랄드빛 호수 근처에
사람들 보이시나요?

아니 그 사람들 말고,

호수 바로 앞까지 간 저 개미만한 사람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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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개미 하나 추가요.

아래까지 내려가는 것도 무지 가파른데
내려가지 말자는 일행과 싸우고
기어코 내려왔습니다.

봉우리는 여전히 멀리 있군요 ;ㅁ;
저는 봉우리 꼭대기까지 가는 줄 알았는데.
아까 급경사 올라오다 죽을 뻔 한걸 생각하면

저긴 택도 없네요, 노땡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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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에,
그것도 남미에서 이런 풍경과 마주할 줄이야.
마치 상어이빨 처럼 우뚝 솟은 봉우리엔
늘상 구름 한조각이 주위를 맴돕니다.

파타고니아 브랜드 로고가 떠오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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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쩍도 않는 만년설.
파타고니아의 빙하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모레노빙하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장관인데,
스팀잇 초초창기에 쓴 바람에
많이들 못보신 글이예요.
제 글이지만, 추천합니다 ㅎㅅ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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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로이를 등지고 바라본 모습.
분위기가 제법 다르지요?
저길 또 내려가야 하네요 ^^
좋아서 자꾸 웃음이 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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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뿜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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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이 제 막 하산을 하는데
날씨가 또 갑자기 흐려집니다.

운이 좋았군요!

아침부터 날이 흐려 망설이다 떠난 길인데
산행 내내 고맙게도 그 웅장함을 드러내더니
다시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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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엘찰튼 마을!

참 멋진 마을이죠?

오전 11시가 되기 전에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밤 9시가 되었어요.
여름이라 날이 밝아 눈치도 못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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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무니 어두워지는 것은 금방입니다.
이제 슬슬 맛있는 걸 먹으러 가볼까요?

아늑한 엘찰튼 마을 이야기와
양고기 바베큐 먹방은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ㅁ<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spring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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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파타고니아가 바로 이 곳 이엇군요!

스필님 포스팅을 보면서 내내
으~~~~ 으~~~~~ 이러면서 봤어요
'정말 쥑이네!' 딱 이 말로 표현할 수 있는 한 장 한 장의 사진들!

특히 정상(일반인들의 경우^^ 라고 하신)의 장면! 핸드폰으로 보았는데 이 정도라면..
좀 있다가 90센티미터 제 모니터로 반드시 다시 볼 겁니다~
개미같은 사람들도 다시 확인하고 싶어서 말예요 ^^

그나저나..
이렇게 스필님 블로그만 보면
제 마음이 점점 덥혀지는데.. 난 언제 가보지 ㅠㅠ
퇴사해야 하는데 ㅠㅠ

그래도.. 정말 멋진 여행기였습니다 ㅜㅜ
감동의 tip!

소철님 :-) 오늘 소개해드린 엘찰튼은 아르헨티나에 있고, 칠레의 유명한 파타고니아 지역 토레스델파이네도 아주 아름답답니다! 트레킹 지역으로도 인기가 좋고요 :-) 그런데 제가 소철님의 퇴사를 부추기는 것은아니겠지요? ㅎㅎㅎ 저도 퇴사하고 다녀오긴 했지만 ㅎㅎㅎ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철님의 감동의 팁, 저도 늘 감동입니다 :-)

스필님도 퇴사하고 다녀오셨군요 ㅎㅎ
퇴사후에 집주인 눈치도 보면서 다녀와야 할텐데 말이죠.
집주인은 걸어다니는거 싫어하셔서리 ㅎㅎ

엘찰튼 마을이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요!! 여행한 친구들이 다들 추천하더라고요. 별이 빛나는 곳이라고...ㅎㅎㅎ
여기가 와라즈 있는 곳인가요? 저기 저 호수? 피츠로이 봉이 보이는 호수가 와라즈 맞죠??+_+??

반가운 르바님 :-) 엘찰튼 마을을 아시는군요! 어둠에는 별이 빛나고 태양에는 피츠로이의 봉우리가 불타는 아늑하고 장엄한 마을이지요. 와라즈도 아시는군요! ㅠㅠ 와라즈는 남미 여행 중에 제가 제일 좋아했던 페루 고산마을이예요! 피츠로이 정상(정상은 아니지만)이 와라즈 69호수와 비슷해 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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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남동생이 남미로 트래킹을 간다길래 왜 돈주고 사서 고생하냐 편하게 여행해라 하면서 툴툴댔는데ㅎㅎ 사진을 보니 고생해서 다녀올만 하겠네요^^; 이런 경관을 언제 볼 수 있을까요ㅎㅎ;;
그나저나 첫 여행지가 페루라는데 엊그제 지진 났다고 해서 걱정이네요ㅜㅜ

레드피아노님 :-) 남동생분이 그저께 남미로 떠나신건가요? 남미의 자연경관을 보시면 고생해도 잘 왔다는 생각이 드실거예요! 그런데 페루에 지진이 났었군요. 여행중에 제가 제일 좋아했던 나라기도 한데 ㅜㅜ 동생분은 안전하게 다녀오실 거니 레드피아노님 너무 걱정마세요 :-)

산 풍경으로는 레알 역대급...
친구들 등짝에서만 보던 놈 실제로 보니 클래스가 다르네요 ㄷㄷㄷ

브라이언님 :-) 친구들 등짝에서 많이 보셨군요. 아무래도 아웃도아 브랜드이다보니 자전거 타시는 분들도 즐겨입으실 지 모르겠네요. 실제로 보니 쬐끔 다르지요? ㅎㅎㅎ

히야~ 보자마자 히얏! 죽기전에 꼭 가볼랍니다. 스티밋 가즈아~

에너자이저님 ㅋㅋㅋ 히야, 히얏! 가즈아~ 를 연속으로 보는데 웃음이 나는건지 기운이 나는건지 ㅋㅋㅋ 둘다 나네요 :D 스티밋 가즈아 ㅠㅠㅠ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이라는게 이런걸 보고 이야기하는군요.
저 뾰족한 봉우리가 정상인가요? 돈주고 올라가라해도 전 엄두도 못낼것 같습니다. ^^

노아님 :-) 그림같다는 말씀이 정말 딱이예요! 동화 속? 그림 속에 있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마지막엔 경사 오르느라 진땀을 뺐지만요 ㅠㅠ 저 뾰족한 봉우리까지 올라가는 산악인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해야할 지.. 무섭습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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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함께 보이는 저 만치 멀리의 만년설이 덮힌 봉우리...
왜 미산이라고 하는 줄 알겠네요 ㅎㅎ
스팀잇하면서 방구석에 앉아서 세계여행을 다 하는 기분이 드네요 !
잘 읽고갑니다 !
사진이 그 경치와 환경을 그대로 담아낸 것 같아 뭔가 시원한 기분이 드네요 !

포항님 :-) 그러게요. 저렇게 뾰족뾰족한 봉우리도 인상적이구요. 저도 스팀잇하면서 방구석에 앉아 여행하고 공부하고 먹방하고 다하는것 같아요 ㅎㅎㅎ마추픽추도 조만간 올려 보려구요! 저는 사진만 올릴테니 포항님이 설명을 좀ㅋㅋㅋㅋ

헉...! 제 지식은 그저 어줍짢은 얇은 수영장 유아풀 정도인데...!
그래도 제가 아는 범주에서는 유익한 정보 드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 ㅎㅎ

와 풍경이 정말 예술같아요. 봄과 겨울이 한 시대에 공존하는 걸 보는 기분이에요. 스팀잇을 할 수록 세상엔 정말 멋진 곳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되네요. 오르막길에서 정말 고생하셨을듯 ㅋㅋㅋㅋㅋ

케콘님 :-) 봄과 겨울의 공존... 정말 그래보이네요. 오르막길은 정말 너무했어요 ㅠㅠ 그렇게 힘든 줄 알았다면 안올라갔을텐데 너무 멀리왔더라고요 ㅎㅎㅎ 저도 스팀잇하면서 그림과 친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저에겐 정말 새로운 세상이거든요! +ㅁ+

사계절이 동시에 있는것 같아요 ~ 너무 멋집니다! ㅠ 저는 언제가볼까요 ㅎㅎ

박선생님 :-) 사계절이 동시에 있다는 말씀 딱이네요! 정말 그랬거든요 +ㅁ+ 글 제목으로 쓰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ㅋㅋㅋㅋ 언젠가 뜻이있으면 오시겠지요 :-) 저는 부산에서 먹방하고 싶은데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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