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스톤의 느끼는 산사 이야기) 부석사 제1경, 미륵전에서 보는 경치

in #kr-travel5 years ago (edited)

모두가 찬탄해 마지 않던 부석사 무량수전 앞 안양루의 경치에 조금 실망을 하고 발길 닫는 대로 옮긴 것이 미륵전이었다. 미륵전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륵전은 최근에 지어진 전각이라 그곳에 가서 무엇을 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무량수전 왼쪽 뒷편에 있는 떠있는 돌이 있다고 해서 거기로 갔다가 미륵전으로 발걸음을 옮겼을 뿐이다. 부석사의 부석이란 떠 있는 돌이라는 의미이다. 의상을 흠모하다가 몸을 던져 용이 된 묘선이 의상이 절을 창건할때 방해하던 산적들을 집채만한 돌을 하늘에 띄어 올려 날아다니게 해서 제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절중에서 창건당시의 전설 이야기를 이름으로 한 곳은 별로 없는 듯하다.

커다란 돌이 놓여 있지만 그것이 떠 있는 것인지 그냥 괴어져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정작 사람들도 부석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 했다. 그냥 사진만 찍고 간다. 부석을 한참 보다가 그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갔다.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위에서부터 내려왔기 때문에 절구경을 거꾸로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냥 난 길을 따라가다가 조금 놀랐다. 그 오솔길이 아름답기 그지 없었기 때문이다. 영화를 찍어도 될 듯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쁜 길이었다. 비록 그 길이 길지는 않았지만 구불구불한 오솔길에 반했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화면이 아름다웠다. 아름답다는 표현보다 예쁘다는 표현이 더 맞는 듯 하다. 17살 정도의 붉은 뺨을 가진 소녀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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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의 끝에는 미륵전이 있었다. 부석사 중에서 가장 멋이 없는 건물을 들라면 미륵전이라고 하고 싶다. 역사가 오래된 이런 절에 시멘트로 만든 건물이니 얼마나 이상한가 ?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미륵전 건물을 보고 실망했다. 사람들이 무슨 이런 짓을 했단 말인가?

그런데 미륵전 앞에 서서 내 눈앞에 펼쳐진 소백산의 풍경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모두 사라졌다. 미륵전 앞에는 아무런 시설도 없이 그저 허리보다 조금 높은 구조물이 있었다. 거기서 소백산의 풍경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안양루에서의 풍경이 왼쪽으로 치우쳐저 있었다면 미륵전 앞의 풍경은 모든 방향에 다 열려 있었다. 안량루의 풍경이 창문을 통해 보는 산수화 같은 장면장면의 연속이라면, 미를전 앞의 풍경은 내 눈앞을 가리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그냥 풍경 그 자체였다. 안양루에서 조금 답답하게 느꼈다면 미륵전에서는 그냥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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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은 인공이 가미된 것보다 자연 그대로가 아름다운 법이다. 차경이니 뭐니 하면서 경치를 네모난 문틀안에 가두어두면 자연의 진정한 그멋은 사라지고 만다. 미세먼지가 있어서 끝까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경치로 치면 제1경이 아닌가 한다. 설악산에 올라가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맛이다. 소백산이 저런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부석사에 오면 무량수전이 아니라 미륵전 앞에 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 힘들이지 않고도 올라와서 이정도의 경치를 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곳은 흔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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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치가 아름답네요

절경이 꼭 그림으로 그려놓은 것 같습니다~!
사실 그림보다 실제 경치가 아름답겠지만요^^
좋은 경치 보시고 좋은 정기 받아 올해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풍경이 수묵화 같네요 +.+

키대로 앉은 산이 듬직하게 보입니다.
낮은 산이 높은 산을
큰 산이 작은 산을 뒤에서 품어주는 모습
이렇게 살라 몸으로 타이르는 것만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오래 전
부석사를 들렸는데
절 아래로 굽어보는 경치가 압권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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